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그라피(calligraphy)는 그리스에서 ‘아름다움’의 의미인 칼로스(kallos)와 ‘쓰기’를 의미하는 그라피(graphe)의 합성어다. 김양훈(49)씨는 호주에서 한글 캘리그라피로 따뜻함을 전하는 캘리그라피 작가다.,

최근 추석 축제(Moon Festival)에서 한국 대표 아티스트로 선정되어 한글 캘리그라피 홍보 활동을 한 것으로 안다.

“감사하게 중국, 일본, 한국, 베트남 각 나라의 문화를 알리는 대표 아티스트로 선정이 되어서 ‘한글’을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얻었다. 한글의 자음과 모음은 잘 지어진 건축물처럼 조화롭게 배치되어 있어서 다른 문화적 배경을 가진 사람들로부터 감탄을 자아낸다. 특별히 그 날은 ‘사랑’, ‘행복’, ’안녕’ 이라는 단어를 영어소리 그대로 한글로 쓴 캘리그라피였다. 조단 레인 라이드 시장도 이름도 써드리니 매우  좋아하는 모습에 뿌듯했다. 또 한호일보 양다영 기자를 통해 한복을 빌려 그 자리를 더욱 한국스럽게 빛냈다.”

Moon Festival에서 한글 캘리그라피를 홍보했다

‘캘리그라피 단독 전시회’도 열었다고 하던데.. 

“강흥원 시드니한인회장께서 한인회관 단독 전시 기회를 주어 지난 2월 한국문화축제에서 전시회를 가졌다. 그 때 연세가 많으신 한 할머니께서 “삶이 소중한 이유는 언젠가 끝나기 때문이다. 하루하루 소중하게..”라는 문구를 부탁했다. 그 문장이 가슴에 오래 남았다.”

77주년 광복절 행사, 팀 하랑의 뮤지컬 공연 태극기에 김양훈 작가의 캘리그라피가 새겨져있다

캘리그라피를 언제 시작했나?

“그림은 중학생 때부터 그려왔었는데, 2001년에 호주로 이민와서 잠시 접어두었던 그림을 다시하게된 계기가 있었다. 2019년 한국에서 만난 캘리선생님이 보내주신 택배 박스덕분이다. 큰 상자안에는 내가 좋아하는 반고흐의 그림과 각종 미술재료들이 들어있었고 그 맨위에 손바닥만한 액자안에 캘리로 “우물쭈물하다 내 이럴줄 알았지—조지 버나드쇼의 묘비명” 그리고 액자 뒤에는 “양훈씨의 꿈을 응원합니다”라는 문구가 적혀있었다. 택배를 확인하고 1시간 정도를 미친듯이 울고나서 캘리를 쓰기 시작했다. 그때가 코로나 팬데믹으로 모든 사람들이 집 안에서 생활을 할 때였는데 나는 캘리와의 진한 만남을 다시 시작했다.”

김양훈 작가의 한글캘리그라피 작품들

격려하고 베푸는 일을 즐기는 모습이다. 그 자리에 슥삭 그려서 사람들에게 무료로 나눠주기도 하는지..

“그렇다. 수업도 사실은 내가 나눠 준 캘리를 보고 여러 연락이 와서 진행을 하게 된 케이스이다. 처음에는 먼 타국에 와서 일하고, 공부하는 워킹홀리데이 친구들에게 한 장씩 응원의 메세지를 적어서 전달했었다. 무표정이던 학생들이 캘리를 받으면 얼굴이 환해지면서 ‘진짜요? 저 그냥 주시는 거에요?’ 하면서 해맑게 웃는 모습에 나의 존재감을 찾기도 했었다. 적은 임금으로 학생들을 힘들게 하는 나쁜 어른도 있지만 좋은 어른도 있다는 걸을 말해주고 싶었다.” 

 김양훈 작가의 한글캘리그라 피들

캘리그라피로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나 철학이 있다면? 

“좋은 말은 좋은 옷보다 따뜻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토닥거려주는 메시지를 전달하려고 한다. 밥을 먹고 자고 일어나면 어떻게든 되더라. 그래서 나의 캘리에 밥, 음식이 많이 들어간다. 힘든 사람, 바쁜 사람에게 제일 자주 주는 캘리문구가 “밥은 먹고 다니니?”, “많이 먹어 지치지않게” 이런 메시지이다. 어릴 적 놀고 있을 때 엄마의 “양훈아 밥먹어라~” 하는 외침이 최고였듯이 말이다.”

김양훈 캘리그라피 작가

김 작가에게 캘리그라피는 어떤 존재인가 

“내 삶의 방향을 전환해준 존재라고 말할 수 있다. 아이들을 키우고 돌보는게 삶의 원동력이었는데 아이들이 크면서 우울감에 빠졌던 나에게 새로운 삶으로의 전환을 할 수 있게 해주었기 때문이다. 캘리그라피를 통해서 마음의 위로를 얻고, 치유를 얻었다. 그래서 많은 분들이 정말 이 경험을 해보시기를 원한다.” 

앞으로 계획, 비전은? 

“캘리를 시작할때 남편에게 이렇게 말했다. ‘시드니 아니 호주 전체 한인 가정의 냉장고에 나의 캘리가 하나씩은 꼭 붙어있게 할거야’라며 엄포를 놓았다. 좋은 문장과 말을 자꾸보며 읽고 쓰게되면 마음에 새겨진다는걸 체험하고나니 나와 내 아이들이 살아갈 이 곳인 호주에도 좋은 바람이 불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모든 한인 가정의 냉장고 문에 나의 캘리가 붙어 있는 것이 나의 꿈이다. 그래서 처음엔 길거리에서 한 사람에게, 모임에 가서 많은 사람들에게 나눠주기 시작한 것이 강의가 들어오게 되고 캘리액자 주문하는 의뢰인이 생기게 됐다. 지난 달에는 한인회 대양주 정기총회 때 오세아니아주의 모든 한인회님들께 드릴 캘리 액자가 주문으로 들어왔다. 나의 캘리가 뉴질랜드, 파푸아뉴기니 등으로 가게되어 영광이었고 나의 꿈을 호주 땅에서 더 넓혀야 하나라는 건방진 꿈도 살짝 꾸어보았다.

대양주 한인회 총연합회 정기총회 기념 캘리그라피 액자를 제작했다

김 씨의 작품은 인스타그램 

https://www.instagram.com/magic_pencil/을 검색하면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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