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소니 알바니지 총리(사진:총리 엑스(전 트위터))
앤소니 알바니지 총리(사진:총리 트위터(현 엑스))

지난 주말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러시아 직접 규탄 문구가 빠진 공동선언문이 채택된 가운데, 러시아의 불법 침공을 비난했던 호주 총리도 이번 선언에 긍정적인 평가를 내놨다.

토요일(9일) 밤 인도 뉴델리에서 앤소니 알바니지 총리는 세계 지도자들이 전쟁에 대해 "매우(extraordinarily) 강력한 성명"을 발표했으며, 이는 "국제 사회가 아직 합의하지 못한 가장 강력한 언어"라고 밝혔다.

알바니지 총리는 "러시아는 이 전쟁이 우크라이나 국민에게 미칠 영향뿐만 아니라 세계 인플레이션과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 때문에 전 세계가 이 전쟁이 중단되기를 원한다는 메시지를 전달받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 뉴델리 공동선언은 지난해 발리 선언보다 러시아 비난 수위가 낮다. 우크라이나 전쟁 반대(against)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이 빠지고, 대부분 회원국이 우크라이나 전쟁을 비난한다는 단락이 삭제됐다. 

대신, 올해 선언문은 "모든 국가는 영토 보전과 주권 또는 정치적 독립에 반하여 영토 획득을 추구하려는 위협이나 무력 사용을 자제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또한 이번 선언문은 "(정상들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인간의 고통과 부정적인 추가 영향을 강조했다"면서도 "상황에 대한 다른 견해와 평가가 있었다"고 덧붙였다.

작년까지만 해도 정상들은 러시아 침공을 규탄하면서 군대 철수를 촉구했었다. 서방 지도자들이 처음에 요구했던 러시아의 비난에서 물러난 타협이라는 분석이 여기에서 나온다.

공동선언 발표 몇 시간 전에 기후 변화를 주제로 한 G20 첫 세션에서 알바니지 총리는 우크라이나 전쟁 비판으로 연설을 시작했다. 

그는 "러시아의 불법적이고 부도덕한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해 더욱 어려운 한 해가 되었으며, 이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말했다. 

일부 비평가들은 올해 G2에서는 양극화된 세계정세를 고려할 때 러시아, 미국, 호주와 같은 국가들의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수도 있다는 관측을 내놓기도 했었다.

호주를 비롯한 미국, 영국, 독일 등이 이번 성명에 만족감을 드러낸 가운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반응은 완전히 엇갈렸다. 

러시아 정부는 이번 정상회의를 "이정표"로 표현하며, 서방국들의 "우크라이나화(Ukrainise)" 시도를 저지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명확하고 공평한 이해관계의 균형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이번 공동선언에서 건전한 해결책을 찾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러시아 인테르팍스 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G20 국제협력대사(셰르파)인 스베틀라나 루카쉬는 "우크라이나 문제에 관해 매우 우려운 협상이 있었다"며 "모든 것이 균형 잡힌 형태로 반영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외무부 대변인은 이번 선언에는 "자랑할 것이 아무 것도 없다"고 불평했다.

올렉 니콜렌코 대변인은 "우크라이나에서 벌어지고 있는(in) 전쟁"이라는 문구는 "우크라이나를 적으로 한(against) 전쟁"이라는 문구로 수정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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