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여자 축구 대표팀의 간판 샘 커 (사진:shutterstock)
호주 여자 축구 대표팀의 간판 샘 커 (사진:shutterstock)

월드컵 대회에서 여자 축구 대표팀의 선전에 고무된 연방 정부가 여성 공공 스포츠 시설 및 장비를 위해 2억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는 지난 토요일 (19일) 스웨덴과의 3위 결정전을 앞둔 상황에서 이루어졌다.

3-4위 전에서 마틸다스는 스웨덴에 2:0으로 패하며 4위에 그쳤지만 이번 여자 월드컵 대회를 통해 호주 여자 축구는 전 국민적인 호응을 얻는데 성공했다.

정부가 도입할 예정인 여성 스포츠 지원 프로그램은 ‘플레이 아워 웨이’ (Play Our Way)라는 이름으로 불릴 예정이며 축구뿐만 아니라 모든 스포츠에 사용할 수 있게 될 예정이다. 그러나 현재 축구에 대한 열기가 뜨거워 이 중 상당 부분 여성 축구 환경 구축과 개선에 투자될 것으로 보인다.

아직 지원금의 정확한 지침은 확정되지 않았지만, 정부는 이를 통해 스포츠에 대한 공평한 접근이 가능하게 하고 더 적합한 스포츠 시설을 만들고 풀뿌리 스포츠 환경을 만들어 “여성과 소녀들이 스포츠 활동에 평생 참여할 수 있도록 장려”하는 것을 목적으로 삼는다.

앤소니 알바니지(Anthony Albanese) 총리는 "마틸다스는 우리에게 국가적 영감의 순간을 선사했다"며 "호주 전역의 여성과 소녀들을 위한 커뮤니티 스포츠 시설에 투자하여 다음 세대를 위한 기회를 넓힐 것"이라고 지원금의 조성 경위를 밝혔다.

정부는 또한 스포츠 이벤트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사이펀 방지법 (anti-siphoning law) 개정도 검토하고 있다. 사이펀 방지법은 무료 채널이 스포츠 경기 중계권을 우선적으로 구매할 수 있도록 하는 규정으로 정부가 이를 개정해 더 많은 스포츠 경기가 무료 채널을 통해 송출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이번 여자 월드컵은 유료 채널인 옵터스 스포츠가 중계권을 확보해 구독자가 아닌 시청자가 경기를 보기에 어려웠다. 무료 채널인 채널 세븐은 호주 경기를 비롯해 총 15경기만 중계할 수 있었다.

채널 세븐이 중계한 호주와 잉글랜드의 준결승전은 사상 최고의 시청률을 기록한 스포츠 중 하나로 기록되면서 무료 중계가 더 많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 것이다.

아니카 웰스 체육부 장관은 여성과 소녀들이 남자 화장실을 사용하고, 남자용 중고 유니폼을 입고, 규격에 맞지 않는 운동장에서 남자 장비를 가지고 운동을 하는 경우가 많다며 여성과 소녀들이 스포츠를 하는 열악한 환경에 대해 지적하기도 했다.

연방 정부뿐 아니라 각 주와 준주에서도 여성 스포츠에 대한 지원에 나서고 있다. 

퀸즐랜드 주정부는 커뮤니티 스포츠 클럽에 여성들이 더 많이 참여할 수 있도록 1,000만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했고 뉴사우스웨일즈 주정부도 축구에만 1,000만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남호주는 2,800 만 달러를 여성 스포츠 시설 확충에 투자하고 빅토리아 주도 4,200만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현재 야당인 자유-국민 연립은 정권을 잡으면 사회 스포츠 인프라 보조금으로 2억 5천만 달러를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마틸다스의 이번 성과로 여성 스포츠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커지면서 호주 전역에서 여성 스포츠에 대한 제반 시설이 어떻게 확충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마틸다스의 이번 성과로 여성 스포츠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커지면서 여성 스포츠에 대한 제반 시설이 획기적으로 개선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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