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열린 작업장 서밋에서 연설을 하는 클레어 오닐 내무장관 
22일 열린 작업장 서밋에서 연설을 하는 클레어 오닐 내무장관 

“호주는 여러 해동안 정부(전임 연립 정부 지칭)의 태만(negligence), 계획과 전략 부재로 인해 이민정책이 표류해 왔다. 영주권 이민보다 임시직 유입(temporariness) 정책에 급급했다. 

결과적으로 이민 시스템은 고장난(broken) 상태였고 전략 부재로 퇴보했다(backwards). 이민 수속이 복잡하고 오래 걸리고 고비용을 초래하면서 산업계와 국가 경제를 위한 작동을 하지 못했다.

이제 복잡한 이민 규제를 과감하게 단순 정리하고 임시 유입과 영주권 이민 사이에서 균형을 되찾아 호주를 매력적인 이민 대상국으로 만들어야 한다.”

클레어 오닐 재무장관은 22일(수) 경제 전문지 AFR(오스트레일리안 파이낸셜리뷰)지가 주최한 2023 노동력 서밋(workforce summit)에서 현행 이민제도의 문제점을 신랄하게 지적하고 개혁이 시급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마치 야당이 정부 정책을 비난하는 것 이상으로 문제를 지적했다.

작년 11월 노동당 정부는 이민제도 전면 개혁을 위한 전문가 검토를 위임했다. 전 총리 및 내각 실장 마틴 파킨슨 박사(Dr Martin Parkinson). 애들레이드대학 법학 교수 겸 임시직 이민 전문가인 조아나 하우 박사(Dr Joanna Howe), 딜로이트의 존 아자리아스(John Azarias) 파트너가 검토 보고서를 담당하는데 오닐 장관은 4월까지 보고서를 예상하고 있다.

작년 9월 정부가 개최한 고용 및 일자리 서밋(Jobs Summit)에서 고용주들은 “기술 인력 초청에 수속 기간이 무려 1년반 이상 걸리면서 다른 나라로 인력을 빼앗긴다”라고 강력하게 불만을 표출하면서 인력 확충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호주 이민제도에는 70개 이상의 이민 프로그램이 있는데 모든 프로그램마다 복잡한 요건과 하위 항목이 있다. 고용계약이 수백개 종류에 달하고 기술직종 리스트도 거의 매년 변경된다. 

코로나 팬데믹을 거치며 작년 총선 전까지 처리 대상인 누적 비자 심사가 100만건에 달했다. 현재는 거의 절반이 줄었다.

오닐 장관은 “기술 이민자들의 국제 이동에서 호주의 몫이 지난 30년 동안 절반으로 줄었다”고 지적했다. 호주 이민에 따른 큰 비용 부담과 복잡성(complexity)이 주요 원인이다. 고비용 부담에는 이민 수속 비용 외 거주비 부담(지난 30년동안 폭등한 호주 집값)도 큰 비중을 차지한다.

오닐 장관이 대대적인 규제 단순화(radical simplification) 등 전면 개혁안을 5월 예산안 발표 전 발표할 가능성이 있다. 또 고용주들이 해외 인력 채용 전 국내 구인광고를 의무화하도록 규정을 변경할 계획이다. 전면 개혁에 필요한 8개의 큰 변화를 중점(priorities) 사항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지난 30년동안 이민자 유입(net migration)은 호주 경제에서  성장과 불황 모면에 중요 역할을 했다. 그러나 지난 20년동안 기술 이민(영주권)은 연평균 3만명에 그쳤다. 반면 임시직은  2007년 100만명에서 현재 190만명으로 증가했다. 비숙련 임시직의 호주 입국은 용이한 반면 숙련직 영구 이민은 더디고 어렵다는 지적을 받는다.

오닐 장관은 “이런 불균형 상태가 지속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이같은 임시직 이민 증가는 막대한 사회 경제적 결과를 초래한다. 여러 나라들이 능력있는 이민 신청자들을 유치하려고 경쟁한다. 호주는 행정처리가 지연되는 반면 다른 경쟁국들은 이민 신청자들을 환영한다”라고 비교했다.

오닐 장관은 “새 변화가 이민 유입 증대를 자동적으로 의미하지 않겠지만 주정부와 협력해 인프라스트럭쳐, 주택 신축에 필요한 인력, 지방경제와 중소기업이 요구하는 인력을 확충하도록 도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는 이민자들과 유학생들이 호주로 오는 것을 지켜보는 것이 아니라 노동시장의 필요성 반영, 훈련 제도, 교육 시스템, 이민제도를 융합해 이민자와 유학생 유치를 적극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비숙련, 임시직 이민자들은 호주 입국이 용이한 반면 숙련직, 영주권 이민은 오래 걸린다. 시스템이 후진하고 있다. 한 예로  간호사가 많이 부족한데 해외 간호사들이 호주에 정착하려면 2만 달러의 이민 비용을 부담해야 하고 자격을 인정받는데 무려 35개월을 기다려야 한다. 이란 상황이면 다른 나라를 선택할 것이다.

호주는 임시직이 장기 체류하는 이민(permanently temporary  migration)에서 반드시 탈피하고 국내외 거주 기술인력을 영주권자로 유치해야 한다. 산업계에서 막대한 기회가 상실되기 때문이다. 호주에서 학업을 마친 유학생들은 사실상 졸업 후 출국이 강요된다. 이들을 활용할 필요도 있다.

기술 인력의 호주 입국과 능력 있는 유학생들의 호주 거주를 용이하도록 이민제도를 개혁해야 한다. 이 개혁은 5년 프로젝트다. 이유는 전임 연립 정부가 남긴 ‘고장난 파이프’를 수리하고 새로 시작해야 하는데 오랜 기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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