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슨 데이 (사진 출처: 연합뉴스)
제이슨 데이 (사진 출처: 연합뉴스)

15일(호주 시간) 호주 골프계는 '희비가 교차하는 날'이었다.

남자 프로선수 제이슨 데이(Jason Day)가 5년 만에 첫 PGA 대회 우승으로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그러나 호주 최상위 여자 프로골퍼인 이민지는 LPGA 파운더즈컵 대회에서 공동 선두로 연장전에 갔지만 한국의 고진영에게 밀려 우승컵을 놓쳤다. 이 대회 디펜딩 챔피언인 이민지는  2년 연속 우승 기록의 꿈이 좌절됐다.

15일(호주시간) 미국 텍사스주 매키니의 TPC 크레이그 랜치(파71)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AT&T 바이런 넬슨대회(총상금 미화 950만 달러)에서 호주의 데이슨 데이가 5년 만에 PGA 투어 정상에 오르는 감격을 누렸다.

이날 9언더파 62타를 몰아친 데이는 최종 라운드에서 23언더파 261타로 우승을 차지했다. 공동선두로 출발했던 오스틴 애크로트(미국)가 6타를 줄인 끝에 김시우(한국)와 함께 공동 2위가 됐다. 

데이는 2018년 5월 웰스파고 챔피언십에서 통산 12승 고지에 오른 이후 무려 1천835일 만이다. 그는 그동안 105개 대회를 우승 없이 보냈다.

2015년 5승, 2016년 3승 등으로 세계랭킹 1위에 올랐던 데이는 고질병인 허리 통증 등으로 겪었던 긴 부진을 벗어났다.

마침 이 대회는 2010년 데이가 PGA 투어 첫 우승을 거둔 곳이라 기쁨이 더 했다. 데이는 "한동안 힘들었다. 오늘 경기는 아주 특별했다. 지난 몇 년 동안 나아지려고 노력한 보람을 찾았다. 딱 1천835일이 걸렸다"면서 "허리 통증 때문에 망가진 스윙을 되돌리려는 노력을 멈추지 않았다. 3년 동안 허리 부상이 이어졌지만 이겨냈다. 지금은 건강하다. 다시 우승할 수 있게 되어 기쁘다"고 말했다.

이날은 미국의 '어머니 날'이라서 데이는 작년에 암으로 세상을 떠난 어머니를 떠올리며 울먹였다. 데이의 어머니는 막일을 하면서 아들을 세계적 골프 선수로 키웠고, 데이는 이런 어머니를 극진하게 보살핀 효자였다.

김시우(한국)는 4R에서 보기 하나 없이 버디만 8개를 잡아내며  8언더파 63타를 몰아쳤다. 선두와 2타 이내에 10여명이 몰리는 치열한 각축전 속에서 김시우가 16번 홀(파4) 1m 버디로 데이에 1타차로 따라붙었다. 18번 홀(파5)에서 버디를 뽑아내며 공동선두에 올랐지만, 데이가 곧바로 버디 퍼트를 집어넣어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가지는 못했다.

84만5천500달러의 공동 2위 상금을 받은 김시우는 PGA 투어 통산 4승을 올린 그는 준우승도 이번이 네 번째다. 시즌 톱10 진입도 네 번째로 늘렸다. 

이민지 파운저스컵 준우승(사진 출처: 연합뉴스)
이민지 파운저스컵 준우승(사진 출처: 연합뉴스)

 

한국 여자 골프 간판 고진영 파운더스컵 최초 3회 우승

호주 카리 웹 2회, 이민지 1회 우승 

15일(호주시간) 미국 뉴저지주 클리프턴의 어퍼 몽클레어 컨트리클럽(파72•6천536야드)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코그니전트 파운더스컵(총상금 미화 300만 달러) 대회에서 이민지와 고진영은 최종 합계 13언더파 275타로 동타를 이룬 뒤 1차 연장전에서 고진영이 이민지를 제치고 우승을 차지했다. 우승 상금은 미화 45만 달러다.

3라운드까지 선두 이민지에게 4타 뒤진 공동 4위였던 고진영은 최종 라운드 전반 이민지가 주춤한 사이 추격전에 나섰다.

이민지는 6번 홀(파3) 티샷을 물에 빠뜨린 여파로 더블 보기를 적어낸 뒤 다음 홀(파4) 버디로 만회했으나 전반엔 한 타를 잃었다.

이민지의 두 조 앞에서 경기한 고진영은 3∼4번 연속 버디와 7번 홀(파4) 버디로 공동 선두에 올라 치열한 우승 경쟁을 벌였다.

고진영이 12번 홀(파5)에서 투온 투퍼트 버디로 먼저 치고 나갔으나 이민지는 11번 홀(파4)에서 까다로운 버디 퍼트를 떨어뜨려 다시 균형을 맞췄고 12번 홀 버디로 단독 선두를 되찾았다. 이어 이민지는 15번 홀(파3)에서 완벽한 티샷으로 버디 기회를 만든 뒤 놓치지 않고 고진영과의 격차를 두 타로 벌렸다.

하지만 고진영의 뒷심은 꺾이지 않았다. 17번 홀(파3) 티샷을 그린 주변 벙커에 빠뜨린 뒤 날카로운 벙커샷으로 홀을 직접 노렸으나 스치고 지나가 아쉬움을 삼킨 고진영은 이민지의 16번 홀(파4) 보기로 한 타 차로 따라붙었다.

이어 고진영은 마지막 18번 홀(파4)에서 어려운 내리막 중거리 퍼트를 넣으며 동타로 먼저 경기를 마쳤고, 이후 이민지가 타수를 줄이지 못하며 연장전이 성사됐다.

고진영 (사진 출처: 연합뉴스)
고진영 (사진 출처: 연합뉴스)

기세가 오른 고진영은 18번 홀에서 이어진 첫 번째 연장전에서 승부를 갈랐다. 고진영이 이민지보다 훨씬 먼 버디 퍼트를 남겨뒀으나 홀 가까이 붙여 파를 지켜냈고, 이민지는 버디 퍼트를 흘려보낸 뒤 파 퍼트마저 놓치며 대회 2연패 문턱에서 돌아섰다.

고진영은 올해 3월 HSBC 위민스 월드 챔피언십 이후 약 두 달 만에 승수를 추가, LPGA 투어에서 시즌 두 번째이자 통산 15번째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이번 시즌 LPGA 투어 9개 대회를 치른 가운데 고진영은 한국 선수 중 유일한 우승자로 자존심을 세웠다.

고진영은 2019년과 2021년에 이어 파운더스컵에서만 세 번째 우승을 거뒀다. LPGA 투어를 창설한 '파운더스'의 업적을 기리는 의미를 지닌 파운더스컵에서 세 차례 우승한 선수는 고진영이 유일하다. 2회 우승도 고진영 외엔 카리 웹(호주•2011년, 2014년)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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