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경기를 끝내고 태극기를 손에 쥐며 들어온 송형진 선수
마지막 경기를 끝내고 태극기를 손에 쥐며 들어온 송형진 선수

2022 멕시코 울트라 철인 3종 경기에서 한반도 국기를 가슴에 달고 챔피언으로 이름을 올린 송형진 선수(28)는 호주 브리즈번에  거주하는 한국인 유학생이다. 2016년 워킹홀리데이로 호주에 왔고 그후 농장, 복싱 트레이너 등 다양한 일을 경험하면서 철인 3종 경기에 도전했다.

멕시코에서 열린 2022 ULTRA355 경기(3일)는 하루 8시간동안 300km 자전거 주행, 50km 달리기, 5km 수영으로 이루어진 철인 3종 경기로 극한의 육체적 고통을 견디면서 자신과의 싸움도 이겨내야 했다. 

출전 선수 중 유일한 아시안이었는데 챔피언 자리에 올라 더 많은 축하를 받을 것 같다.

“출전한 선수들은 모두 멕시코 사람이었고 나만 유일한 한국인이었다. 시상대에서 대한민국 국기를 가장 높이 달 수 있어서 정말 좋았다. 또 오른쪽 가슴에 한반도 국기를 달고 뛰어 코리아를 알릴 수 있어 보람이 컸던 것 같다.”  

멕시코의 습도를 견디며 50km 달리기 코스에 임하는 송형진 선수
멕시코의 습도를 견디며 50km 달리기 코스에 임하는 송형진 선수

철인 3종 경기는 일반인들에게 생소한데 어떤 계기로 시작했나?  

“복싱 아마추어 선수 경험이 있는데 정말 운이 좋게 호주에서 복싱 트레이너 공부를 하고 일도 했다. 그러던 중 코로나 사태가 나면서 한국에 가지도 못하고 우울감이 왔었다. 5일 정도 집안에만 있다가 너무 힘들어서 30분정도 달리기를 했다. 그 달리기가 철인 3종 경기의 시작이었다. 달릴 때마다 자신감과 도전 정신이 치솟아 올라서 지난 2년동안 다양한 철인 3종 경기에 출전하게 됐다.” 

경기를 끝낸 후 탈진한 송형진 선수
경기를 끝낸 후 탈진한 송형진 선수

송 선수는 2020년 11월 스프린트 코스(수영 750m, 사이클 20km, 달리기 5km)를 시작으로 올림픽 코스(수영 1.5km, 사이클 40km, 마라톤 10km) 그리고 2021년 2월 케언즈에서 개최된 호주 아이언맨 코스(수영 3.9km, 사이클 180.2km, 마라톤 42.195km), 브리즈번 호주 울트라맨 코스를 차례로 도전했다. 

호주 울트라맨 대회에 출전해 12위로 한국인 최초로 이름을 올렸는데..

“그렇다. 호주 울트라맨 경기는 철인 3종 경기를 최소 10번 이상 경험한 사람이 보통 출전을 하는 극한 경기다. 그런데 경력이 2년정도 된 내가 좋은 성적을 거둔 셈이다. 주최측에서 도전 정신을 좋게 본 것 같다. 울트라맨 주최측의 후원을 받아 2022 멕시코 울트라 경기에 출전할 수 있었다. 법무법인(Hannay Lawyers 그룹)에서 왕복 항공권과 장비 지원을 받아 한국 대표선수로 출전한 했다.”

                                  멕시코에 도착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송형진 선수
                                  멕시코에 도착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송형진 선수

2022 멕시코 울트라 경기에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호주와 한국 대표 출전이란 점에서 간단한 기자회견을 하는 등 심리적으로 큰 부담을 받았다. 그런 상태로 바다 수영을 1시간 정도하다가 조류를 만났다. 바다 수영에서 조류를 만나면 리듬이 끊기게 된다. 심장박동이 빨라지고 멀미를 하게 됐다. 정말 목구멍까지 ‘나 포기할게’라고 말하고 싶었다. 그때 좀 눈물이 났다. ‘내가 왜 이걸 하고 있지?라는 생각도 들었다. 그러나 도중에 포기할 수 없어 열심히 수영을 하니 반환점이 나왔다. 총 2시간25분을 수영했는데 바다 수영이 정말 위기였다.” 

자신에게 계속 채찍질을 하면서 극한 도전을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가장 큰 이유는 나 자신에 대한 도전이다. 나의 육체와 정신적인 한계가 어딘지를 시험해보는 것이다. 또 다른 이유는 나를 통해서 알게모르게 동기부여를 받는 사람들이 생겼다. 나의 도전을 통해 많은 사람들에게 선한 영향력을 줄 수 있다는 것이 또 하나의 동기가 된다.”

최종 1위 메달을 수여받은 송형진 선수
최종 1위 메달을 수여받은 송형진 선수

향후 계획은?

“2023년 7월 캐나다 울트라 경기에 초대를 받았다. 이번 멕시코 울트라 경기의 챔피언 상금이 다음 경기 출전비인 셈이다. 올해 호주 비자가 만료가 되어서 한국으로 돌아가 그동안 혹사시켰던 몸을 점검하고약간의 쉼을 가지려고 한다. 최종 목표는 하와이 코나에서 열리는 515KM 울트라맨 월드 챔피언쉽에 출전하는 것이다. 나는 새롭고 특별한 철인 3종 경기라는 스포츠 영역에서 한국을 알려보고 싶은 꿈이 있다. 2년안에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든 나의 이야기가 많은 청년들에게 전해지길 바란다.”

송 선수는 각자의 분야에서 고군분투하는 동포 청년들에게 “외부에서 들리는 소음은 완전히 차단하고 자신을 온전히 믿고 성실히 노력을 한다면 반드시 꿈은 이루어 질 거라고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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