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사람들은 참 특이하다. 박터지게 싸울때는 언제고 어려우면 하나로 뭉치는 민족이다.”

이스트우드 코리아타운 조성이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주정부 업타운 지원금 20만불, 카운슬 거리 조성 비용으로 10만불을 지원받아 거리가 변하고 있다. 프로젝트 일선에서 목소리를 내고 발로 뛰는 박종훈 프로젝트 매니저를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KCCR 박종훈 프로젝트 매니저
KCCR 박종훈 프로젝트 매니저

KCCR이 어떤 단체인가?

KCCR은 비영리단체로, Korean Community of Chambers in the City of Ryde 의 약자를 사용하고 있다. 처음 이 단체의 초석은 20년전에 선배님들이 조직했던 이스트우드 상우회였다. 그렇게 이어오던 단체이고 내가 회장을 맡았을 때 라이드시에서 이스트우드를 넘어서 라이드에 있는 한인들을 대표해서 일을 해주면 어떻겠냐는 제안을 받아서 카운슬과 함께 이름을 만들었다. 라이드상우회를 의미하는 이름이고, 그렇게 활동하는 단체이다. 7년전쯤에 이스트우드 로우 스트릿(Rowe St East) 업그레이드를 하는 프로젝트가 있었는데, 9개월정도 도로공사를 하면서 장사에 피해가 됐다. 그때 한인 분들이 뭉치셔서, 어떤분들은 카운슬이랑 싸우기도 하시고 한인들의 목소리를 대표하는 기관이 필요하겠구나 생각을 하면서 그때부터 조금씩 다시 모이기 시작했다. 

KCCR에서 여러가지 활동들을 해왔는데,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이 있다면 무엇인가?

코로나 팬데믹때 이스트우드 화개장터 사장님이 찾아오셔서 청년들이 굶고있다고 이야기하시면서 막 눈물을 흘리셨다. 그때는 안믿었다. 요즘 세상에 굶는 사람이 어디있냐, 말이 안된다고 대답했다. 그런데 정말 청년들이 굶고 있었다. 아, 이게 무슨 난린가 싶었다. 처음에는 화개장터 사장님이 도시락을 20개씩 매일 주신다고 하셔서 그것을 시작으로 상우회분들도 알음알음 기부를 해주셨다. 푸지미, 동방잔치, 라이라이, 이스트우드 마트에서 도시락을 제공 해주시고 그 다음에는 물품들이 오기 시작했었다. 그게 여기저기 알려져서 유튜버들이나 황세준 PD도 와서 취재를 하고 그랬었다. 그때 정말 굶고 있다가 이스트우드에 와서 감사하다고 눈물 흘리면서 도시락을 받아간 청년들이 꽤 많았다.계산을 해보니 물품, 후원들어온게 6만 5천불 가량이었다. 4달을 하루도 안쉬고 그렇게 청년들을 위해서 나눔행사를 했었고 가끔 그때 도움을 받았던 청년들이 페이스북으로 연락이 온다. 그때 참 감사했다고 그 일이 오랫동안 마음에 계속 남아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그래서 이번에 한인단체분들이 힘을 합쳐서 그게 오천불이든 오만불이든 코리아타운을 위해서도 써야겠지만 50%정도는 청년들을 위해 무료 바우처를 나눠주려고 생각중이다. 

KCCR 박종훈 프로젝트 매니저, 이선하 부회장
KCCR 박종훈 프로젝트 매니저, 이선하 부회장

그런 일들이 있었다. 코리아타운 이야기를 해보고 싶다. 이스트우드가 코리아타운으로 지정되기까지 많은 과정들이 있었을 것 같다. 

한정태 의원, 송강호 의원이 ‘코리아타운 네이밍’에 대해서 카운슬에 발의를 했다. 그 안건이 통과가 되면서 ‘코리아타운 추진위원회’를 구성해서 카운슬과 지속적인 회의를 했고 거리 조성을 위한 10만불을 지원받게 되었다. 그래서 지금 이스트우드에서 볼 수 있는 코리아타운 플래그, 바닥 스티커, 휴지통에 한국 문양 판넬 설치하고, 한인타운 간판을 설치했다. 또 9월경에는 주차장 입구를 한옥 컨셉으로 꾸밀 예정이다. 그리고 그 과정중에 ‘존 브라운’이라는 카운슬 직원이 ‘Uptown Grant’를 추천해줬고 많은 보고서와 기획서들을 준비해서 신청을 했다. 열심히 프레젠이션 연습하고, 비디오도 편집하고 밤낮없이 연습해서 여러 지역 상권들 21개팀 중에 우리가 선정되어서 코리아타운 조성을 위한 19만 8천불의 지원금을 받게 된 것이다. 

이스트우드 거리 곳곳에서 볼 수 있는 태극문양 스티커
이스트우드 거리 곳곳에서 볼 수 있는 태극문양 스티커

현재까지 진행 된 활동들이 있다면 무엇인가?

사실 눈에 보이는 활동들은 현재 없다. 주정부에서는 20만불 중에 50%를 전문가와 계약하라는 가이드라인을 줬다. 어떻게 이 지원금을 잘 쓸지 고민을 하다가 ‘홍보’ 전략에 투자하자고 결정을 내렸다. 큰 맥락으로는 마케팅 플랫폼을 만드는 것이다. 온라인 홍보에 힘을 줘서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웹사이트 등 미디어 론칭을 8월 중순에 할 예정이고, 그 다음으로는 매달 팝업을 이스트우드에서 열 예정이다. 또 전문마케터들이 촬영을 하고 지속적으로 온라인 홍보를 할 예정인데, 목표는 15km 반경에 있는 호주, 중국인들에게 노출되는 것이다. 얼마전에는 로컬 라디오 방송국에서 소수민족을 알리는 코너가 있는데, 코리아타운을 소개해보는 것이 어떠냐는 제의를 받아서 아주 다양하게 코리아타운을 알리는 것에 집중할 예정이다. 또 거리 전체의 영업시간을 늦은 시간까지 할 수 있도록 하는 것들도 이야기하고 있다. 

공식적으로 코리아 타운이라는 명칭을 얻게 된 것이 호주 내에서 어떤 의미를 가지게 될지 궁금하다

사실 처음에는 광고를 정말 많이 하려고 계획을 세웠었는데 엠바고(embargo)가 걸려있었다. 그래서 얘기를 안하고 있다가 어느 날 전화가 왔다. 엠바고가 풀렸다고 하면서 그날 갑자기 존 그래함(John Graham) NSW 관광 겸 음악 및 야간경제 장관이 이스트우드에 왔다. 그 때 채널 나인, 세븐, 텐에서 취재를 나왔고 호주 사회에서 ‘코리아타운’의 존재를 알리게 된 것이다. 사실 돈을 주고 홍보를 한다면 꽤 큰 돈이 들어갈텐데 언론사에서 취재를 와주고 광고적으로는 정말 큰 성과였다고 생각한다. 또 많은 페스티벌에서 초청을 받았다. 문 페스티벌, 루나 페스티벌 그리고 내년에 캔버라에서 코리아위크를 지정해서 행사를 한다고 하는데 여러 곳에서 환대를 받게 된 것이다.또 카운슬에서는 업타운으로 선정된 것을 보고 이스트우트 역 앞에 있는 조그마한 주차장을 쓰게 해주겠다고 했다. 무대랑 스툴도 다 깔아준다고 해서 후원금을 조금 더 모아서 페스티벌을 열 예정이다. 

한인 단체장들과 KCCR이 함께 코리아타운 한글간판앞에서 사진을 찍고 있다
한인 단체장들과 KCCR이 함께 코리아타운 한글간판앞에서 사진을 찍고 있다

KCCR의 다양한 계획들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많은 한인 단체들과의 협력이 필요할 것 같은데

그렇다. 그래서 얼마전에 한인단체장님들 얼굴도 모르고 몇분이신도 몰라서 함께 점심식사하는 시간을 가졌다. 처음에는 우리가 다른 어떤 한인 단체들과 엮이고 싶지 않았다. 비단 한인회만 해도 지금 투명하지가 않고, 우리가 돈 욕심을 내는 단체도 아니기 때문에… 그런데 이제는 우리가 하나가 되어야 하지 않겠나 하는 마음으로 단체장님들께 이번에 어려운 청년들도 도와주고 좋은 일들을 해보자고 말씀드렸고 조만간 코리아타운 설명회를 단체장님들을 모셔놓고 열 계획이다. 

KCCR의 비전과 계획은 무엇인가? 

코로나 락다운 기간에 ‘이스트우드’에 관한 가짜 뉴스가 퍼져서 정말 길거리에 한 사람도 없었던 적이 있었다. 아마 다들 어렴풋이 기억하실 것 같다. 그런 시간들이 있었는데, 궁극적으로 바라는 것은 이스트우드의 모든 상권들이 활력을 되찾는 것이다. 코리아타운 프로젝트 안에서 목표를 말씀드리면 1년내에 4백만명의 방문객을 유치해야한다. 1년이 끝나면 예산도 못쓰고, 돌려줘야한다. 그러면 내년 6월 이후에는 대책이 없기 때문에 재정을 계속 조금씩 모을 예정이고, 감사하게도 제롬 락살 연방 의원쪽에서 5천불정도 IT 기기들을 살 수 있는 예산을 승인해줬다. 필요한 것들을 구매하고, 쫓아다니면서 계속 기록하고 홍보하며 코리아타운을 이어나갈 수 있는 큰 그림들을 그리고 있다. 또 동포지원금 3만 4천불이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는데, 그게나오게 되면 아웃도어 사이니지를 3개 정도 거리에 설치할 예정이다. 그런데 이런것들을 하기 위해서는 이 지역에 있는 ‘글로벌 커텍트’라고 해서 기아, 삼성, LG 등등 연결을 하려고 한다. 그때 우리만 하는게 아니라 영사관, 한인단체들이 힘을 합쳐서 좋은 모델 케이스를 남겨보려고 한다. 그 중 가장 오랜 꿈이자 숙원사업인 이스트우드 주차장 위에 ‘커뮤니티 홀’을 짓는 것이다. 젊은 친구들이 뭘 하고 싶어도 할 수 있는 장소가 없다. 어쩌면 몇년이 걸릴 수도 있지만 카운슬, 연방정부가 도와주면 아마 이 3가지 비전이 이루어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주차장도 실현가능성이 없다고 했던 분들이 사실은 많았지만 지금은 잘 세워져서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고 있지 않나.

코리아타운 깃발이 펄럭이는 이스트우드
코리아타운 깃발이 펄럭이는 이스트우드

마지막으로 동포사회에 인사를 부탁드린다. 

가장 중요한 것은 ‘커뮤니티를 위한 마음’이 아닐까 생각한다. 돈이 아무리 많아도 시기하고 질투하는 건 우리가 바라는게 아니다. 코리아타운이 조성이 됐는데 조금씩 보탬이 됐으면 좋겠다는 마음들이 모이기를 바라고, 코로나때 청년들에게 무료 도시락을 나눠 준 그 일을 통해서 힘을 얻었다는 사람들이 참 많았다. 당시 KBS에서 인터뷰를 했을 때 이런 말을 했다. ‘한국사람들은 이상한 민족인 것 같다. 박터지게 싸울 때는 언제고 어려우면 하나로 뭉친다. 6만 5천불이 말이 되냐.’ 그때 10불, 20불 보내주신 그 마음들이 모여서 참 의미있는 시간이었다. 이 좁은 이스트우드에서 재미난 일들을 많이 열고 청년들이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계속해서 마음을 모아주시길 바란다. 비단 한인들만 모이는 한인타운이 아니라 정말 이 곳을 사랑하는 마음이 중국, 호주 등 다양한 사람들에게도 전달되고 그들이 또 이곳으로 모이고 그렇게 다 함께 만들어가는 코리아타운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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