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철도, 트램, 버스 노조(Rail, Tram and Bus Union: 이하 RTBU)의 파업으로 시드니 시민들의 불편함이 최고조에 달했다. RTBU 노조는 작년 9월부터 1년 이상, 한국 기업 현대로템이 제작해 NSW 교통부에 납품하고 있는 도시간 열차(New Intercity Fleet: NIF)가 마치 안전성에 문제가 있다고 주장하면서 운행을 거부한채 전면 또는 부분 파업을 지속하고 있다.

이러한 RTBU의 운행파업은 NSW 정부와 진행 중인 ‘단체협약(Enterprise Agreement)’에 대한 개정 협상에서 우위를 점하고자 단행하고 있다는 것이 NSW 정부의 판단이다. NIF 차량의 안전성에 대해서 NSW 정부는 이미 철도안전규정국(ONRSR)의 승인을 받아 문제가 없다는 점을 분명히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RTBU 노조위원장은 언론 발표 기회가 있을 때마다  “모든 것은 한국에서 만들어진 안전하지 않은 열차와 관련한 것(it is about the South Korean made unsafe train)”이라는 표현으로 한국산 차량에 문제가 있다는 뉘앙스를 주기위해 노력했다. 이런 주장이 계속 반복되면서 많은 시민들이 NIF차량이 한국산임을 알게 되었고 동시에 안전성 문제에 대해서도 의문을 갖는 상황이 됐다. 한호일보에도 일부 동포들이 해당 문의를 하는 실정이다.

이에 한호일보 기자는 노조가 제기한 안전 문제에 대한 실상을 파악하기 위해 차량 기지 방문 등 취재를 진행했다. 그동안의 주정부(교통부) 당국의 발표와 제작회사인 현대 로템의 설명, 호주 언론보도를 종합하면 NIF차량은 안전 문제가 없는 최첨단 차량이라는 결론을 얻게된다. 

노조가 1인승으로 설계된 차량에 보조 기관사 1명을 추가해 일자리를 늘리려는 의도로 안전 문제를 거론하고 있다는 판단을 갖게 됐다. 새롭게 협상 중인 ‘단체협약’에서 우위를 점하려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전동열차의 1인 운전모드 또는 무인 운전모드는 세계적인 추세다. CCTV를 통한 승객 승하차를 확인하는 시스템을 적용하고 있다. 시드니 노스웨스트 메트로도 기관사 없는 무인모드로 운행되고 있는데 안전 문제는 전혀 거론되지 않는다. 노조의 파업이 계속되자 교통부는 기관사와 보조 2인용으로 운전실 설계 변경에 합의 중에 있다. 이로 인해 경비와 시간이 추가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 다시 상당한 NSW 예산이 지출되어야 한다.

지난 2021년 4월초 NIF차량을 시승한 글래디스 베레지클리안 당시 주총리는 “NIF차량은 승객들에게 지금껏 경험하지 못한 편안함과 편리성, 신뢰성을 줄 것”이라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도미니크 페로테트 현 주총리는 “현대로템이 납품한 NIF차량은 장애인 친화적이고, 인본주의적인 월드클래스차량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NSW 주민들이 이용하지 못하고 기지에서 잠자고 있다”고 개탄한 바 있다. 노조의 운행거부에 따라 NSW 주정부는 NIF 차량의 보관 및 이동에 막대한 추가 비용을 지출하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의 계열사인 현대로템은 세계 37개국에 진출해 있으며 오랜기간 사업을 수행하면서 최첨단 사양을 탑재한 안전한 차량을 제조할 수 있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현대로템 호주지사 관계자는 “최신식의 첨단 열차가 운행하지 못하고 멈춰있는 것이 안타까울 따름이며, 시민들이 차량을 이용하는 날이 오기를 조용히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시민들을 볼모로 잡아 수년간 진행되고 있는 ‘노조의 몽니 부리기’에 시민들은 지쳐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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