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기별 GDP 성장률 추이(출처:ABS)
분기별 GDP 성장률 추이(출처:ABS)

호주 경제가 6월 분기에 0.4% 커지면서 3.4%의 연간 GDP(국내총생산) 성장률을 기록했다. 7분기 연속 경제가 성장했지만 둔화하고 있고, 1인당 GDP는 2분기 연속 역성장했다.

통계국(ABS)에 따르면, 6월까지 3개월 동안 호주 GDP는 지난해 동기간 대비 2.1% 증가했다.

ABS의 국가 계정 통계 책임자인 캐서린 키넌(Katherine Keenan)은 "이번에 분기별 GDP는 7분기 연속 증가했으며 연간 성장률은 추세 이상을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경제분석가들은 6월 분기 GDP 성장률이 0.3%에서 0.4%, 연율로는 1.8%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었다.

ABS는 자본 투자와 서비스 수출이 이번 분기 경제 성장의 주요 동인이라고 밝혔다.

공공 투자와 민간 투자 모두 증가했다. 공공 자본 성장은 보건 및 교통 인프라 투자가 주도했고, 16.2% 늘어난 국방 투자가 이 부문 성장에 기여했다. 민간 자본 성장은 대형 차량 등 운송 장비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가 영향을 줬다.

서비스 수출은 여행 서비스의 호조세 덕분에 12.1% 증가했다. 여행 서비스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호주를 찾는 유학생과 관광객의 수가 회복세를 이어가면서 18.5% 성장했다. ABS는 "이는 전체 수출 성장(+4.3%)의 원동력이 됐다"고 말했다. 

경기 둔화세도 역력하게 관측됐다. 분기별 GDP의 전년 동기 대비 성장률이 작년 9월 분기 이후로 계속 하락하고 있다. 6%였던 이 부문 성장률이 2.7%, 2.4%로 내려 앉았고, 이번에 0.3%포인트 또 떨어졌다.

1인당 GDP 성장률은 -0.3%를 기록해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했다. 이는 기술적으로 이른바 '1인당 경기 침체'(per-capita recession)를 시사한다. 이 용어는 경제는 계속 성장하는데 사람들의 생활 수준은 낮아지는 것을 뜻한다.

6월 분기 가계 지출은 3개월 동안 0.1% 증가해 더욱 둔화했다. 증가분은 필수 재화 및 서비스 지출이 주로 차지했고, 여러 재량 지출 품목의 소비는 반대로 감소했다. 

소득 대비 가계 저축률도 7분기 연속 하락해, 2008년 6월 분기 이후 최저 수준인 3.2%를 기록했다. 

키넌은 "가계 저축률의 하락은 주택에 대한 이자 지출 증가, 소득세 납부액 증가, 생활비 상승 압력 등으로 인한 가계 지출 증가에 기인한다"고 설명했다.

물가상승률이 하락하고 있다는 점은 좋은 신호다. 소비자물가지수(CPI)는 6월 분기에 0.8%, 지난 12개월 동안 6.0% 상승했다. 이는 2022년 12월 분기의 7.8%를 정점으로 2분기 연속 연간 인플레이션율이 하락한 것이다.

짐 차머스 재무장관은 높은 금리와 중국 경기 둔화로 인해 호주 경제가 불확실성에 직면해 있다고 경고하면서도 이번 GDP 수치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차머스 장관은 "호주 경제는 끊임없는 압박에도 불구하고 안정적이고 견고하게(steady and sturdy) 유지되고 있다"며 지속적인 불확실성에도 경제가 잘 견뎌내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우리는 내년에 경제가 상당히 둔화할 것으로 예상한다는 점을 분명히 해왔지만, 우리는 부럽게 하는(enviable) 위치에서 불확실성의 시기에 접어들었다"고 평가했다.

차머스 장관은 "호주 경제는 2023년 6월 분기까지 대부분의 주요 선진국보다 빠르게 성장했다"며 "독일, 영국, 프랑스, 캐나다, 이탈리아보다 빠르다"고 말했다.

베타셰어즈(Betashares) 수석 경제분석가인 데이비드 바사니즈(David Bassanese)는 이번 수치는 가계 지출의 약세에도 불구하고 "예상보다 강한" 결과를 보였지만, "호주의 통화 정책과 재정 정책 사이에 계속 존재하는 긴장을 강조"한다고 설명했다.

바사니즈 경제분석가는 "가계 소비 지출 성장률이 1년 동안 1.5%에 그쳤다"며 "호주중앙은행(RBA)의 금리 인상이 경제에서 큰 비중(50%)을 차지하는 소비를 둔화시키는 데 확실히 한몫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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