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칼럼은 호주에서 살아가는데 있어 실제적인 정보를 제공하는 가운데 이민자들이 호주 사회로의 순조로운 융합을 돕기 위한 뜻에서 기획되었다. 노인과 장애인 복지 서비스를 포함, 다양한 서비스 분야에서 뜻하지 않게 만나는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기관의 도움으로 이를 잘 극복한 사람들 그리고 자원 봉사자를 포함, 사랑으로 일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와 함께 한인 커뮤니티에서 필요로 하는 내용들을 제공하고자 한다. 이번 칼럼에서는 버큼힐에서 패밀리 데이 케어 센터를 운영하고 있는 조슬린 선생님의 이야기를 소개한다 (편집자주).

2019년 당시 버큼힐 패밀리 데이 케어 센터 스포츠 선생님이 산타로 분장한 ‘7월의 크리스마스 파티’ 모습.
2019년 당시 버큼힐 패밀리 데이 케어 센터 스포츠 선생님이 산타로 분장한 ‘7월의 크리스마스 파티’ 모습.

1997년 대학을 다니던 중 호주로 유학 오면서 호주와의 첫 인연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당시 언어장벽 등 여러가지로 힘든 일이 많아 공부를 다 마치지 못하고 한국에 돌아갔다. 결혼 후에는 호주 차일드 케어 관련 학위 취득 후 한국에 영어 유치원을 차려야겠다는 목표로 2001년 호주를 다시 찾게 되었다. 차일드 케어 공부를 하면서 현지 유치원 견학 경험은 참으로 큰 도움이 되었다. 특히 멕콰리 대학교 내 ‘Mia Mia’ 라는 유치원을 방문했을 때는 “내 아이는 한국보다는 호주의 이런 유치원에서 키우고 싶다” 라는 생각이 들만큼 커리큘럼이나 유치원 환경이 너무 마음에 들었고 호주에서의 여유로워 보이는 육아 환경이 참으로 인상적이었다. 실제로 첫 아이는 오랜 시간을 기다린 끝에 ‘Mia Mia’에 다닐 수 있게 되었다. 또 훌륭한 센터에서 좋은 경험을 많이 쌓을 수 있었다. North Sydney MLC빌딩 내에 있는 차일드 케어 센터, St Leonards SBS  방송국과 Artarmon소재 차일드 케어 센터 및 아프터 스쿨 케어 센터, Chatswood의 차일드 케어 센터, 카운슬에서 운영하고 있는 vacation care   그리고 친구가 운영하는 센터.. 기회가 주어지는 대로 최대한 많은 경험을 쌓고자 노력했다. 나중에 호주에 정착하게 되는 결심을 하게 된 것도 이 때의 경험이 많은 영향을 미쳤던 것 같다. 

‘세계로 떠나요’라는 주제로 만든 아이들의 작품
‘세계로 떠나요’라는 주제로 만든 아이들의 작품

한국으로 돌아가 영어 유치원을 차리겠다는 계획은 호주에 정착하고 싶다는 바램으로 바뀌었고 유아 교육 공부가 끝나자 마자 법무사와의 상담을 거쳐 회계학으로 다시 대학 공부를 하게 되었다. 당시에는 기술 이민을 하려면 유아 교육 학위로는 점수가 부족했기 때문이다. 이런 노력으로 영주권을 취득했고 학교 졸업 전 운 좋게도 어느 호주 회사 주니어 회계사로 취업할 수 있었다. 그렇게 6년간 한 회사에서 일하면서 이민 법무사 자격증도 따고 경력을 쌓는 데에 집중했지만 우리 부부 둘 다 직장을 다니는 현실 속에서 돕는 가족없이 육아를 감당하는 일은 너무 벅찼다.  아이가 아파도 회사 눈치를 봐야 하는 상황이 제일 힘들어 아쉽지만 직장을 그만두었다. 

그러다 정말 우연한 기회에 패밀리 데이 케어를 운영하는 지인을 통해 적절한 도움을 받아 패밀리 데이 케어를 시작했다. 센터 문을 연 지 올해로 5년 째에 접어들고 있다. 

해당 센터에는 400여종이 넘는 다양한 보드게임 포함, 재미있게 가지고 놀 수 있는 교구들이 많이 구비되어 있다.  
해당 센터에는 400여종이 넘는 다양한 보드게임 포함, 재미있게 가지고 놀 수 있는 교구들이 많이 구비되어 있다.  

패밀리 데이 케어를 운영하고 싶었던 가장 큰 이유는 내 자녀 케어 하는 부분과 일과의 균형을 적절히 맞출 수 있다는 점으로 특히 하교 후에도 집에 엄마가 있다는 사실은 아이들로 하여금 안정감을 갖게 해준다. 또 직장으로 출퇴근하는 등의 일로 불필요한 체력과 시간 낭비를 안 해도 된다는 점에서 단점보다는 장점이 많다. 물론 학교 행사 참여 등 제약이 없을 수는 없으나 엄마가 일하는 모습을 가까이서 볼 수 있어서인지 아이들은 열심히 일하는 엄마의 모습을 보면서 고마워한다. 또 균형 있는 식단을 늘 준비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우리 아이들도 홈메이드 음식과 간식을 적시에 제공받는 혜택을 누리게 된다. 우리 센터에 대한 어머니들의 리뷰가 좋은데 특히 어머니들이 ‘버큼힐 맛집’이라고 해주실만큼 그 중 음식에 대한 굿 리뷰가 많다. 큰 아이가 8학년, 작은 아이가 5학년으로 중요한 시기를 지나가고 있다. 만약 내가 직장인이었다면 풀타임으로 일하는 게 현실적으로 불가능했을 것이고 수입에도 큰 차이가 있어 지금처럼 재정적으로 편하게 지원하지 못했을 것이다. 유치원 운영시간에는 외출할 수 없기 때문에 두 아이 사교육 활동을 저녁이나 주말로 정해서 하고 있는데 이 또한 내게는 그리 크게 불편하지 않다. 물론 아이들이 학교에 가 있는 동안 친구들과 커피를 마시며 쇼핑도 하고 싶은 마음이야 왜 없겠는가. 하지만 어린아이들을 돌보는 일에 대한 보람과 만족감이 커서 더 열심히 일할 수 있었고 5년이란 짧지 않은 시간 지치지 않고 버틸 수 있었다.

기저귀를 떼고, 학교를 가고…아이들의 성장과정을 학부모들과 함께 지켜보는 기쁨 또한 크다. 
기저귀를 떼고, 학교를 가고…아이들의 성장과정을 학부모들과 함께 지켜보는 기쁨 또한 크다. 

카스 패밀리 데이 케어는 내게 생소했지만 평판이 좋았다. 무엇보다 규모가 큰 조직이면서 차일드 케어 포함, 노인/ 장애인/ 정착 서비스를 통해 다문화 커뮤니티에 기여하고 있고 스킴(Scheme)* 운영 방식이 이익 창출이 아니란 면에서 신뢰할 수 있었다. 오랜 고민 끝에 원래 함께 하던 스킴에서 옮겨 추천을 받아 카스와 인연을 맺게 되었다. 카스와는 작년 8월부터 함께 일하게 되었는데 스킴 규모가 크다 보니 코디네이터 선생님 이외에도 각 분야 전문적인 직원들이 있어서 세분화되고 상황에 맞는 지원, 정확한 정보를 신속하게 제공받을 수 있는 점 등 업무 효율적인 측면에서 큰 도움이 된다. 

교육 프로그램은 미리 준비된 계획에 따라 진행하지만 날씨나 원생들 눈 높이와 개개인에 촛점을 맞춘 세심한 케어를 하고 있다. 또한400여종이 넘는 다양한 보드게임을 통해 아이들은 교구들을 장난감처럼 가지고 놀 수 있는 점 등 재미와 지적능력 향상에 도움이 되는 유익한 교육환경을 제공하고 있다.  

패밀리 데이케어 센터를 운영하는 것은 내 사업하는 것과 마찬가지이고 어느 분야에서나 마찬가지겠지만 이민자로서 특히 다른 가족의 자녀를 돌보는 일은 그 무엇보다 책임감이 요구된다. 지나오면서 힘든 상황도 많았다. 특히 코로나 시기에 내 자신과 가족의 건강을 챙기기보다는 일하는 부모들을 생각해서 문 닫지 않고 지속적으로 운영을 해야 했던 점이 가장 어려웠던 것 같다. 특히 그 시기에는 수입도 현저히 줄었는데 마스크와 손 세정제 등 구입으로 수입은 줄고 지출은 늘어 재정적으로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었다. 더구나 시아버님이 돌아가셨을 때는 출국하게 되면 원하는 일정에 돌아올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질 수 없는 상황이어서 우리 가족 모두 한국에 가지 못했다. 더구나 장례식 날에도 아이들을 평소처럼 돌보며 아버지와의 이별을 편히 슬퍼할 수 없었던 그날의 기억은 지금도 아픔으로 남아있다.

하지만 이 길을 기쁘게 갈 수 있는 보람 있는 일은 참으로 많다. 무엇보다 5년째 운영을 하다 보니 졸업생 친구들이 찾아올 때의 기쁨은 남다르다. 어린 아이로 처음 왔었는데 어느 새 말도 배우고, 기저귀를 떼고, 학교를 가고…그 성장 과정을 학부모들과 함께 공유할 수 있는 점, 그리고 학부모와 선생님으로서 친구가 되어 좋은 인연으로 이어가고 있는 점들.. 모두가 감사하다.

한편, 최근 페밀리 데이 케어 센터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카스에서는 ‘Family Day Care창업 정보 세미나’를 8월21일(월) 오전10시, 카스(CASS) 라이드 사회복지 서비스 지원센터에서 진행한다. 예약 필수. 문의: 0412 209 756 (Anna)

(스킴(Scheme)*: 다음 주 ‘카스 칼럼 48’에서는 패밀리 데이 케어 센터에서의 스킴 등에 대한 내용을 소개할 예정이다). 

(카스 칼럼은 유튜브 영상으로도 제작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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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라 김 (차일드 케어 팀) 0420 316 707, Sarah_Kim@cass.org.au 

 - 애나 전(패밀리 데이 케어 팀) 0412 209 756, Anna_Jun@cass.org.a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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