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NSW 주정부의 ‘업타운 지원금’(약 20만 달러)을 받는 21개의 지역사회 프로그램이 선정 발표됐는데 ‘이스트우드 코리아타운’이 포함됐다. 

지역사회의 한인 사업자들이 중심이 돼 시의회의 지원을 받으며 추진하는 ‘상권 활성화 계획’이 주정부의 펀딩을 받게된 것은 아마도 NSW에서 이번이 처음일 듯 싶다. 그만큼 축하를 하며 여러 해 동안 수고를 한 관계자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흔히 ‘이스트우드 한인상우회’로 불리는 사업자단체는 명칭이 변경돼 혼동될 수 있다. 종전에는 이스트우드한인상공인회(Korean Chamber of Coomerce in Eastwood: KCCE), 현재는 KCCR(Korean Community Commerce in the city of Ryde: 라이드시 한인상공인회)이다. 전임 박종훈 회장 때 KCCR로 변경 등록됐고 현재 고홍진 회장이 봉사하고 있다.

사실 필자는 이스트우드한인상공인회 시절 몇 년 동안 회장을 역임했기 때문에 커뮤니티 사업자단체가 제구실을 하는 것이 매우 어렵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 그러기에 이번 지원금 선정을 축하하면서 앞으로 발전에 더욱 좋은 계기가 됐으면 하는 마음에서 이 글을 쓴다.

라이드시가 거의 10년 전 이스트우드의 한인 상권이 밀집된 로우 스트리트 동쪽(Rowe Street East) 길거리 재정비 사업을 진행했다. 이 사업을 할 때 당시 상공인연합회를 통해 사업자들의 의견을 수렴했다. 중앙 분리대가 생기는 도로 공사를 해야 하기 때문에 길거리 주차 공간이 상당 기간(공사 완공에 1년 넘게 걸렸다) 없어지는 불편함을 감수해야 했다. 찬반 투표에서 85% 이상의 찬성을 확인한 뒤 공사가 진행됐다. 당시 약 250만 달러의 시예산이 한인 상권을 위해 지출됐다. 그 진행 과정에 KCCE가 협의 파트너였다.  

그리고 약 2년 전 한인 상권 한 복판인 라이드시 부지의 방문자용 (2시간 무료) 공용주차 빌딩을 완공해 약 150여대의 주차 공간을 증설했다. 이 사업은 시 입장에서 규모가 큰 만큼 우여곡절이 있었다. 

당시 교통부(자유당 주정부)가 방문자용이 아닌 출퇴근자용 주차장(commuter carpark) 신축 계획을 발표했다. 시 부지 옆에 있는 한인 업소 2개를 강제 수용한다는 내용도 포함돼 충격을 주었다. 

이 계획에 대해 주민들과 사업자, 방문자 대부분은 반대했다. 이들은 출퇴근자용 주차장 위치 선정이 잘 못됐고 상권 활성화와 주차난 완화를 위해 방문자용 공용주차장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며 반대했다. 라이드 지역구 주의원(빅토 도미넬로 전 장관)에게 이 계획의 취소를 요구했지만 그는 교통부 결정을 번복할 수 없다며 사실상 취소 요청을 거부했다. 이에 KCCE는 최후 수단으로 한인은 물론 중국인 커뮤니티 주민들의 서명(약 8천명)을 받아 청원서를 제출했다. 그러고 나서야 로우 스트리트 이스트의 출퇴근자용 주차장 건설 계획이란 무리수가 전면 백지화됐다. 이때까지 필자가 KCCE 회장이었다. 

그 후 라이드시의 제롬 락살 시장(노동당) 재임시 방문자용(2시간 무료) 공용 주차빌딩 신축 계획이 발표됐고 주정부의  승인을 받아 신속 추진해 2년 전 완공됐다. 라이드시가 약 1천만 달러의 예산을 부담했다. 이 과정에서 KCCR이 시의회와 긴밀한 협조 관계를 유지해 왔다.

위 에피소드에서 본 것처럼 주민들과 사업자들이 뭉치면 지역사회 여론을 무시한 무리수를 취소시킬 수 있다는 교훈을 얻은 셈이다. 약 50명의 사업자가 모이면 시의회는 물론 주의원, 연방 의원도 무시할 수 없는 힘을 발휘할 수 있다.  

주차장은 상권 발전에 가장 기본적인 요건이라는 점에서 150여대의 공간이 늘어난 점은 한인 커뮤니티에게 큰 선물이다.   

이제 이 주차빌딩 위에 커뮤니티센터를 건축했으면 하는 희망 사항이 거론된다. 예산 부담 등 해결 과제가 있지만 지역사회와 상권, 시와 주정부, 연방 의원 등 관계자들이 머리를 맞대면 해결 방안이 충분히 나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그 과정에도 KCCR이 핵심 역할을 해야 함은 물론이다. ‘선(先) 참여, 후(後) 요구’ 자세가 중요함을 일깨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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