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는 다양한 복지 시스템과 혜택, 의료 및 교육 서비스 뿐만 아니라 고용기회와 사회적 보호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는 ‘복지선진국’ 중의 하나이다. 그러나 이마저도 비자의 제한으로 혜택을 누리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 소외된 사람들을 위해 여러방면에서 도움의 손길을 뻗고 있는 단체들이 곳곳에 있다. 호주의 비영리단체인 ‘웰웨이즈’ 는 정신상담, 자살예방 그리고 회복에 관련된 프로그램들을 운영하고 있는 호주내에서 꽤 비중이 큰 비영리 단체 중 하나이다. 

지난 25일, 한호일보는 뱅스타운 도서관에서 열리는 행사에 케어러 서비스 행사 초청을 받아, 취재를 할 수 있었다. 이 날 열린 행사는 다민족, 다언어 공동체 케어러들을 격려하고, 그동안의 서비스 경험을 공유하는 시간이었다. 그곳에서 ‘한국인 카운슬러’로 근무하고 있는 크리스티 리를 만나 다양한 복지 서비스 프로그램들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었다. 

안녕하세요, 한호일보 구독자여러분 웰웨이즈 오스트레일리아(Wellways Australia)에서 카운슬러로 일하고 있는 크리스티 리 입니다. 

크리스티 리 카운슬러
크리스티 리 카운슬러

Q. 행사의 내용은 무엇인지 소개해달라

웰웨이즈 오스트레일리아에서 제공하고 있는 여러 정부지원 서비스 중 케어러를 중점적으로 지원하는 케어러 게이트웨이(Carer Gateway) 프로그램을 다민족/다언어 공동체가 더 많이 이용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열게 된 행사이다. 현재 다민족 출신의 케어러들이 프로그램을 이용하고 있고, 지원되는 서비스를 통하여 어떠한 삶의 변화를 경험했는지 지난 4월 비디오 촬영을 하였는데, 그 이야기를 오늘 공식적으로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Q. Wellways는 어떤 회사인가? 

웰웨이스 오스트레일리아는 비정부 기관 비영리 단체 기관이다. 정신 상담, 자살 예방 그리고 또 회복에 관련된 프로그램 그리고 가족과 케어러들을 지원하는 프로그램들이 있다. Wellways Australia는 호주에서 가장 큰 단체중 하나로써 NSW, ACT, Victoria, Queensland, Tasmania 5개 주에서 다양한 서비스를 지원하고 있다. 

케어러 게이트웨이(Carer Gateway) 행사가 진행되고 있는 뱅스타운 도서관
케어러 게이트웨이(Carer Gateway) 행사가 진행되고 있는 뱅스타운 도서관

Q. 운영하고 있는 프로그램 중 비자, 국가, 인종에 상관없이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는 프로그램이 있다고 들었다.

현재 제가 담당하는 <케어러 게이트웨이>라는 프로그램이 해당한다. 정부 지원금을 받아서 운영이 되는 프로그램이다. 호주의 복지시스템은 대부분 호주 영주권자나 시민권자들을 대상으로 사회복지 지원 프로그램들을 대부분 진행하고 있는데 이 프로그램은 비자를 전혀 보지 않고, 수입 지원금에 대해서는 제약이 없다. 누구나 자신이 ‘케어러’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을 위해서 지원하는 무료 지원 서비스이다. 

Q. 그렇다면 ‘케어러’의 기준은 무엇인가?

케어러의 아주 정확하고 냉정한 잣대가 있는 게 아니다. 누군가를 돌보면서 나도 같이 부정적으로 영향을 받거나, 스트레스가 있다라고 하면 사실은 모두 케어러이다. 그리고 그 케어러들은 성인들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고 4살부터 케어러의 자격을 가지고 있다. 가족 중에 한 명이 장애나 병원에 입원해 있다면 그 가족이 모두 다 모두 케어러가 될 수 있다. 

특히 어린 영케어러들 4살 이후로는 소풍이나 방학 전문 프로그램 등 많은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있다.

Q. 해당 프로그램 서비스를 제공받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하는지 알려달라

2 가지 지원 방법이 있다. 첫 번째는 구글에서 케어러 게이트웨이를 검색하면 호주 정부에서 만든 웹사이트가 나온다. 그 곳에서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있다. 또 하나는 1800 422 737번으로 전화하시면 된다. 월요일부터 금요일, 오전 8시부터 5시까지 언제든지 상담사와 연결해서 내가 지원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자격이 되는지 그리고 자격이 되면 어떤 서비스가 있는지에 대한 정보를 받을 수 있다. 예를 들어서 전화 연결 후 옵션 1을 일단 먼저 누르면 내가 거주하는 지역으로 자동 연결이 된다. 

케어러 게이트웨이에서는 NSW2 지역의 서비스를 담당하고 있는데, 그 지역에 리드컴이 해당돼서 한국 사람들이 지원을 받을 수 있다. 

Q. 카운슬러로 일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대학교때 심리학을 전공하게 된 이유가 카운슬러가 되기 위해서 였고, 사람들의 어려움을 듣고 그들이 건강한 삶을 다시 살아갈 수 있게 작게나마 도움이 되기 위해 계속 일을 하고 있다. 호주 정부에서 케어러들을 위한 지원을 3년전부터 시작했고, 상당히 획기적인 프로그램인 <케어러 게이트웨이> 프로그램이 웰웨이즈에서 지원이 되고 있어서 이 곳에 지원하여 근무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정부가 장애, 노인복지를 대상으로 지원을 해주었지만 그들을 돌보는 케어러들을 위한 지원은 없었다. 그래서 더 이 프로그램이 흥미롭게 다가왔고, 감사하게 이 곳에서 근무하고 있다. 

케어러와 카운슬러들이 모여서 행사에 참여하고 있다
케어러와 카운슬러들이 모여서 행사에 참여하고 있다

Q. 어떤 종류의 상담을 하는지 알려달라.

현재는 2가지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첫번째는 1:1 상담이다. 오프라인, 온라인, 전화 상담 중 케어러가 원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뱅스타운, 캠벨타운, 펜리스에 위치한 상담 사무실에서 상담을 받을 수 있고, 만약 케어러들이 원한다면 근처 커뮤니티 센터나, 카페에서도 상담이 가능하다. Zoom 이나 마이크로 소프트의 Team으로 온라인 상담도 가능하고, 두 방식의 상담이 모두 힘들다면, 전화상담도 가능하다. 두 번째는 케어러들의 정신건강을 위한 워크샵들을 진행하고 있다. 

만약에 가족들을 계속적으로 케어하다가 ‘내가 정말 하루만 쉬어도 되나?’ 이런 죄책감이 생길 수도 있고, 내가 어디까지 해야 되고 어디까지 하면 안되는지 등의 바운더리의 이슈, 스트레스를 대처 방안 등을 모르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문제들을 다루는 정신교육 워크샵이 있고, 온라인이나 오프라인으로 진행되고 있다. 이 중의 하나로 그룹 미술 심리 치료(Art therapy)를 하고 있다. 

Q. 그룹 미술 심리 치료에서 굉장히 좋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  

그렇다. 이 프로그램은 심리상태 평가를 중심으로 하는 것이 아니고 사실은 나 자신에 대한 재발견을 하는 시간이다. 뱅스타운 아트센터에서 진행을 하고 있다. 대부분의 케어러들은 자신에 대한 돌봄을 우선시하지 않는다. 내가 돌보고 있는 가족,친구가 무슨 음식을 좋아하는지는 알지만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잊어버린다. 아트테라피 세션은 자기 자신을 다시 찾는 시간이다. 

내가 이렇게 이런 것들을 좋아했었지 나 원래 이런 사람이었지라는 것들을 찾아보는 시간이고 또 하나는 그것을 하면서 자기를 다시 객관적으로도 볼 수 있는 시간이다. 참여자들의 삶이 긍정적으로 변화하는 것에 대해서 정말 많이 느끼고 있다. 

Q. 모든 프로그램이 무료인가?

모두 무료이다. 센터링크를 통해서 간병인 수당금(Carer Allowance)을 받는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가족, 친구 심지어 이웃이라도 내가 일주일에 몇시간을 돌본다고 하면 ‘케어러’가 되는 것이고 지원을 받는 대상자가 되는 것이다. 그리고 상담뿐만 아니라 만약에 한국 공동체에서 나와 비슷한 사람들이 좀 모여서 같이 정보도 공유하는 그런 그룹을 만들어줬으면 좋겠다고 하면 그룹을 형성하기도 하고, 싱글맘으로 생활을 하는데 오늘 너무 아파서 아이를 케어할 수 없다고 하면 이멀전시 레스파이트(emergency respite)라고 서포트 워커를 보내주기도 한다.

Q. 특히 호주는 이민자, 난민들도 많다. 그들이 직면한 문제는 무엇인가

첫 번째는 고립감이다. 예를들어 한국 커뮤니티 안에서만 살 수 없고 호주라는 넓은 커뮤니티에 결국에는 연결이 되어야하고, 계속적인 지원 서비스나 프로그램, 정보들을 계속 제공받아야 한다. 호주의 커다란 커뮤니티 안에 한 부분의 커뮤니티로서 계속 소속감을 느끼는 것이 중요하다. 또 하나는 언어이다. 언어의 장벽이 있기 때문에 정보를 받아들이기는 것이 쉽지 않다. 케어러게이웨이 프로그램이 한국 커뮤니티에 알려지고, 많은 정보를 얻기를 원하고 한국인 워커들도 많이 필요한 상태이다. 

점점 많은 한국인들이 소속되어서 고립감도 해소되고 호주 커뮤니티에서 더 많은 일자리들을 창출할 수 있는 선순환의 일들이 일어날 수 있다고 생각한다. 

Q. 케어러 게이트웨이에서 최초의 한국인 카운슬러라고 알고있다. 

그렇다. 아마 호주 전체에서 한국인 스텝은 혼자인 걸로 알고 있다. 기존의 상담 경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지원을 할 수 있었다. 바라건대 한국인들 중에서도 상담을 공부하신 분들이 분명히 많이 있으실텐데 많이 지원하셔서 일을 하실 수 있으셨으면 좋겠고, 한국인 스텝들을 정말 많이 필요로 한다. 영어를 아주 잘하지 않아도 한국 커뮤니티에서 수요가 있다면 공급을 해 줄 수 있기때문에 더 많은 한국인들이 지원을 해주셨으면 좋겠다. 

Q.  회사 내에서 한국 커뮤니티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엄청 기대하고 있는 분위기이다. 회사의 방향성은 다민족들에게 프로그램들을 지원하고 싶어하고,특히 시드니는 다른 어떤 도시보다 더 다민족이 많이 체류하는 곳인데 현재 케어러게이트웨이 프로그램을 지원받고 있는 민족중에 한국 커뮤니티는 없다. 더 많은 한국인들이 이 프로그램을 소개받고, 함께 일하게 되기를 회사도 원하고 있다. 

웰웨이즈 오스트레일리아 카운슬러들
웰웨이즈 오스트레일리아 카운슬러들

Q. 가장 기억에 남는 사례가 있다면 ?

특히 기억에 남는 사람은, 한 어머니였는데, 유산을 10번 이상하고 더이상 임신하지 못한다는 의사의 말을 들었지만 끝까지 임신하는 것을 포기하지않고 결국 4명의 아이를 출산하게 되었다. 그 4명의 아이들이 모두 장애를 가지게 되었다. 태어날때부터 장애를 가진 것이 아니라 출산 후 자폐나 ADHD, 행동장애, 발달지연 등의 장애를 겪게 되었다. 

어머니의 매일은 아이들의 병원예약으로 가득차 있었지만, 아이를 잘 키우기 위해 지속적으로 상담을 받고, 정신적으로 더 건강하기 위해 노력하고 하루를 긍정적으로 살아가려고 했던 그 삶의 자세에서 저 역시 많이 배워서 가장 기억에 남는다.

Q. 카운슬러로서 기여하고 싶은 영역, 목표는 무엇인가?

총 3가지가 있다. 첫 번째는 더 많은 케어러들이 정신적으로 조금 덜 스트레스 받고 덜 불안해하고 그리고 덜 우울해 하는 그런 삶의 여정들을 잘 찾아갈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 카운슬러로서의 첫번째 목표이고 두 번째는 회사의 첫번째 코리안으로써 더 좋은 인상의 코리안스텝, 카운슬러로 일하고 싶고 그다음에 코리안 스텝이 왔을 때를 위해 길을 잘 닦으면서 일을 잘 하고 싶다. 

세 번째는 코리안 커뮤니티들에 정말 좋은 프로그램들이 잘 소개되어서 많은 한국분들이 지원을 꼭 받았으면 좋겠다고 생각이 들고, 직접적인 역할을 저는 할 수 없는 포지션이지만 여러방면으로 그렇게 되어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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