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칼럼은 호주에서 살아가는데 있어 실제적인 정보를 제공하는 가운데 이민자들이 호주 사회로의 순조로운 융합을 돕기 위한 뜻에서 기획되었다. 노인과 장애인 복지 서비스를 포함, 다양한 서비스 분야에서 뜻하지 않게 만나는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기관의 도움으로 이를 잘 극복한 사람들 그리고 자원 봉사자를 포함, 사랑으로 일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와 함께 한인 커뮤니티에서 필요로 하는 내용들을 제공하고자 한다. 이번 주는 코비드-19 이후 첫 단체 소풍을 다녀오신 어르신들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편집자주).

전 세계가 이전에 경험하지 못한 코비드-19로 인해 누구도 예외 없이 고통을 겪는 시간들이었지만 특히나 노약자 등 사회적 취약 계층은 더 심한 정신적, 물질적 또 육체적 고통을 겪어야 했다. 그런 가운데서도 카스는 다양한 서비스를 통해 고객들이 일상 생활에서 겪는 불편함과 외로움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했다.

록다운 기간에는 카스 직원들은 다양한 디지털 수단을 활용해 어르신들과의 의사 소통을 유지하기 위해 가장 먼저는 줌(Zoom) 활용법을 교육했다.  줌, 즉 ‘코비드 도우미’를 통해 운동이나 쿠킹 클라스 등 세션에 참여하도록 유도함으로써 고객들은 다양한 활동을 온라인 상에서도 이어가며 단절감을 극복할 수 있었다. 3년 여의 짧지 않은 시간이 흘러 정말 이뤄지지 않을 것 같던 코비드 규제가 완화되면서 카스는 어른들을 밖으로 모시고 나오는 일이 우선이라고 생각해 단체 소풍을 기획했다.

작년 연말 세번째 소풍에서의 단체사진
작년 연말 세번째 소풍에서의 단체사진

카스와 컴벌랜드 카운슬 후원으로 이뤄진 소풍은 무엇보다 코로나로 오랫동안 격리되어 외로움을 겪었던 어르신들에게 야외 외출 기회를 통해 정신적, 신체적 건강을 통한 웰빙 증진과 다양한 활동을 통한 사회 참여에 그 목적이 있었다. 

카스 노인복지팀 박 코디테이터를 통해 어르신들과 함께 한 단체 소풍의 모습을 소개한다.

지난 2022년 11월 21일과 28일, 12월  5일, 2월 8일 총 4회에 걸쳐 이뤄진 소풍에는 카스 고객 뿐만 아니라 한인 커뮤니티 언론을 통한 홍보와 주변 지인들의 소개로 130여명의 한국 어르신이 참여했다.

리드컴에서 카스가 대절한 버스를 타고 메릴랜드(Merryland) Central Gardens Reserve에서 동물원 산책을 하며 떡과 커피 간식이 함께 한 맛있는 점심, 박미경 그룹 코디네이터와 함께 하는 운동과 노래의 오락시간 까지.. 코로나로 힘든 시기를 지나 오랜만에 외출한 어르신들의 얼굴에서는 시종 웃음 꽃이 떠나지 않았다. 

치매에 걸린 남편을 혼자 두고 잠시도 자리를 비우기 힘든 양 재숙 어머니는 코로나 이후 3년만에 처음으로 부부가 함께 나들이를 하셨다. 5년 전 교통 사고로 아직도 후유증을 앓고 있어 차를 타고 외출하는게 쉽지 않았지만 그럼에도 용기를 내어 소풍 참여를 결심하신 것이다. 평소에 말이 없고 과묵하신 배 태환 어르신은 ‘아버님, 즐거우세요? ‘라는 질문에 “3년만에 이렇게 즐거운 날은 처음”이라며 “매일 오늘만 같으면 좋겠다” 라고 하시어 마음이 뭉클해졌다.

93세로 최고령 정 수월 어머니, “다음에도 꼭 불러줘요!’.
93세로 최고령 정 수월 어머니, “다음에도 꼭 불러줘요!’.

93세로 최고령자이신 정 수월 어머니는 두 번째 소풍에 참여하셨다. 매주 금요일 카스 봉봉 모임에도 빠지지 않고 참여하는 어르신은 젊음의 비결로 “좋은 사람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이라고 하면서 ‘다음에도 꼭 불러줘요~~’ 하신다. 

시력이 불편한 아내(김 옥희)와 함께 오랜만에 외출한 김 천 어르신은 한 걸음 한 걸음 아내의 손을 꼭 잡고 혹시 신발에 물이라도 닿을까봐 조심 조심 징검다리를 건넌다. 하루 24시간, 어디를 가나 아내와 함께 다닌다는 김천 어르신은 “힘들지 않으세요?” 라는 질문에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거지..”라며 아내 손을 꼬옥 잡는다.

늘 꼭 붙어 계시는 구 자화, 하 송자 부부.
늘 꼭 붙어 계시는 구 자화, 하 송자 부부.

한시도 떨어져있지 않고 꼭 붙어 계시는 구 자화, 하 송자 부부. “이렇게 항상 같이 다니세요?” 라는 질문에 옆에 앉아 있던 지인이 ‘아저씨가 아내만 졸졸 따라다녀~~ 하하’ 라며 장난기 섞인 부러운 눈빛을 보낸다. “아직도 그렇게 좋으세요?”, “그럼 좋지~~. 젊었을 때도 예쁘더니 나이 들어도 예쁘잖아” 하신다. 

김정배 어르신은 야외 소풍에서 20년 전 친구를 만나는 의외의 기쁨을 얻었다. 
김정배 어르신은 야외 소풍에서 20년 전 친구를 만나는 의외의 기쁨을 얻었다. 

아직도 하루에 10킬로는 거뜬히 걷는다는 김 정배 어르신은 “이런 기회를 자주 만들어줘야 우리가 더 건강하게 살 수 있어. 다음에는 와이프와 꼭 함께 와야겠어!” 하신다. 20년 만에 오랜 친구를 이 곳에서 만난 의외의 기쁨과 함께 세월의 흔적과 반가움을 느끼는 두 분은 연락처를 교환한다.

“다음에도 꼭 참석하겠다”는 문금자 어머니.
“다음에도 꼭 참석하겠다”는 문금자 어머니.

친구 네 분이서 함께 참석한 문 금자 어머니는”걷는 것도 힘들고, 안 오려고 했는데 나오니까 이렇게 좋을 줄이야!”라며 다음에도 꼭 참석하겠다고 하신다. 

코비드 전에는 등산 모임이나 다양한 시니어 그룹을 다니시며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삶을 유지하던 분들이 록다운 기간의 갑갑한 시간을 벗어날 수 있었으니 이번 소풍은 ‘가뭄의 단비’ 같은 시간이었을 것 같다. 알찬 프로그램으로 이뤄진 시니어 그룹이 더 다양해져서 한인 어르신들이 집에서 무료하게 외로운 시간을 보내지 않고 노년을 즐겁고 행복하게 보내시면 좋겠다. 참석자들 전원이 소풍 프로그램이 있으면 꼭 연락해달라며 “다시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표현하셨다.

소풍이 끝나면서 외친 함성, “야호 ~~코비드야, 안녕~~!!” 힘찬 소리가 참석자 모두의 마음 속에 남는다.

COVID-19의 그림자가 아직도 우리의 일상을 어른거린다. 어쩌면 이제 ‘코비드 프리’ 세상은 돌아오지 않을지 모르나 한 번도 이전에 경험하지 못한 코비드-19 시간을 우리는 함께 잘 헤쳐 나왔다. 무엇보다 이 어려운 시기에 서로를 사랑하며 기꺼이 도움의 손길을 내미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는 것을 새삼 깨닫는다.

한편, 카스에서는 현재 웨스트라이드, 메도우 뱅크, 쏜리, 마라용 등에서 14개 카스 지원 그룹이 운영되고 있다. 

(카스 칼럼은 유튜브 영상으로도 제작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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