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한국문학작가회(공동 대표 장석재, 김오)가 작년 창간호에 이어 2022년 ‘문학과 시드니(Literature and Sydney)’ 2호를 발간하고 최근 출판기념 행사를 가졌다.

17일(토) 페넌트힐 커뮤니티센터(메인홀)에서 열린 출판기념회는 식전 행사로 2명 작가들의 수상 축하로 시작됐다. 윤희경 시인이 재외동포문학상 시 부문 가작을, 김경숙 소설가가 재외동포문학상 소설부문 가작을 수상했는데 축하패가 전달됐다. 

이어 김오 시인이 인사말을 통해 “길이 막혔던 팬데믹 시대에 숨통을 틔게 한 것이 온라인 세계였고 이를 통해 문학을 나누었는데 문학은 답답한 틈새에서 윤활류 역할을 제대로 했다. 그 과정에서 2021년 호주 최초의 한국어 종합문예지인 ‘문학과 시드니’가 창간호를 냈다. 적어도 시드니에서 한국문학을 하는 이들에겐 선물같은 것이었다. 작년에 이어 올해 2호가 출간됐다. 창간호가 마지막 호가 되지 않도록 조금 부족하더라도 최선을 다해 오래 살아남는 문예지가 되었으면 한다”라고 바람 겸 당부를 전했다.

김오 시인
김오 시인

시드니한국문학작가회에 참여하는 여러 문학단체들을 대표해  최옥자 글무늬문학회 회장, 시동인 캥거루의 김인옥 시인, 동그라미 문학회의 김용덕 작가가 인사말을 통해 문학과 시드니가 계속 발간돼 호주에서 한국어 문학 중흥의 구심점 역할을 해 주기를 기원했다.

작품 낭송에서 신현숙 시인이 시 ‘한 줄기 바람’, 이정순 작가가 수필 ‘터줏대감과 이발사주인’ 장시용 작가가 윤희경 시인의 시 ‘아버지의 바이칼’을 낭송했다. 

시를 낭송하는 신현숙 시인
시를 낭송하는 신현숙 시인

시니어로 구성된 시드니 하사모가 하모니카 연주로 흥을 돋구었다. 

이어 김문 시인이 시 ‘퍼즐게임’을, 송무경 작가가 수필 ‘바람난 팔색조’를 낭송했다. 

시드니한국문학작가회 행사 후 기념 사진
시드니한국문학작가회 행사 후 기념 사진

2부에서는 문예지 문학과 시드니 편집주간이 책 편집 과정을 설명하며 편집위원들의 수고에 감사 인사를 전했고 2호 수록 작품을 소개했다. 

유금란 편집주간
유금란 편집주간
편집위원들
편집위원들

행사를 마무리하면서 공동대표인 장석재 작가는 “시드니한국문학작가회가 종합문예지 발간, 창작아카데미 운영(2023년 1월말 예정), 시드니문학상 시상 계획, 호주를 빛낸 동포 작가들 축하 등 주요 활동을 하고 있다”고 설명하고 “미주문학은 이미 100호를 발간했다. 시드니는 아직 갈 길이 멀지만 열심히 노력하자”고 독려했다. 

장석재 작가
장석재 작가

 


한 줄기 바람

신현숙 

실버워터 골목 한 귀퉁이를 차지한

레바니스 피자 가게 앞, 둥근 탁자 위

주인 남자의 털수염처럼 수북이 담뱃재 쌍여간다

가게 안 피자 담는 상자도 쌍여간다

가게 앞 가로수에 버려진 피자 조각들

새 부리에 물려 고향으로 날아가는지

물끄러미 쳐다보는 남자의 눈이 빨갛다

흔들리는 안경테를 붙잡은 까칠한 손

짧은 무릎 허물고 있나 

바람 한줌 들여다본 자리

주인을 알 수 없는 그림자만 빈자리 채운다

밑으로 떨어지는 꿈 허리 굽혀 잡아보려 하지만

양철 지붕 흔드는 고국 바람 맘껏 안아보지 못했다

속울음 끌어안고 살아온 삶,

멈추지 않는 울렁증

광대 얼굴로 피자가게 문턱 넘어온다

바람이 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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