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넬롱 선거구는 북쪽으로는 노스 에핑(North Epping), 동쪽으로는 노스 라이드(North Ryde) 남쪽으로는 글레이즈빌 (Gladesvill) 서쪽으로는 칼링포드(Carlingford)와 어밍톤(Ermington)을 포함하는 지역이다. 한인 마을(Korea Town)로 지정된 이스트우드도 이 선거구에 속해 있다.

최근 센서스에 의하면 이 지역 인구는 14만 9,706명이고 이 중 50%가 해외에서 태어났으며 48%는 영어가 모국어가 아니다.

이 지역은 일반적으로 특히 중국계 이민자들의 목소리가 큰 선거구로 알려져 왔다. 정치적으로 보면 자유-국민 연립의 텃밭이었는데 노동당 하원의원이 당선된 경우는 딱 두 번이다.

첫번째는 지난 2007년 선거에서 맥신 맴큐 (Maxine McKew)가 당시 호주 총리였던 존 하워드 (John Howard)를 이기며 파란을 일으킨 바 있다.

당시 하워드 보수 정부는 케빈 러드가 이끄는 노동당에 대패하며 장기 집권을 마감했다. 당은 몰락 수준으로 패했지만 하워드 본인은 근소한 차이로 패배했다. 이 지역의 보수색은 여전했다.

이 지역에 역사상 두 번째로 노동당 하원의원이 된 인물이 현 하원의원인 제롬 락살(Jermome Laxale)이다.

많은 전문가들이 오랫동안 보수 표심을 유지해 온 베넬롱 선거구가 이번에 노동당 하원 의원을 뽑은 이유는 이 곳의 중국 이민자 표심이었다고 이야기한다. 스콧 모리슨 정부가 중국과의 각을 세우면서 중국 이민자들의 표심이 변화한 것이다.

다시 한번 중국계 이민자들의 영향력을 확인할 수 있었던 셈이다.

코리아타운으로 지정된 이스트우드는 이 베넬롱 선거구 한 가운데에 위치해 있다.

일부 중국 커뮤니티의 경우 이 결정에 불만을 제기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이스트우드를 “빼았겼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이 일이 가능했을까? 물론 한 가지 이유만을 들 수는 없다. 그러나 무엇보다 라이드 카운슬에 두 명의 한인 시의원 한정태, 송강호 의원이 적극적으로 나선 것이 가장 주요했다.

특히 한정태 의원(43, 자유당)은 팬데믹이 한창이던 2021년 정계에 입문하면서 이스트우드에 대한 코리아타운 지정을 공약으로 내걸었는데 이 것이 촉발제가 되었다.

한의원은 당선된 후 첫 회의에서 안건을 발의했고 송강호 의원이 제청해 의제로 올라 만장 일치로 통과되었다. 두 의원은 정당이 다르지만 기꺼이 힘을 모았다.

또한 한의원은 뉴사우스웨일즈 정부로부터 업타운 지원금을 받는 일에 대해서도 일조를 했다.

이스트우드의 한인타운 조성은 의지를 가진 한인 정치인이 어떤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지를 보여준 것으로 평가된다. 한의원은 필자와의 통화에서 “앞으로도 계속해서 한인 정치인이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이민자들로서 우리는 호주 사회 정치에 무관심하게 되기 쉽다. 먹고 살기 바쁜 이민 생활에서 정치에 관심 가질 여력이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스트우드 코리아타운 지정 케이스를 보면서 알 수 있듯이 정치는 이민자의 생활에 직접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먹고 사는 문제가 어렵기 때문에 더욱 정치계와 가까울 필요가 있다.

정부의 지원금을 통해 이스트우드 상권이 시드니 전역에 광고되고 있다. 정치에서 시작된 비전이 동포 사회의 이익으로 돌아오고 있는 것이다.

최근 베넬롱 하원의원인 제롬 락살은 한국인 보좌관을 임명하고 한국어 전용 카톡 채널을 신설했다. 한호일보가 이에 특별히 관심을 가지는 이유도 바로 정치 효능을 믿기 때문이다. 한국어 전용 카톡 채널이 호주 주류 정치계와 한인 사회가 가까워지는 통로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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