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115주년을 맞은 ‘세계 여성의 날’을 기념하여 지난 3월 11일(토) 시드니 시티에서 대대적인 집회가 열렸다.

이날 집회에 참가한 근로자와 시민단체 활동가들은 시드니 타운홀에서 하이드파크까지 시가행진을 하며 여성노동자 권리보장, 젠더폭력 근절, 이란(Iran) 내 여성인권보장 등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세계여성의 날은 1908년 미국의 여성 섬유노동자들이 여성노동자 평등권 등을 요구하며 시위한 날을 기념해 제정한 날이다. 매년 3월 8일을 기해 여성의 경제적, 정치적, 사회적 업적을 기리고 있다. 올해 세계 여성의 날의 주제는 ‘공정을 포용하라(Embrace Equity)’이다.

11일 기차운행지연으로 인한 심한 교통 정체 속에도 수백명의 참가자들이 집결한 이번 행사는 NSW노조 (Unions NSW)와 노동자, 학생, 여성 연대가 주관했다. 

페니 샤프(Penny Sharpe) NSW 야당 상원 원내대표와 녹색당의 제니 레옹(Jenny Leong) NSW 주의원 등을 비롯해 NSW 교사연맹(NSW Teachers Federation), 간호사조산사연합(NSW Nurses and Midwives’ Association), 이란여성연합(Iranian Women’s Solidarity) 등이 슬로건을 내걸고 여성의 기본인권보장을 촉구하며 연대 발언을 이어갔다. 

동포 사회에서는 작년에 이어 ‘시드니 평화의 소녀상 연대(이하 시소연)’와 호주한인교육문화센터(이하 KCC) 회원들이 참여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의 명예와 존엄회복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호주 사회에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를 알렸다.

시소연 회원 김병기씨는 “여성인권신장을 위해 다양한 단체가 연대하는 집회에 시소연이 다년간 참여해 뜻깊다”며 “특히 이번 행사에는 시드니풍물패 ‘필굿’과 ‘KCC청소년교실’의 청소년들이 참석해 차세대 활동가로서의 면모를 보여주어 고무적이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3월 초 한국의 윤석렬 정부가 발표한 ‘강제동원 피해자 배상 해법’이 한국사회 안에서 큰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시소연의 집회참가는 강제동원 피해자 배상과 관련하여 가해자로서의 일본 정부 행태를 규탄하고 전쟁범죄를 고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KCC청소년교실’ 프로그램 일환으로 시소연과 연대활동 경험이 있다고 밝힌 강예진 고교생은 “세계 여성의 날 행진에 참석한 것이 올해로 두 번째“라며 “오늘 참석은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지지하는 의미였다”고 말했다. 그는 또 “오늘 참석을 통해 세계 여러나라 여성들이 겪고 있는 차별을 더 잘 알게 됐다. 호주 안에서도 여성들이 많이 일하는 업종의 임금이 다른 업종에 비해 낮다는 사실을 재확인했다”라고 참가 소감을 전했다.

호주인으로서 일본군 성노예제 피해사실을 용기있게 증언한 유일한 백인 여성인 고(故) 얀 러프 오헌(Jan Ruff O’Herne) 할머니의 생전 증언으로 일본군 성노예제 이슈를 잘 알고있는 시민단체 활동가들이 행사 중간 시소연 참가자들과 의견을 나누며 관심을 보였다.

한편 호주에서는 2016년에 시소연(구 시드니 평화의 소녀상 건립주친위원회)이 미국(2곳), 캐나다(1곳)에 이어 네번째로 해외에 ‘평화의 소녀상’을 시드니에 유치했다. 현재 ‘평화의 소녀상’은 애쉬필드 연합교회에 자리하고 있다. 

(기사 및 사진 제공: 시드니 평화의 소녀상 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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