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르마 축제 첫날 앤소니 알바니지 총리(사진:ABC)
가르마 축제 첫날 앤소니 알바니지 총리(사진:ABC)

지난 주말 가르마 축제(Garma Festival)에서 앤소니 알바니지 총리는 국민투표 날짜를 발표하지는 않았지만, 국민투표 취소나 연기는 없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8월 4일부터 7일까지 나흘간 열리는 올해 가르마 축제의 핵심 주제는 10월부터 12월 사이에 있을  있을 '국민투표'다.

1999년에 처음 시작한 호주 원주민 욜릉구(Yolgnu)족 문화제인 가르마 축제는 현재 호주에서 가장 큰 원주민 행사 중 하나로 꼽힌다. 수천 명의 인파가 노던준주(NT) 아넘랜드(Arnhem Land)에서 열리는 이 연례행사에 몰려든다.

수년 동안 가르마 축제는 원주민과 관련한 중요한 정치적・사회적 의제를 다루는 행사로 성장해 왔다. 원주민의 토지 권리, 진실 말하기, 헌법적 인정 등이 대표적이다. 

알바니지 총리가 작년 7월 말에 원주민 목소리 설립을 위한 임기 내 개헌을 선언한 곳도 이 축제였다.

원주민 목소리 지지율이 하락하고 있는 가운데, 이 축제에 참석한 알바니지 총리는 토요일(5일) 연설에서 "한 세대에 단 한 번뿐인 기회"인 이번 국민투표에 취소나 연기는 없다고 분명히 했다. 

알바니지 총리는 헌법적 원주민 자문 기구를 요구하는 울루루 성명(Uluru Statement)을 지지한다며, 국가 통합과 더 나은 미래를 위해 국민투표에 찬성표를 던져줄 것을 거듭 촉구했다.

만약 개헌이 이뤄지면, 원주민 목소리는 원주민에게 영향을 미치는 문제에 관하여 의회와 행정부에 조언을 제공할 것이다.

반대 진영은 원주민으로 구성된 이 기구가 정부에 지나친 영향력을 가하여 국가를 분열시킬 것이라고 경고한다. 반면, 찬성 진영은 이 기구는 조언을 할 뿐 그 운영과 기능은 입법에 맡겨져 있으며 분열이 아니라 국가 통합을 이끌 것이라고 말한다. 

이날 알바니지 총리는 국민투표가 실패로 돌아가더라도 다른 형태의 원주민 인정은 없을 것이라고도 했다.

가르마 축제 현장에서 촬영된 ABC 방송 인터뷰에서 총리는 "(국민투표가) 성공하지 못했을 경우에 대한 가정이 아니라 성공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원주민들은) 헌법적 인정을 원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민투표가 실패한다면 호주인이 이를 지지하지 않는다는 명백한 신호가 될 것"이기 때문에 원주민 목소리의 법제화는 고려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피터 더튼 야당 대표는 원주민 목소리 없이 더 단순하고 상징적인 형태의 인정이 더 압도적인 국민 지지를 받을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입법 모델이 원주민 대변에 더 효율적일 것이라고 제안한다.

한편, 지난주 알바니지 총리는 더튼 대표를 가르마 축제에 공개 초대했지만, 더튼 대표는 이를 거절하고 결국 축제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는 "내가 아닌 누군가인 척하려고 거기에 올라가지 않겠다"며 "나는 원주민 목소리를 지지하지 않는다"고 3일 2GB 인터뷰에서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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