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5 행사에서 독무를 서보이고 있는 정유진 댄서
815 행사에서 독무를 서보이고 있는 정유진 댄서

시드니에서 열린 올해 8.15 광복절 행사에서 힙합 창작안무 ‘강강술래’를 선보인 대학생 댄서 정유진. 팀 하랑과 함께 무용과 힙합의 자연스러운 조화를 이룰 수 있는 안무를 창작하는 도전에 용감하게 뛰어든 그를 만나 인터뷰를 했다. 

지난 8.15행사 중 독무대 ‘강강술래’는 힙합과 전통음악을 함께 표현한 무대였다. 안무 창작에 어려움은 없었는지.. 

“한국 전통문화를 굉장히 좋아해서 노래를 듣자마자 몰입할 수 있었다. 어떻게 표현하고 싶은지 영감이 확실히 떠올라서 창작 과정 자체는 엄청 어렵진 않았다. 하지만 이 노래의 전통 음악 장르가 잘 들릴 수 있게 그리고 메시지가 잘 전달될 수 있게 풀어내는 실력은 아마 끝나지 않는 숙제처럼 계속 열심히 연구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가장 처음 사람들 앞에서 춤을 춘 시기가 언제였는가?

“초등학교 3학년 때 K팝에 관심이 많아져서 친구들이랑 같이 따라 춰보았던 때가 처음 춤 춰본 기억이다. 몸으로 음악을 표현한다는 것이 이렇게나 자유롭지만 그와 동시에 설계적이구나를 바로 느꼈고 정말 즐거웠다. 본격적으로 춤을 시작해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던 것은 ‘내가 이렇게 무언가에 열정이 넘치는 사람이었나? 자신감이 넘치는 사람이었나’를 깨닫게 되면서부터였던 것 같다.” 

                                     정유진 댄서
                                     정유진 댄서

호주 생활은 언제부터? 

“초등학교 2학년 때 호주로 왔다. 부모님이 다양한 문화가 존재하는 다른 나라로 가서 더 많은 경험을 쌓고 성장하는 게 더 좋다고 생각하셔서 오게 되었다. 처음엔 적응하기 힘들었지만, 호주에서 유년시절을 보낼 수 있어서 부모님께 감사드린다. 그덕에 가치관이 더 유연해지고 관점이 넓혀져서 새로운 도전에 뛰어드는 것을 무서워 하지 않고 지금 이렇게 여러가지 경험을 해보는 자리까지 오지 않았나 생각한다.”

대학에서 과학을 전공하는데 댄스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가 느껴진다

“시드니대학에서 과학을 전공하고 있다. 많은 분들이 내가 댄서이고 또 춤을 가르치는 교사라는 걸 알면 많이 놀란다. 춤과 과학이라는 분야가 완전히 달라서 그런 것같다. 어느 날은 힙하게 입고 춤추다가 어느 날은 하얀 실험 코트를 입고 실험하니까 아무래도 매일매일이 질리지 않는 것 같다. 감사하게도 다양한 경험을 많이 해보는 것 같아 너무 재미있다.”

큰 무대에서도 전혀 떨지 않는 모습이다. 그런 자신감의 원천은 어디서부터 나오는지.. 

“아무래도 공연 자체를 소통으로 생각하는 것 아닐까 생각한다. 열심히 준비해서 그 결과물을 보여준다고 생각하기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나의 메시지 전달, 관점을 몸으로 표현한다고 생각하면 긴장을 덜 하게 된다. 그러다 보니 춤을 준비하고 무대에 서는 과정에서 내가 가진 감정,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인지를 발견하기도 한다.” 

팀하랑과 함께 오페라하우스에서
팀하랑과 함께 오페라하우스에서

발레학원에서 ‘힙합’을 가르치는데 반응은 어떤가?

“힙합과 케이팝을 가르치고 있다. 취미로 춤을 배우는 학생들이 대부분이다. 무언가를 배워야 한다는 느낌보다, 스트레스 풀고 같이 재밌게 놀다 가는 그런 공간을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다. 아이들을 가르칠 때, 춤은 정말 아무나 출 수 있고 정답은 없다라는 걸 알게 해주고 싶은 마음이 크다. 틀려도 괜찮고 바꿔도 괜찮으니까 즐겁게 즐기다 갔으면 좋겠는게 나의 바람이다.” 

춤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역량은 무엇인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이해도이다. 지금 춤을 추고 있는 노래가 전달하려는 메시지를 정확하게 이해하고, 안무를 다른 사람이 딱 봤을때 전해지는 진심이 있는지가 제일 중요한 것 같다. 또 중요한 건 본인의 스타일을 이해하고 있는지이다. 각기 다른 춤선을 가진 뛰어난 댄서들이 많기 때문에 그 분들의 춤선만을 따라하려고 하는 경향이 생길 수 있고 사실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잘 추고 싶다는 생각에서 비롯된 것이니까. 하지만 본인만이 가지고 있는 춤선을 알게되면, 본인만이 출 수 있는 춤이 되고 그 어느 때보다 자유로워질 수 있다. 나 또한 이 부분에서 완전히 자유로워지려고 계속 노력하고 있다.”

“아무 생각 없이 무언가에 몰두하고 싶을때, 

아니면 삶에 작은 변화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이 들 때 

춤을 한번 시작해 보세요.

예기치 못한 순간에 생각보다 큰 삶의 변화가

찾아올 겁니다.”

춤은 정유진에게 어떤 의미인가?

“춤을 출 때 ‘나라는 사람의 가치가 빛나는 것을 내가 제일 확인할 수 있는 순간’이다. 그때가 스스로도 너무 행복하고 자신감이 생긴다. 나의 여러가지 감정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어서 살아있는걸 느낀다는게 이런거구나를 춤을 추고 공연할 때 발견할 수 있다. 나를 더 좋은 사람으로 만들어 주는 정말 소중하고 사랑하는 나의 정체성이라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

향후 계획은? 

“춤을 더 배우고 실력을 성장시켜 많은 무대를 서고 싶다. 춤에 대한 열정을 호주에 전파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앞으로의 큰 비전은 정말 존경하는 춤 롤모델 댄서분들이 나의 경쟁자가 될 수 있게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노력해 나가고 싶다. 그 뿐만 아니라 호주를 넘어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마음이 맞는 크루와 함께 공연하며 세계를 무대 삼는 그런 사람이 되도록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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