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커루 전속 요리사 비니 카포빌라(왼쪽)도 카타르 월드컵 대표팀에 합류했다
사커루 전속 요리사 비니 카포빌라(왼쪽)도 카타르 월드컵 대표팀에 합류했다

2022 카타르 월드컵(Qatar World Cup) 본선 진출에 성공한 호주 축구대표팀 사커루(Soccerros)에는 ‘비밀 무기’가 있다.

요리사 비니 카포빌라(Vini Capovilla)는 사커루에서 가장 오래 활동한 직원 중 한 명이다. 브라질에서 이탈리아계 부모 사이에서 태어난 그는 2014년 브라질 월드컵을 앞두고 스카우트된 이후 이듬해 호주 축구 국가대표팀에 합류했다.  

당시 그는 에콰도르와의 친선 경기 전에 시범 요리를 선보였다. 그의 음식을 먹은 선수들은 전반전에서 3-0으로 뛰어난 경기력을 보였지만 결국엔 4-3으로 지고 말았다. 2015년 아시안컵에 재초청된 그에게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선수들에게 무엇을 먹였는지 모르겠지만 다시 한번 요리해달라”고 요청했다. 사커루는 우승컵을 거머쥐었고 카포빌라는 호주 축구 국가대표팀에서 가장 중요하고 사랑받는 직원 중 한 명으로 거듭났다.

그의 요리에 대한 사랑은 1960년대에 할아버지로부터 시작됐다. 요리하는 할아버지와 부엌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지만, 요리사를 꿈꾸지는 않았다. 대신 카포빌라는 생물학을 전공했다. 친구의 전갈(scorpion) 연구를 돕기 위해 떠난 남미 여행에서 그는 요리할 때 비로소 심장이 뛴다는 것을 깨달았다.  

카포빌라는 “멕시코 사람들의 음식에 대한 열정과 문화, 역사가 내가 요리사를 꿈꾸게 된 계기”라고 밝혔다. 브라질로 돌아온 그는 즉시 요리 학교에 등록했다. 그러다 우연히 참가한 스위스의 한 학교에서 후원하는 브라질 요리대회에서 1등을 한 이후 스위스로 건너가 호텔 레스토랑 견습생으로 경력을 쌓았다.  

그는 “잘 짜여진 식단은 선수들의 체력뿐만 아니라 마음에도 영양을 공급한다. 선수들에게 필요한 영양 보충도 중요하지만 일종의 감정적, 심리적 편안함을 주고 보살핌을 느낄 수 있게 해주는 것 또한 나의 임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원정경기를 갔을 때 선수들이 집같이 편안한 분위기에서 식사할 수 있도록 요리와 함께 자연광과 주변의 식물, 담음새(플레이팅) 등에도 신경을 많이 쓰는 편”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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