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시드니한인회장단 선거를 위해 14일 발표된 ‘34대 호주 시드니 한인회 회장단 선거 공고’와 ‘선거관리위원회 선임 공고’를 놓고 연임에 도전한 강흥원 현 회장과 강대원 선관위원장측과 두 예비 후보인 옥상두 한호커뮤니티포럼 대표(전 스트라스필드 시장)과 유민경 EMH 인더스트리 대표(전 호주한인건설협회장)측이 충돌하면서 갈등이 커지고 있다. 

두 예비 후보측은 18일 스트라스필드에서 모임을 갖고 “강 회장이 선거에 개입하여 비민주적이고 독단적인 행태가 있었다”라고 주장하며 이를 규탄하고 사퇴를 촉구했다.

이들은 “강 회장측이 ‘선관위’ 선출에 대한 사전 공고없이 본인에게 유리하도록 선관위 모집 공고를 시행하고 일방적으로 선출했다. 더욱이 선관위는 4월10일 회의를 통해 후보 자격 요건에 ‘3년 연속 한인회비를 납부하지 않은 경우, 입후보할 수 없다’는 새 조항을 도입했다. 이는 선거의 공정성과 민주성을 훼손시킨 불법 행위”라고 주장하며 선관위 선임 취소와 강 회장의 사퇴를 요구했다.

유민경 예비후보는 덧붙여 “후보등록 일정에 대해서도 4월 17일부터 28일까지 급박하게 등록 기간을 설정한 이유도 궁금하다. 절차상 후보등록을 위한 충분한 기간을 주어야 한다.” 주장했다. 

옥상두 예비후보는 ”34대 한인회장 선출에 있어 자유와 공정, 민주주의 선거 원칙을 위반한 선관위와 현 사태를 유발한 강흥원 현 한인회장과 운영위원회의 파행적 운영을 규탄하며 강 회장의 회장직 사퇴를 촉구한다. 3년 연속 회비 납부 규정 도입은 특정 예비 후보에 대한 후보 등록을 막을 뿐만 아니라 자유 민주주의 근간을 흔드는 행위이다. 강 회장이 지난 3년간 한인회비를 납부했는지 영수증 공개를 요구한다”고 밝혔다. 

옥상두, 유민경 예비후보가 18일 규탄 기자회견을 가졌다
옥상두, 유민경 예비후보가 18일 규탄 기자회견을 가졌다

두 예비 후보는 한인회의 즉각 사퇴 및 새 선거인단에 대한 재공고를 요구하며 이에 불응할 경우, 한인회 선거에 참여하지 않을 것이며 법적 소송을 염두에 두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18일 두 예비후보의 기자회견에는 전 한인회선관위원, 소나무회(회장 최귀자) 회원 등 50여명이 참석해 함께 규탄에 동참했고 공동 서명운동을 진행했다. 

이와 관련, 강대원 선관위원장은 동포 언론사에 두 예비 후보측의 주장을 반박하는 입장문을 보냈다.

강 위원장은 ‘회원은 총회에서 정한 연회비를 납부하여야 한다.(시드니한인회 정관 제9조 1항)’는 한인회 정관을 거론하면서 “회비 납부는 단체에 대한 애정을 보여주는 것이며 ‘해당 단체가 나아가고자 하는 목적에 기여하는 최소한의 행동”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과거 한인회장 선거 때마가 회비 납부 논쟁이 있었다. 무더기 대납 사례도 있었다. 이번 선거에서는 이런 ‘좋지 않은 모양새’를 지양하고 보다 바람직한 한인회장 선거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런 취지에서 이번 선관위는 ‘후보등록 자격’ 중 하나로 ‘선거 당해까지 이전 3년간 연속, 매년 한인회비를 납부한 자’를 추가했다. 선관위의 이 제안을 한인회 운영위에서 승인했다”라고 설명하며 두 예비 후보측의 주장을 반박했다. 

강대원 선관위원장
강대원 선관위원장

동포 언론사들에게 전달한 입장문에서 강 한인회장은 “한인회관 (임대연장) 재계약건이 카운슬에서 5월에 결정될 예정이며 한인회는 이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만약 재계약이 무산된다면 한인회는 새로운 장소를 찾아야 하고 한인회관을 이용했던 여러 동포단체들도 활동에 많은 지장을 받게 된다. 

무엇보다 ‘회관 하나 없는 시드니한인회’라는 오명을 받을 수 있기에 저는 이 작업을 마무리하고자 이번 한인회장 선거에 재출마하기로 결정했다. 이런 와중에 후보 등록을 원하는 일부 동포들 사이에서 저와 한인회를 일방적으로 비난하고 근거 없이 음해하는 일이 일어나고 있으며 ‘성명서’라는 이름으로 이를 문서화하여 배포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라고 밝혔다.

강 회장은 이어 “현재 저는 근거 없이 떠도는 이야기들이 누구에게서 시작됐는지를 파악하고 있으며, 법 전문가를 통해 해당 사항에 법적 조치의 위험성이 있음을 확인한 상태”라고 경고성 내용을 덧붙였다.

그러나 선관위의 규정 변경에 대한 설명은 없었다. 

강흥원 한인회장
강흥원 한인회장

현 사태 전개와 관련, 규탄과 반박을 지켜보는 동포들은 시드니한인회에 대한 관심이 더 없어질 가능성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동포 단체장은 “한인회장 선거는 지난 세번 연속 경선 없이 단독 후보가 그냥 당선됐다. 이는 그만큼 한인회에 대한 관심이 밑바닥까지 추락했다는 의미다. 이런 상황에서 한인회비 납부 조건을 3회 연속 납부자로 갑자기 변경한 것은 후보 등록을 가능한 제한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될 수 있다”라고 비난했다. 

한인회와 선관위는 3회 연속 회비 납부자가 과연 몇명인지 또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는 회비 납부자가 몇명인지 통계를 발표할 필요가 있다. 차제에 정기 총회를 통해 선관위 규정을 변경해 독소조항이 될 수 있는 여지를 없애는 방안도 논의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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