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는 코로나 팬데믹이 강타한 시기에 태평양 지역 최대의 공여국 지위를 굳건히 했다.

로위연구소(Lowy Institute)가 2020년 데이터를 기반으로 업데이트한 ‘태평양 원조 지도’(Pacific Aid Map)에 따르면 전염병이 한창이던 그해에 태평양 섬 국가를 돕는 공여국들은 원조 규모를 대폭 늘렸다.

이 지역에 대한 총원조액(약속액 지출액) 2019년 대비 33% 증가한 52억 8,000만 달러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1년 동안 지출한 금액만 47억 7,000만 달러다. 

태평양 지역에서 호주는 무상원조(grant, 증여)와 유상원조(차관, loan)를 포함한 총지출액 1위 국가다. 총 14억 1,000만 달러를 지출해 전체 지출액의 29%를 차지했다.

그다음 최대 공여국인 일본의 4억 8,000만 달러(10%), 미국의 3억 8,000만 달러(7%), 뉴질랜드의 3억 5,000만 달러(7%)와 비교하면 호주의 기여도는 단연 높다.

국가, 단체 및 기관까지 합치면 최고 기부자 자리는 아시아개발은행(ADB)가 가져간다. ADB는 전체 원조 지출액의 34%에 달하는 16억 5,000만 달러를 태평양 지역에 썼다.

이에 반해 중국은 태평양 지역에서 다소 제한적인 역할을 했다.

중국은 이 시기에 2억 7,000만 달러를 지출하는 데 그쳤는데, 이는 2008년에 이 지도가 작성되기 시작한 이래 가장 낮은 수준이다.

로위연구소의 알렉산드르 데이안트(Alexandre Dayant)는 “중국은 태평양의 주요 개발 파트너가 됐음에도 불구하고 신규 개발 자금 조달 측면에서 위기에 대한 중국의 가시적 반응은 의외로 거의 없었다”고 말했다.

2020년 최대 수혜국은 파푸아뉴기니(PNG)로 호주의 도움을 가장 많이 받았다. 중국과의 안보협정 체결로 호주를 긴장시킨 솔로몬제도의 1등 원조국도 호주였다.

데이안트는 태평양 도서 국가들이 팬데믹 위기로 인해 경제가 압박을 받게 되자 원조의 형태가 직접 예산 지원으로 확대되는 방향으로 전환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태평양 국가들의 재정적 여유와 부채 상황이 악화되고 있어서 개발 파트너들은 태평양에서 신중하게 행동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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