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공항 국제선 터미널의 출국(departure) 항공 안내판 
                                            시드니공항 국제선 터미널의 출국(departure) 항공 안내판 

호주인들이 생계비 압박으로 인해 팬데믹 이후 작년부터 자유화된 해외 여행을 포기하고 있다. 파인더(Finder)의 조사에 따르면, 호주인 3명 중 1명에게 해외여행은 엄두도 못 내고 있다. 

이 조사에 응한 호주인의 약 37%는 현재 해외여행을 감당할 여력이 없다고 밝혔다. 27%는 해외에서 휴가를 보내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답변했다.

파인더의 여행보험 전문가인 제임스 마틴은 “생계비 상승이 식료품에서 휘발유, 보험료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항공 비용도  예외는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많은 사람이 생활비를 줄일 방법을 찾고 있어서 필수 품목이 아닌 재량적 지출(discretionary spending)이 뒷전으로 밀려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문화유흥, 여행, 외식 및 파티, 선물 구매 등이 대표적인 재량적 지출 항목에 속한다. 

금리, 생활비, 물가 상승과 함께 항공료는 코로나 팬데믹 이전보다도 비싸졌다는 점도 항공 여행을 꺼리는 요인 중 하나다. 

퀸즐랜드대학 관광 전문가인 개비 월터스(Gabby Walters) 부교수는 “사람들은 여행할 필요가 없다”며 “그들의 임금, 수입, 재량 소득은 생계비 상승으로 인해 훨씬 줄었다”고 더 뉴 데일리에 말했다.

파인더에 따르면, 팬데믹 이전인 2017년과 2018년 멜번에서 런던으로 가는 평균 항공편 가격은 약 1,412달러였다. 현재 동일한 노선의 평균 가격은 약 2,600달러다. 거의 두배 가량 오른 셈이다. 

월터스 부교수는 근본적으로 연료비가 올랐다고 설명했다. 이에 더해, 항공사들은 팬데믹 기간 동안의 막대한 피해를 회복하려고 여전히 애쓰고 있다.

그는 “호주는 요새(a fortress)였다. 우리 국경은 거의 2년간 폐쇄됐다. 그래서 우리는 한 국가로서 이것에 큰 영향을 받는다. 호주를 떠나는 사람뿐만 아니라 들어오는 사람도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호주는 국제 시장, 특히 장거리 노선에서 강력한 회복을 당장 보지는 못할 수 있다. 이는 호주가 여행객을 놓칠 뿐만 아니라, 청년 노동자들도 잃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월터스 부교수는 “이는 특히 지방에서 관광 및 숙박・요식업이 이미 어려움을 겪고 있는 노동 공급과 노동력에 영향을 미친다”라고 지적했다.

해외여행이 비싸졌다는 것은 뒤집어 보면 국내 여행의 수요가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 

월터스 부교수는 “그것은 국내 관광과 지역 행선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사람들이 도로에서 멈춰서서 탐험하고 가보지 않은 길을 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큰 돈을 들이지 않고 여행에 대한 갈증을 해소하려면 캠핑이나 스테이케이션(staycation)이 대안이 될 수 있다. 근거리 여행지를 찾아 캠핑을 떠나면, 1박에 수백 달러에 이르는 호텔 숙박비를 아낄 수 있다. 집이나 집 근처에 휴가를 즐기는 스테이케이션은 인근 명소를 탐험할 기회를 준다. 

그런 이유 때문에 연휴(long-weekend) 시작과 마지막 날 대도시를 연결하는 주요 간선도로는 심각한 교통체증을 겪고 있다. 시드니 경우, 센트럴코스와 뉴캐슬로 가는 M1도로, 울릉공 구간, 블루마운틴을 연결하는 도로가 연휴 기간 중 정체 현상을 빚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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