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자와 난민이 보유한 기술을 활용하면 호주 경제에 연간 10억 달러 이상을 기여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하지만 실상은 해외에서 습득한 기술을 인정받는 이민자는 4명 중 1명에 불과하다.

이민자 옹호 단체와 복지 단체로 구성된 한 컨소시엄이 발표한 한 보고서는 이민자와 난민의 잠재력을 제한하는 장벽을 부수기 위한 기술 인정 과정 개혁을 촉구했다.

보고서에 담긴 무함마드 주바이르 하루니의 사례는 비효율적인 호주 이민 시스템의 문제를 상징적으로 드러낸다.

탈레반의 통치를 피해 18개월 전에 호주에 도착한 하루니가 그의 전문성에 부합하는 일자리를 얻는 데 마주한 가장 큰 장애물은 이민자라는 지위였다.

하루니는 유엔(UN)에서 HIV 프로그램 전문가로 일했으며, 아프가니스탄에서 15년의 의료 경력을 쌓은 베테랑 의사다. 

하지만 호주에서 그는 해외 경력을 인정받으려고 노력하는 수많은 이민자 중 한 명일 뿐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민자 4명 중 1명은 보유한 기술 수준 아래 분야에서 일하고 있다.

하루니는 “도착한 이후로 내 자격이 고려되지 않아서 정말로 답답했다. 호주에서 실제로 수료한 석사 학위도 차이를 만들어내지 못했다”고 말했다.

결국 그는 NSW 교통부에서 초보적인 역할을 맡는 것에 머물렀다. 그 일을 의미 있게 생각하고 있지만, 자신이 할 수 있는 전문 영역을 발휘하는 직업은 아니다. 

호주에서 해외 자격을 인정받기 어렵다는 것은 알려진 사실이다. 2006년 생산성 위원회는 이를 “복잡하고, 많은 시간이 소요되며, 관료적인 과정”이라고 지적했다.

영구적으로 호주에 온 이민자가 고등학교 다음 교육과정을 인정받는 경우는 33% 수준이다. 

호주는 전국적으로 35만 개의 숙련직 일자리가 비어 있는 기술 부족 국가다. 286개의 직업에 일할 사람이 부족하다. 엔지니어 부문에는 무려 3만 명의 기술자가 필요하다. 그런데 이 부문 기술을 갖춘 이민자의 절반은 실업 상태이거나 전혀 다른 부문에서 일하고 있다. 자격과 경력을 인정받지 못하기 때문이다. 

숙련된 기술자를 활용하지 않아서 손실되는 임금은 5년마다 12억 5,000만 달러로 추산된다. 난민들에게 새 사업을 시작할 수 있도록 지원하면 10년 안에 연간 10억 달러 경제 효과를 창출할 수 있다.

이번 보고서는 이러한 노동 공급 문제를 완화할 수 있도록 더 많은 이민자를 투입하기 위한 개혁을 요구했다. 이러한 개혁에는 자격 인정 시스템 개선, 이주 노동자 보호 강화, 임시 비자 노동 권리 검토, 공공과 민간 부문 간 파트너십 구축, 영어 요구 사항 개혁 등이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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