호주 미디어전공 대학생 10명이 지난달 24일부터 30일까지 한 주 동안의 방한 연수를 마치고 무사히 호주로 귀국했다. 

올해는 여러 측면에서 이 프로그램의 의미가 컸다고 생각한다. 첫째, 2015년부터 시작해 5년 연속 시행했던 이 연수 프로그램이 코로나 팬데믹으로 2년(2020, 2021년) 중단됐다가 2022년 6회 연수가 재개된 것이다. 올해 연수는 코로나 감염으로 불가능할 것이란 예상도 컸지만 성공적으로 재개됐고 좋은 평가를 받으며 마쳤다. 정말 다행이다.

두 번째는 1-5회 연수(2015-2019년)는 호주한인공익재단(KACS: 이사장 승원홍)이 단독 주최. 주관을 한 반면, 올해는 한국 외교부 산하 공공기관인 한국국제교류재단(The Korea Foundation: KF, 이사장 김기환)이 주최하고 호주 동포사회의 순수한 비영리단체인 KACS가 주관을 했다는 점이다. 올해부터 이 연수 프로그램이 KF의 주최로 모든 경비를 지원받게 된 것이다. 

 

이는 이 연수 프로그램의 취지와 2015-19년 5년동안 KACS가 자체적으로 모든 경비를 마련해 중단없이 시행해 왔다는 점을 한국 정부와 국회로부터 인정받았다는 것으로 상당한 의미가 있다. KACS가 주최/주관한 첫 5년동안 방한 연수에는 재단의 이사인 신이정 한호일보 발행인의 재정 지원이 원동력이 됐다.    

한국 정부 기관과 언론사를 방문해 간담회를 가졌을 때 “호주 대학이나 기업이 아닌 동포단체에서 상당한 경비를 자체적으로 마련해 한호관계에서 이렇게 의미가 있는 일을 5년 연속 추진해 온 점은 놀랍다. 해외 동포사회에서 전례가 없는 일”이란 평가를 종종 들었다, 

호주 미디어전공 대학생들 중 훗날 저널리스트가 될 경우, 한국, 한호관계, 호주 한인커뮤니티 관련 기사에서 보다 객관적이고 정확한 보도를 할 수 있는 ‘지한파 저널리스트’를 만들어 보자는 것이 이 연수 프로그램의 취지 중 하나다. 1-5회 연수생들 중 10% 이상이 시드니모닝헤럴드, ABC, SBS 등에서 기자/PD로 활동하고 있다. 더 많은 미디어 전공생들이 언론계 등에 진출해 과거에 없던 질 높은, 깊이 있는 한국 관련 기사가 나오기를 기대한다. 

셋째, 연수 프로그램의 질적 업그레이드도 성공적으로 추진됐다. 2022 연수 프로그램의 주요 일정은 4개 미디어 그룹(중앙일보/JTBC/코리아중앙데일리, 조선일보/TV조선, KBS(KBS월드 포함), 연합뉴스/연합뉴스TV) 방문 연수였다.

언론사 방문에서 부장/팀장급 기자나 PD들과 간담회, 강연 & 설명 등으로 학생들에게 실무적인 경험담을 직접 전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영자신문사인 코리아중앙데일리에서 편집국장의 설명 후 학생들이 편하게 영어로 질문을 했다.    많은 곳에서 학생들의 열띤 Q&A가 이어져 시간이 지연될 정도였다. 

또한 언론사 외에도 주한호주대사관, 한국언론진흥재단, 연세대 호주연구소, 국회, 현대모터스튜디오 고양하이테크센터 방문도 일정에 포함됐다. 캐서린 레이퍼 주한호주대사 간담회, 한국언론진흥재단 김선호 박사(미디어연구센터 책임연구위원)의 한국 뉴스 미디어 시장 강연, 국회에서 한기호 의원(한호의원친선협회 한국측 회장) 면담을 통한 한호관계 중요성 강조, 연세대 호주연구소 강연 등 많은 도움이 되는 시간을 가졌다. 현대차 하이테크센터에서 호주 학생들은 한국의 첨단 테크놀로지 개발에 감탄사를 연발했다.     

마지막으로 이 연수 프로그램을 4년동안 추진해 오면서 KACS 이사진들의 노력과 봉사도 거론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한국과 호주에서 최대한 인적 네트워크를 동원해 연수생들에게 기억에 남을 보람있는 방한 연수가 되도록 이사들이 노력하고 있다. 연수생들을 물론 한국내 언론사와 정부 기관에서도 호평을 받는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해 매년 업그레이드를 해오고 있다. 동포사회에서 관심과 지원이 있으면 내년에 더 알찬 프로그램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서울에서 이 시론을 쓰며 사족(蛇足)을 달아본다. 오늘(10월 6일) 한국 미디어에서는 계속되는 북한의 중단거리 미사일 발사 소식과 국회의 국정감사, 끝도 없는 정치권 공방 등이 주요 뉴스였다. 

3년 전 한국 방문 때와 비교하면 팬데믹 이후 물가 상승 등 많은 것이 바뀌었지만 정치와 언론계는 거의 개선된 것이 없는 듯 하다. 한국의 정쟁(政爭)은 소설가 김 훈의 표현을 빌리면 ‘시궁창 같은’ 한심한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정치권과 ‘공생 관계’인 언론계의 제구실을 못하는 사정도 혀를 찰 정도다.  

시드니대 미디어 전공학생들이 한국 언론계와 국회 방문을 마치고 호주로 돌아간 상태에서 한편으로 씁쓸한 느낌이 들었다. 전정한 소통과 배려 부재, 동물적인 집단 이기주의의 광기(狂氣)가 계속되고 있음을 다시 목격했기 때문이다.   

필자는 10월 11-15일 서울과 경북 영주에서 열리는 ‘세계한인언론인대회(21회)’에 참석한 후 귀국할 예정이다. 한국 정계와 언론계의 실상을 보면서 부디 내년엔 조금이라도 개선된 점을 발견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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