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의 바둑 애호가들이 참가한 '2023 한상대 추모 바둑대회'  가 3월 4, 5일 양일간 라이드 소재 리그스클럽에서 성황리에 열렸다.

40여 명의 바둑인들이 대회에 참석해 고(故) 한상대 교수를 기리며 바둑을 통해 수담을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바둑대회는 A조(5단 이상), B조(1-5단), C조(1급 이하), 유망주조(16세 이하)로 나눠 스위스리그 방식으로 진행됐다.

대회 결과 A조에선 현 호주바둑협회장인 신명길 7단(한호일보 공동 발행인)이 젋은 강자들을 연파하며 초대 우승을 차지하는 저력을 과시했다. 신 회장은 우승 소감으로 "하늘에 계신 한 교수님께서 보고 계실거라 생각해 열심히 두었다" 며 활짝 웃었다.

준우승은 홍콩 출신의 샘 오우 6단, 3등은 진 레이 5단, 4등은 한국 유학생인 김홍조 5단이 차지했다.

칫수제로 치러진 B조에선 스티븐 양 4단이 우승했고, 크리스 후이 3단이 2등, 홍성기 1단이 3등에 입상했다. 홍성기 1단은 대회 후 '한 교수님을 기리는 마음으로 대회에 참가했다' 며 소감을 남겼다. 

역시 칫수제로 진행된 C조의 경우 존 월시 6급이 개인 첫 우승을 차지했고 게럿 화이트 4급이 2등, 혼 판 궉 7급이 3등에 올랐다.

16세 이하 어린이들이 참가한 유망주조에서는 안젤리나 판(9세)이 4전 전승으로 우승해 부상으로 미니 자석 바둑판 세트를 받고 기뻐했다. 

한국기원 사무총장 양재호 9단이 대회에 참석해 바둑인들과 시간을 나누며 자리를 빛냈고, 고(故) 한상대 교수의 미망인인 한화서 씨도 대회기간 내내 자리를 지키며 바둑인들이 수담을 나누는 장면을 지켜보았다. 

대회 감독을 맡은 데이빗 미첼이 시상식을 앞두고 고(故) 한상대 교수의 생전 바둑에 대한 열정과 바둑 보급의 개척 및 성과, 호주와 서양 바둑계에 끼친 영향력 등을 언급할 때에는 한화서 씨도 감정이 복받친 듯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고(故) 한 교수는 호주 바둑 최강자로 10년 이상 군림하였고, 세계 아마추어 선수권 대회에 10회 이상 참가했다. 그는 유럽, 미주, 호주 등 10여개의 국가에서 '한국대사배' 를 개최해 한국 바둑을 서양에 전파하고 그 지역에 바둑을 알리는 데 크게 기여했다. 그는 또한 사비를 들여 한국 바둑인들을 이끌고 유럽과 미국의 바둑대회에 다수 참가해 바둑 교류의 물꼬를 트는 등 한국과 서양 바둑계의 가교 역할로도 기여하는 바가 크다. 

2020년 작고 후 열린 그의 첫 추모 바둑대회가 앞으로도 계속 이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번 한상대 추모 바둑대회는 버우드 시의회와 한화서 미망인의 후원으로 열렸고 호주바둑협회가 주관했다.

(기사 및 사진 제공: 안영길 8단 호주바둑협회 국가코치)

 

저작권자 © 한호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