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홍진, 서명진, 박철구 (왼쪽부터)
고홍진, 서명진, 박철구 (왼쪽부터)

호주는 언제 어떻게 오게 되셨는지 

2005년, 호주에 살고있는 언니가 첫 조카를 낳았을때 어학 연수 겸 1년동안 호주에서 생활을 하면서 아름다운 호주의 자연과 환경에 푹 빠졌었다. 

그 이후 둘째 조카가 때어 날 때 쯤 호주로 유학과 함께 이민을 결심하고 2006년 당시 UTS 대학의 “Media Art and Production” 코스로 진학을 했다. ABC방송국과 연계되어 미디어 아트, 설치 미술, 영상을 접목할 수 있는 분야였다. 그러던 중, 호주 PR회사에 취업을 하게 되었다. 신문, 방송, 광고, 마케팅 분야에도 흥미가 생겨 학과 전과를 하여, Communication, Public relationship and Advertisement 쪽으로 학위를 취득하게 되었다. 

어린시절 ‘서명진’은 어떤 아이였나?

어렸을 때 어머니가 ‘너 음악학원 가야지’ 하면 숨어 버렸는데, 미술학원을 보내면 저녁마다 나를찾으러 학원에 오셔야했다. 그림을 정말 좋아했다. 

미술대회에 나가면 상도 많이 받았었고, 자연스럽게 예술고등학교, 미술대학교, 대학원까지 미술을 전공으로 쭉 학업을 지속했었다. 

호주에서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하시는 걸로 알고 있다. ‘작가 서명진’으로는 어떤 일들을 하고 있나?

시드니 콰스(kwass) 여성 미술협회에서 10년 넘게 그룹 전시를 매년 하고 있다. 내가 선호하는 작품들은 ‘디지털 아트’인데, 이 분야가 현대 예술과 기술을 융합 시키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본다. 

디지털 툴과 소프트웨어를 사용함으로써, 더 다양한 방식으로, 자유롭게 작품을 창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학생들에게 디지털 아트를 교육도 하시는걸로 알고있다.

그렇다. 디지털아트 교육을 초중고 학생들에게 하고 있다. 시각적으로 효과적인 메시지를 전달하는 능력은 매우 중요하다. 

그래서 학생들에게 시각적 커뮤니케이션 기술을 개발하고 강화할 수 있도록 교육하고 있다. 

단순히 아트 교육이라기 보다는 창의성, 기술 역량, 문화적 이해, 시각적 소통 능력, 예술과 기술의 융합 등 다양한 측면에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디지털 아트를 교육하고 있는 모습
디지털 아트를 교육하고 있는 모습

작가로 활동하시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이 있다면?

최근 채스우드The Concourse에서 열린 그룹전시에서 작품 3점이 판매되었다. 

그림을 구입하신 분들 중 한 분의 아내분이 ‘50대 우울중, 갱년기를 앓고 있는데, 서작가님의 그림을 보고 힐링이 되어서 방 구조를 바꾸고 기운을 내고 있다고, 마음에 생동감을 주는 작품을 그려주어서 감사하다’고 연락이 왔다. 

작품으로 고객과 공감을 하고 있다는 감동은 큰 힘이 된다. 

주로 어디에서 영감을 얻는지 궁금하다 

사람들의 표정이 담긴 작품 또는 잘 정돈 된 공간에서 영감을 많이 얻는다. 최근에 빅토리아 국립 미술관에서 열린  전시장을 다녀왔다. 

화려한 인테리어 공간속에 전시된 Pierre Bonnar 작품들이 너무나 조화롭게 각 방마다 연결고리를 가지면서 전시가 되어 있는데, 마지막 방에서 접한 작품, ‘The Boxer’ 앞에서 눈물이 울컥 쏟아졌다. 

화려한 공간 속에서 마지막까지 투혼을 하는 작가의 자화상이 내 감정을 고조시켰다. 

채스우드The Concourse에서 열린 그룹 전시회 서명진 작가의 그림앞에서 함께 사진을 찍고있다.
채스우드The Concourse에서 열린 그룹 전시회 서명진 작가의 그림앞에서 함께 사진을 찍고있다.

삶을 대하는 온도가 높다고 느껴진다. 열정적으로 살아가는 원동력은 무엇인가?

가족의 캐릭터인 것 같다. 가족 구성원들이 하나같이 새벽기상에, 매사에 긍정적 태도를 유지하는 것, 그리고 어머니의 아낌없는 칭찬이 그 원동력이 아닐까 생각한다. 

결혼 뒤에는 내 평생의 동반자 신랑의 사랑과 엄청난 지원이 나를 행복하게 만들어준다. 그런 사랑의 힘이 곧 열정으로 나오는 것 같다. 

삶의 어려웠던 순간들은 언제였나

모든 이민자들이 겪었듯이, 나 역시 ‘영주권’을 받기까지 힘든 시간을 보내었다. 나름의 제약과 고충의 시간을 걸쳐서 받은 영주권이어서 인생에서 놓친 부분도 많지만 주변의 사람들이 항상 따뜻한 도움으로 함께 발걸음을 해 주었다. 

15년 경력의 ‘마케팅 전문가 서명진’에 대해 이야기해달라

현재 호주회사에서 Marketing & PR manager로 13년 동안 근무하고 있다. 

IT 제품 관련 회사들과 마케팅 기획안과 예산안을 준비하고, 제품 론칭, 이벤트, 광고, 프로모션 등 호주 시장의 홍보를 담당하고 있다.  

이스트우드 코리아타운 프로젝트 코디네이터로 참여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라이드카운슬에서 한국 아티스트를 찾고 있다고 김민하 기자에게 소개를 받은 것이 계기가 되었다. 

이후 카운슬과 여러 차례 미팅을 거치면서 50여장의 거리 디자인 기획서를 제출 하게 되었다. 그중에서 카운슬 예산안으로 할 수 있는 거리 디자인 작업이 편성이 되었고, 깃발과 간판, 도로 스티커, 휴지통 디자인 등 지금 이스트우드에서 보이는 것들을 제작했다. 

이후 주차장 입구를 전통 기와 디자인으로 시공할 예정이다.

이스트우드 코리아타운 승인 축하 행사에서 스피치를 하고 있는 서명진 프로젝트 코디네이터
이스트우드 코리아타운 승인 축하 행사에서 스피치를 하고 있는 서명진 프로젝트 코디네이터

최근 이스트우드에 한국의 상징적인 색을 담아낸 깃발, 거리 간판, 바닥 스티커 등 새로운 변화들이 눈에 보인다.

전체적으로 한국의 고유색감을 담아내려고 노력했다. 첫번째로 거리 중앙에 있는 깃발이 있다. 궁중 한복 중에서 전통혼례복을 바탕으로, 융합과 화합 그리고 사랑의 의미를 한국의 색으로 담아 보아냈다. 

태극기를 상징하는 파란색, 빨간색은 대한민국의 정체성과 열정, 민족의 힘과 결속을 나타내기도 한다. 

두번째는 한옥집 모양의 거리 간판이다. ‘집으로 들어 오세요’ 라는 환영의 의미를 부여했다. 

세번째로 이스트우드 거리를 걷다보면 발견할 수 있는 ‘단청문양’ 스티커는 한국의 문화와 예술을 접목해서 현대 사회에서도 전통적인 단청 문양의 가치를 유지하며, 한국 전통을 호주사회에 홍보를 하는 것에 주안점을 두었다.

어떤 마케팅을 중점적으로 진행했나

코리아타운과 관련해서는 SEO Marketing 소속의 디렉터로 활동을 하고 있다. 한국의 문화를 아시아, 호주 시장에 많이 알리는 것이 궁극적인 목적이다. 

이스트우드에 비치되어 있는 <이스트우드 지도>를 통해 최소 반나절동안 먹거리, 뷰티, 쇼핑을 즐길 수 있도록 준비중이다.

앞으로 계획중인 코리아타운 행사는 어떤 것들이 있나?

10월 21일 열릴 그래니 스미스 페스티벌(Granny Smith Festival)이다. 오전 11시부터 오후 6시까지 Rowe st 에서 열리는 행사로 K-POP 댄스 경연대회, 한복체험, 뮤지컬,난타 및 부채춤 공연이 펼쳐질 예정이다. 

아이들을 위한 디지털 아트 워크숍과 페이스페인팅도 준비되어있다. 다양한 한국음식들을 맛보면서 상품도 가져갈 수 있는 즐거운 축제를 준비중이다. 

한인 교민분들과 다양한 문화권의 사람들이 모여서 즐길 수 있도록 열심히 기획하고 있다. 연말쯤에는 호주의 여러 문화권이 융합할 수 있는 취지의 행사로 ‘김밥만들기 대회’를 개최 할 예정이다. 많은 관심을 부탁드린다.

GrannySmith festival 포스터
GrannySmith festival 포스터

한국교민들이 더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홍보하는 일들이 필수적일 것 같은데, 어떤 일들이 코리아타운 조성에 도움이 될 지 알려달라 

NSW 정부에서 코리아타운 홍보할 수 있는 예산을 받은 것이 정말 행운이다. 그러나 이것이 단발적으로 끝나지 않을 수 있도록 한인회 또는 다양한 한인 커뮤니티가 융합해서 키워나갈 수 있다면 좋겠다. 

우리가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 있는 기간은 1년이지만, 지속적으로 유지해나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호주에서는 처음 있는 공식 코리아타운이다. 

자부심을 가지고 우리 세대뿐만 아니라 다음 세대에도 이 일들이 잘 이어질 수 있도록 해야한다. 전문 마케팅 실력자들이 만들고 있는 플렛폼들로 사업을 하시는 사장님들에게 도움이 되길를 바랜다. 

하얀 캔버스에서 작품을 만들어 내듯이, 아까 말했듯이 호주에서 처음 있는 공식 코리아타운 프로젝트를 위해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팀원들과 상우회 간의 좋은 시너지로 활성화를 잘 이끌어 내는 것이 이번 활동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인 것 같다. 

서명진 프로젝트 코디네이터
서명진 프로젝트 코디네이터

마지막으로 인간 서명진의 비전은 무엇인가

행복하게 사는 것이다. 많이 웃고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즐기면서 사는 것이다. 또 다음 세대 아이들을 잘 키울 수 있는 교육자의 길로 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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