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와 잉글랜드와의 4강전에서 패했다. (사진: shutterstock)
호주와 잉글랜드와의 4강전에서 패했다. (사진: shutterstock)

'유럽 챔피언' 잉글랜드가 호주를 꺾고 국제축구연맹(FIFA) 여자 월드컵 사상 첫 결승 진출을 달성했다.

FIFA 랭킹 4위인 잉글랜드는 16일 호주 시드니의 스타디움 오스트레일리아에서 열린 2023 호주·뉴질랜드 여자 월드컵 준결승전에서 호주(FIFA 랭킹 10위)를 3-1로 물리치고 결승에 올랐다.

이로써 잉글랜드는 1991년부터 열려 올해 9회째 열리고 있는 여자 월드컵에서 처음으로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2015년 3위가 이전까지 최고 성적이던 잉글랜드는 이번 대회 조별리그에서 아이티(1-0승), 덴마크(1-0승), 중국(6-1승)을 연파하고 3연승 D조 1위에 올랐다.

16강전에서 나이지리아를 승부차기 끝에 따돌렸고, 8강전에선 콜롬비아에 2-1 역전승을 거둔 데 이어 개최국 호주도 잡아내며 사상 첫 결승까지 거침없이 질주했다.

잉글랜드는 전날 준결승전에서 스웨덴을 2-1로 잡고 마찬가지로 첫 결승에 오른 스페인과 20일 스타디움 오스트레일리아에서 우승 트로피를 놓고 다툰다.

두 팀은 지난해 유럽여자축구선수권대회(여자 유로) 8강전에서 맞붙은 바 있는데, 당시 잉글랜드가 연장 끝에 2-1로 승리했다. 잉글랜드는 이후 스웨덴, 독일도 연파하며 처음으로 여자 유로 우승을 차지했다.

반면 아시아축구연맹(AFC) 국가 중 FIFA 랭킹이 가장 높은 호주는 사상 첫 4강 진입의 기세를 이어가지 못한 채 19일 스웨덴과의 3·4위전으로 밀려났다.

잉글랜드가 전반 36분 엘라 툰의 득점으로 포문을 열었다.

골 지역 왼쪽에서 알레시아 루소가 수비를 피해 돌아선 뒤 낮게 깔아 차준 공을 툰이 오른발로 마무리했다.

이번 대회 3골 3도움을 올리며 활약한 공격수 로런 제임스가 나이지리아와의 16강전에서 상대 수비수의 엉덩이를 밟아 퇴장당하며 2경기 출전 정지 징계를 받아 자리를 비운 사이 기회를 얻은 툰의 대회 첫 골이다.

실점 이후 파상공세에 나선 호주는 후반 18분 '레전드' 샘 커의 원더골로 균형을 맞췄다.

호주의 역습 때 하프 라인 뒤에서부터 드리블해 나간 커가 페널티 아크 한참 뒤에서 때린 벼락같은 중거리포가 그대로 꽂혔다. 이 골로 자신의 월드컵 14번째 골을 기록한 커는 호주 여자 선수 A매치 역대 최다 득점 기록도 64골로 늘렸다.

하지만 호주의 기쁨은 잠시였다.

후반 26분 후방에서 공이 길게 넘어오자 페널티 지역 안으로 돌파한 로런 헴프가 상대 선수와의 경합을 이겨내고 왼발로 골 그물을 흔들어 잉글랜드에 다시 리드를 안겼다.

커를 앞세운 호주의 거듭된 반격 시도가 무위에 그치던 후반 41분엔 루소의 쐐기 골이 터지며 잉글랜드가 완전히 승기를 잡았다.

헴프와 루소는 콜롬비아와의 8강전 때 각각 선제골과 결승 골을 터뜨린 데 이어 2경기 연속 골 맛을 보며 잉글랜드를 결승으로 이끌었다.

호주의 3-4위 전은 선콥 스타디움에서 오는 토요일 저녁 6시에 열린다.

손민영/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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