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칼럼은 호주에서 살아가는데 있어 실제적인 정보를 제공하는 가운데 이민자들이 호주 사회로의 순조로운 융합을 돕기 위한 뜻에서 기획되었다. 노인과 장애인 복지 서비스를 포함, 다양한 서비스 분야에서 뜻하지 않게 만나는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기관의 도움으로 이를 잘 극복한 사람들 그리고 자원 봉사자를 포함, 사랑으로 일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와 함께 한인 커뮤니티에서 필요로 하는 내용들을 제공하고자 한다. 이번 칼럼에서는 카스 차일드 케어 서비스 팀에서 일하고 있는 정 정민 교사의 이야기를 들어본다(편집자 주)

St Leonards센터에서의 아이들 수업 모습. 
St Leonards센터에서의 아이들 수업 모습. 

2019년 친구 소개로 국비 지원 취업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되었다. 한국에서 유아교육과 졸업 후 임용고시를 공부하다 시험 전 새로운 경험을 쌓아보려고 이 프로그램을 통해 호주에 2019년 8월에 오게 되었는데 호주에서의 생활은 여러가지 면에서 나와 잘 맞았다. 일하는 것도 너무 재미있다. 더구나 뜻하지 않은 코로나 사태가 내게는 오히려 기회가 되었는데 코로나 때문에 차일드 케어 분야에서 일할 경우 비자가 연장되는 혜택을 받게 된 것이다. 현재 어린이 교사로 카스 차일드 케어 센터에서 근무하고 있다. 

카스와의 인연은 정말 우연이었다. 2022년 10월 차일드 케어 센터에서의 일을 알아보던 중, 한인 커뮤니티 카페에 올라온 구인광고를 보게 되었다. 한인 직원이 접수를 받아 궁금한 점에 대해 자세히 파악할 수 있었고 직원의 친절한 안내로 편하게 지원할 수 있었다.

이력서를 내고 인터뷰를 한 후 운 좋게 바로 취업이 되어 St. Leonards 센터의 만 2~3세 유아 반 룸 리더를 담당하게 되었다. 참고로 카스 차일드 케어 센터는 Hurstville, Campsie 그리고 St Leonards 이렇게 세 곳에서 운영되고 있다. 

만 2-3세를 위한 유아 그룹 이름은 BusyBee반으로 현재 11명(남아8명,여아3명 정도)으로 구성되어 있다. 최근 등원을 시작한 아이 하나를 제외하면 모두 아기 때부터 다니던 아이들이라 아침마다 부모의 품을 떠나 유치원에 오는 것을 매우 즐거워한다. 

St. Leonards 센터는 기차 역에서 나오자마자 위치해 교통이 매우 편리하고 식당, 편의점, 카페, 마트가 유치원 인근에 밀집해 있어 다양한 장점을 갖고 있다. 무엇보다 센터의 원장 선생님, 행정 실장님, 교사들 모두 자상하고 이해심이 깊다. 한국 직장에서 흔히 겪는 수직 관계에서 비롯되는 권위적인 분위기가 아닌 서로 존중하고 자유로운 여건 가운데에서 일할 수 있다는 것은 내가 이 센터를 좋아하는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하다.  

또한 한국에서 배운 것을 호주에서 적용할 수 있다는 것은 매우 유익하고 새로운 경험이 되었다. 내가 맡은 일은 아이들의 발달 관찰, 활동 계획 수립과 실행 그리고 아이들 케어 부분이다. 호주 유치원이 한국과 다른 점으로 가장 강점은 놀이중심 교육을 실천한다는 것이다. 한국도 점점 놀이중심 교육을 강조하지만 여전히 선행 학습에 중점을 두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호주 유아 교육은 그런 면에서 자유롭고 아이들이 더 안전하고 건강하게 놀면서 배울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데 초점을 두는 것 같다.

정 교사는 “엄마와 떨어지기 힘들어하는 아이들이 유치원에서 잘 적응할 때 유치원 교사로서 큰 보람을 느낀다”고.
정 교사는 “엄마와 떨어지기 힘들어하는 아이들이 유치원에서 잘 적응할 때 유치원 교사로서 큰 보람을 느낀다”고.

호주도 유치원 교사들의 전문성과 책임에 비해 임금은 다른 직업들과 비교했을 때 다소 낮지만 호주에서 차일드 케어 에듀케이터의 또 다른 장점은 무엇보다 한국과 비교되는 여건이다. 한국 유치원마다 다르겠지만 비교적 많은 업무량과 박봉, 학부모들의 간섭으로 마음 고생이 심한 경우도 많은데 호주 차일드 케어 에듀케이터의 업무 강도는 적절하고 학부모들과의 관계도 훨씬 좋아 근무 여건이 비교적 양호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유치원에서의 근무는 육체적, 정신적 에너지를 모두 요하는 직업이다. 손목이나 허리, 무릎을 다치기 쉽고 아이들의 안전과 움직임 등 교사들의 세심한 주의가 필요한 부분이 많아 스트레스 받는 일이 적지 않다. 따라서 정신적인 면과 신체적인 면에서 운동이나 취미 생활, 건강한 인간 관계 등을 통한 교사들 스스로의 자기 관리와 건강한 체력이 필수적이다.

그럼에도 차일드 케어 에듀케이터로서 가장 큰 장점은 사랑스럽고 순수한 아이들과 함께 지내면서 매일 신나게 웃으며 일할 수 있다는 점이다.

아이들을 진심으로 대하다 보면 교사의 사랑이 전해지고 아이들의 마음이 열리는 것을 느끼게 된다. 이럴 때 교사로서 가장 큰 보람이 있고 행복하다. 예를 들어 새로 등원하는 아이나 아직 유치원에 적응하지 못한 아이들이 있을 때, 아이가 부모와의 분리로 두려운 마음을 가질 때 센터가 안전하고 편안한 곳이라는 마음을 가질 수 있도록 친근하게 다가가고 아이가 필요로 하는 것을 수시로 체크하고 제공해준다. 이런 노력을 하는 사이 어느 순간 아이와 교사 간의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잘 적응해갈 때 그 아이가 대견하기도 하고 내 자신도 뿌듯하고 보람을 느끼게 된다. 

호주에서 가장 힘들었던 시기는 아무래도 코비드 기간이었다. 호주에 와서 차일드 케어 에듀케이터 자격 이수를 마치고 이제 막 일을 시작하려고 할 때 코로나 바이러스가 퍼져 일을 할 수가 없었다. 첫 록다운 때는 정부가 임시비자 학생들에게 도움을 주지 않아서 생활하는 데 많은 어려움이 있었으나 그 시기를 잘 버티고 나니 그 이후부터는 일도 조금씩 시작할 수 있고 상황이 나아졌다. 

무엇보다 호주 생활에 적응하기 위해 가장 큰 도전이 되는 부분은 영어 문제이다. 

최근 세대간 소통 이벤트로 한인 어르신들과의 영상 만남.
최근 세대간 소통 이벤트로 한인 어르신들과의 영상 만남.

아직도 영어로 하는 의사소통에 어려움이 있어서 매일 호주 뉴스 영상을 시청하고 있다. 그래서 아이엘츠(IELTS) 시험을 보고 호주에서 유아 교사(ECT: Early Childhood Teacher) 과정을 공부할 계획이다. 쉽지 않지만 도전해서 꼭 좋은 결과를 얻어 호주에서 어린이들과 함께 하는 이 길을 오래 걷고 싶다. 그래서 나와 가족, 지인들 모두 건강해서 지금처럼 소소한 행복을 느끼며 열심히 일할 수 있다면 좋겠다. 

개인적으로는 카스를 포함, 한인 커뮤니티에서 열심히 일하는 임시 비자 한인들이 호주에서 일하고 거주할 수 있는 비자를 지원해주는 방안이 열리기를 기대해 본다. 

한편, 카스 Gumnut Early Learning Centre는 캠시(CELC@cass.org.au), St Leonards (SLELC@cass.org.au), Hurstville (HELC@cass.org.au) 센터 이렇게 세 곳에서 0-5살 어린이 대상으로 운영되고 있다. 또한 집에서 유아교육 커리어를 쌓을 수 있는 CASS Family Day Care로 그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카스 칼럼은 유튜브 영상으로도 제작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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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스 차일드 케어 팀 상담 및 문의: 

- 사라 김 (차일드 케어 팀) 0420 316 707 Sarah_Kim@cass.org.au

-  애나 전(패밀리데이 케어 팀) 0412 209 756 Anna_Jun@cass.org.au

● 유튜브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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