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년(calendar year)과 회계연도(financial year)가 동일하게  1월 1일에 시작하는 한국과는 달리 호주에서는 매년 7월 1일 회계연도가 시작된다. 지난 주 토요일 (7월 1일) 2023-24 회계연도가 시작되었다. 정부, 기업, 공공기관, 가계는 각각 새로운 계획을 세우고 이에 따라 운영을 시작했다. 경제 성장률 감소, 실업률 증가가 예상되고 있는 상황에서 노동당 정부는 대규모 국책 사업 대신 여러가지 복지 혜택을 늘렸다. 바람직한 일이다. 어린이집 보조금 인상, 전력 사용료 보조금 지급 등의 정책은 저소득층 가계에 즉각 도움을 줄 것이다. 

호주에서 합법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한 개의 기업으로서 한호일보에게도 2023년 7월 1일은 중요한 날이었다. 회사 내에도 여러가지 변화가 있었다. 그 중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편집인의 교체일 것이다. 지난 주 지면을 통해 전달되었듯이 고직순 전 편집인이 한호일보를 떠났다. 많은 한호일보 독자들이 이 소식에 놀라거나 안타까와 했다. 많은 교민들이 한호일보를 고직순 전 편집인과 등치 시켜 온 것도 사실이다. 실제로 고 전 편집인은 호주동아시절부터 신문사의 중추적인 역할을 해 왔다. 

고 전 편집인은 필자에게도 특별한 인물이다. 개인적으로 그가 호주에서 유일한 진짜 기자라고 생각해 왔고 그에게서 기자가 무엇인지에 대해 배웠다. 필자 뿐 아니라 현 편집부를 구성하고 있는 모든 구성원들에게 고 전 편집인은 신뢰할 수 있는 "스승"이었다. 그가 있어 교민 언론계가 어느 정도 수준을 유지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고 전 편집인이 한호일보를 떠나는 것을 가장 아쉬워하는 사람들이 현재의 편집부 인력들일 수 밖에 없다. 더 함께 할 수 없게 된 것에 대한 아쉬움과 미안함이 있다. 그가 가는 모든 길을 축복하기 원한다.

새롭게 편집부를 맡게 된 책임자로서 한호일보가 나아갈 방향에 대해 세 가지 정도를 제시하고자 한다.

첫째로 한호일보는 온라인 미디어 플랫폼에 더 잘 적응해 나갈 것이다. 한호일보가 오래전부터 변화된 미디어 환경에 대처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교민 사회 최초로 개발된 아이탭이라는 신문 플랫폼이 그 노력을 보여준다. 종이 신문에서 온라인으로 변경되어 오던 미디어 생태계 변화는 팬데믹을 거치면서 더욱 심화되었다. 

특히 MZ로 상징되는 젊은 세대는 활자보다 영상을 훨씬 더 선호하는 상황이다. 한호일보도 이 변화에 더욱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할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한호일보/아이탭 유튜브 채널을 적극 활용하고, 페이스 북, 인스타그램을 통해 젊은 층의 유입을 유도할 것이다.

둘째로 한호일보는 교민 사회에 더 가깝게 다가갈 것이다. 한호일보가 교민 사회를 대표하는 커뮤니티 신문으로서의 색채를 더욱 분명히 하기 원한다. 그 역할을 감당하기 위해 한호일보는 공동체 뉴스를 발굴하고 보도하는데 더 많은 힘을 쓸 것이다. 교민들의 성공 스토리 뿐 아니라 실패한 이야기 마음 아픈 이야기를 교민 사회에 나누는 신문이 될 것이다. 구체적으로 한인 기업인 인터뷰, 장애아를 키우는 가정에 대한 심층 보도, 각계에 진출한 2세들의 이야기 등을 다룰 것이다.

셋째로 한호일보는 그 동안 선배들이 이루고 물려준 유산을 지켜 나갈 것이다. 한호일보 구성원들은 그 동안 한호일보가 교민 사회를 대표하는 신문이라는 자부심을 가지고 일해 왔다. 비록 가장 많은 독자를 가지고 있는 신문은 아닐지라도 호주 사회의 중요한 정보를 가장 정확하게 전달해 온 신문사인 것은 틀림이 없다. 앞으로도 한호일보는 교민 생활에 영향을 끼치는 호주 사회 정치/경제 뉴스를 빠르고 정확하게 전달하는데 노력을 다 할 것이다.

한호일보의 변화에 우려 섞인 시선을 보내는 분들도 계시지만 회사내의 분위기는 밝고 긍정적이다. 한호일보가 교민 사회에 더욱 필요한 신문이 될 수 있도록 응원해 주길 독자들에게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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