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의 명문 사립인 세인트 앤드류 대성당학교(Saint Andrew’s Cathedral School)의 음악 장학생인 한국계 여고생 제이드 박(15, Jade Park)이 국내외 유명 콩쿨에서 잇따라 우승을 하면서 주목을 받고 있다. 3살 때 처음으로 트렘펫을 접한 박 양은 트럼펫과 오보에 연주자로 활동하고 있다.  

많은 악기 중 트럼펫을 선택한 이유는? 

“가족이 모두 음악을 해서 어렸을 때부터 자연스럽게 음악을 접했다. 엄마를 통해 피아노를, 오빠에게 트럼펫을, 언니에게 클라리넷을 배웠다. 그 중 트럼펫의 음색과 힘있는 소리에 매력을 느껴 이 악기에 전념했다. 콩쿨 대회에서 입상을 하고 난이도 있는 곡을 불면서 더 큰 애착을 갖게 되었다. 지금은 오보에도 전공해서 듀얼 솔로이스트로 활동 중이다.”

뉴욕 카네기 홀 공연
뉴욕 카네기 홀 공연

최근 유명 콩쿨에서 우승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쿠링가이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중고교 콘체르토 콩쿨대회(Ku-ring-gai Philharmonic Orchestra Secondary School Concerto Competition)는 NSW주에서 가장 큰 규모의 콩쿨 중 하나이다. 콩쿨의 세미 파이널까지 합격하면 최종 결승에서 풀 오케스트라와 콘체르토곡 전체를 협연하는 기회가 주어진다. 오케스트라와 협연을 하는 만큼 가지고 있는 기량을 최대한 발휘해 연주했다. 결승에서 바바라로빈슨상과 트로피, 그리고 오케스트라단원 인기상까지 함께 수상했다.” 

12살 때 뉴욕 카네기홀 공연 초청 연주를 했는데.. 

“다른 국제 대회(Grand Prize Virtuoso Competition & Golden Classical Music Awards International Competition)에서 최우수상을 받았다. 수상자들이 로마 파르코델라뮤지카홀과 뉴욕 카네기홀에서 공연을 하는 기회가 주어져 영광스럽게 큰 무대에 올랐다. 아직까지도 그 날의 성취감과 떨림이 또렷이 기억난다.

뉴욕에서 공연을 할 때는 학교수업 후 바로 출국해서 공연장 리허설 후 다음날 공연 스케줄이 있었다. 시차와 기후 적응할 시간도 없이 잘 소화해냈다. 아마 프로 연주자의 생활을 위한 훈련 중 하나가 아니였나 생각이 든다. 공연 후 뉴욕 시내에서 먹은 쉑쉑버거의 맛이 일품이었던 것도 기억이 난다.” 

쿠링가이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중고교 콘체르토 콩쿨
쿠링가이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중고교 콘체르토 콩쿨

2022년 국제트럼펫길드(ITG) 컨퍼런스 청소년(Youth) 부문에서 1등 상을 받았다

“그렇다. 국제트럼펫길드(ITG) 컨퍼런스는 매년 미국에서 열리는 가장 큰 트럼펫 컨퍼런스로 그 기간 중 열리는 경연대회는 그야말로 치열한 경쟁률과 높은 수준을 자랑한다. 그 대회에서는 지정된 에튀드(etude)곡을 연주해야 했다. 에튀트곡은 반주없이 오롯이 트렘펫으로 곡의 특성을 살려야하는 곡이었다. 연주를 마치고 빠듯한 일정때문에 시상식에 참가를 못하고 호주로 돌아왔다. 환승하는 공항에서 친구가 1등 수상 소식을 메시지로 알려줬다. 소식을 듣고 호주로 돌아오는 내내 구름위를 타고 날아오는 기분이었다.”

여러 유명 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었는데 특별한 연습 노하우가 있나? 

“트럼펫 악기 특성상 한번에 장시간 연습이 어렵기 때문에 치밀한 계획이 필요하다. 나에겐 몇 가지 연습 철칙이 있다. 연습은 내 자신에게 엄하게, 공연은 너그러워야 한다는 것이다. 매 연습 때마다 무엇이든 한가지는 마스터하도록 노력하는 것이다. 목표가 있을 때 연습도 즐겁고 목표를 달성 했을 때 느끼는 성취감은 다음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원동력이 된다.”

10대 청소년으로 연주 외 다른 취미는?

“요리, 여행 그리고 태권도 등 다양한 취미를 즐기는 편이다. 온가족이 태권도를 하기때문에 자연스럽게 즐기게 되었다. NSW주 대회, 호주 전국대회(National Championship) 등 다양한 대회에서 입상을 하기도 했다. 호주 대표로 참가한 제주도에서 열린 태권도 한마당 대회가 특히 기억에 남는다. 가족이 모두 선수로 출전했고 함께 제주도 여행도 하면서 한국 문화를 체험해서 너무 좋았다.” 

2018 제주 태권도 한마당에 출전한 Jade의 가족사진이 호주 지역 신문에 실렸다
2018 제주 태권도 한마당에 출전한 Jade의 가족사진이 호주 지역 신문에 실렸다

태권도가 제이드에게 어떤 의미인가?

“태권도는 자랑스런 한국의 전통 무예이고 특별히 나에게는 빼 놓을 수 없는 훈련이다. 태권도를 통해 지구력, 근력, 폐활량 등이 좋아지면서 연주하는데 큰 도움이 됐다. 가족이 다 같이 운동을 하면서 같이 시간을 보내며 많은 대화를 할 수 있어서 삶의 활력소라고 말하고 싶다.” 

3월 25일 펜리스 오케스트라 협연을 소개해달라

“펜리스 심포니(Penrith Symphony Orchestra)로부터 작년 쿠링가이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콘체르토대회 입상곡인 아르메니아 출신 작곡가 알렉산더 아르투니안의 ‘아르투니안 트럼펫 콘체르토(Arutunian Trumpet Concerto)’의 협연 요청을 받았다. 콘서트는 3월 25일(토)  오후 7시 30분 펜리스 조안 서덜랜드 공연예술회관(Penrith Joan Sutherland Performing Arts Centre)에서 열린다. (www.pso.org.au 참조) 이 곡은 트럼펫이 보여 줄 수 있는 웅장함과 동시에 로맨틱하고 화려한 곡으로 모든 트럼펫 연주자에게 오랫동안 사랑받고 있는 대곡이다.”

미국에서 열린 2022 International Women’s Brass Conference  에서 Penny Turner Young Artist Award를 수상하는 Jade
미국에서 열린 2022 International Women’s Brass Conference  에서 Penny Turner Young Artist Award를 수상하는 Jade

트럼펫을 연주하면서 언제 큰 보람을 느끼나? 

“트럼펫은 큰 소리를 멋지게 내는 것도 매력이지만 세미하고 섬세한 소리를 낼 수도 있는 광대한 음폭을 가진 악기이다. 트럼펫과 내가 하나가 되어 곡을 연습하고, 연습을 하다보면 악기와 곡이 나의 일부분이 되는 것을 느끼는 순간이 있다. 그리고 그것을 관객들이 느끼고 함께 감동을 받을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 

앞으로의 비전을 소개한다면..

“호주를 대표하는 세계적인 트럼펫 연주자가 되는 것이다. 다음 세대에게 클래식 음악의 아름다움을 전달함과 동시에 악기를 꾸준히 연습하면서 얻을 수 있는 집중력, 인내, 끈기, 절제된 규모 있는 생활습관과 노력을 통해 성공하는 기쁨을 같이 나누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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