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계 호주인 힙합 그룹 1300 (사진 출처: Raghov Rampal / Elijah Flores)
한국계 호주인 힙합 그룹 1300 (사진 출처: Raghov Rampal / Elijah Flores)

한국어와 영어로 된 음반을 시드니에서 최초 발매한 한국계 호주인 힙합 그룹 1300(일삼공공)이 주목받고 있다. 1300은 호주에서 정부 대표 전화 앞자리 4개 숫자로 호주인들에게는 매우 친숙한 단어다. 영어로는 ‘원 쓰리 헌드레드(one three hundred)’로 부른다. 

1300은 3명의 래퍼 라코(rako)와 고요(goyo), 달리 하트(DALI HART) 그리고 2명의 프로듀서 너디(Nerdie)와 포카리 스웨트(pokari.sweat) 총 5인으로 구성된 밴드다. 

2021년에 그룹을 결성한 1300은 한국어 가사를 이해하지 못하는 이들까지도 음악으로 모두를 하나로 연결 짓는 능력을 보여주고 있다.  

호주 공영 ABC의 라디오 방송인 트리플 제이(Triple J)에서 ‘보석 같은’(unearthed) 신인 아티스트로 소개됐다. 시드니 지역 청소년 라디오 방송인 FBi의 SMAC 어워드에서 ‘2022년 최고의 비디오 & 음반’ 부문 후보로 선정되기도 했다.  

케이팝 아이돌 그룹 스트레이 키즈(Stray Kids)의 리더이자 호주 교포인 방찬(Bangchan)이 팬들에게 1300의 음악을 추천하면서 해외 청취자들로부터 인지도가 한층 높아졌다.  

사진 출처: Raghov Rampal / Elijah Flores
사진 출처: Raghov Rampal / Elijah Flores

프로듀서 너디는 “가사의 절반이 한국어인데 호주 청취자들은 별로 개의치 않아 하는 것 같다. 노래의 리듬과 비트를 느끼면서 단어 뜻은 몰라도 귀에 쏙쏙 박히는 가사는 곧잘 따라부르기도 한다”며 “영어와 한국어로 랩을 하는 건 우리의 일상을 반영하는, 즉 우리에게 가장 자연스럽고 정직한 모습이다. 그저 ‘척’하는 것은 아무 의미가 없다”고 강조했다.  

래퍼 고요 또한 “시작부터 호주 시장을 겨냥해 음악을 만들지 않았다. 멤버 모두가 사랑하는 음악을 만들었을 뿐이다. 그래서 영어 가사를 더 많이 포함해야 한다는 생각은 애초부터 없었다. 그냥 표현하고 싶은 것을 자연스럽게 표현했다는 말이 더 맞을 것 같다”고 말했다.  

멤버 3명은 같은 고등학교에 다녔지만, 2020년에서야 서로를 알게 됐다. 음악을 하는 친구의 리스닝(listening) 파티에서 만난 이들은 이후 포카리의 스튜디오에서 불과 5~6시간 만에 노래 3곡을 녹음했다. 어릴 때부터 케이팝 음악을 듣고 자란 경험이 비슷한 이들은 만나자마자 무언의 유대감을 느낄 수 있었다고 전했다.  

지난 4월에 발매한 ‘외국어’(Foreign Language) 트랙에 이들은 언어의 장벽을 깨는 랩을 담았다. 로코는 “멤버들에 대한 노래다. 호주 사람들은 우리가 외국어를 하기 때문에 우리를 외국인이라고 생각한다. 한국에서도 호주에서 왔기 때문에 외국인 취급을 받는다. 그러나 관객들이 우리의 음악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함께 느낄 때 인정받는 기분이 들어 뿌듯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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