린다 버니 원주민장관(사진:ABC)

야당 원주민계 상원의원의 '식민 지배의 부정적 영향은 끝났다'는 발언에 린다 버니(Linda Burney) 원주민장관이 격분했다.

금요일(15일) 오전, 버니 장관은 '원주민 목소리'(이하 보이스) 반대 진영의 일선에 있는 재신타 남피진파 프라이스(Jacinta Nampijinpa Price) 상원의원의 견해에 충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전날 내셔널프레스클럽에서 '식민지화가 호주 원주민에게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이 현재 지속되고 있다고 생각하느냐'라는 질문에 대한 프라이스 상원의원의 답변이 이번 논란을 만들었다.

야당 원주민 담당 의원인 프라이스 상원의원은 "솔직히 말하면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식민지화의) 긍정적 영향은 확실히 있다"면서 "이제 우리에게는 수돗물과 쉽게 구할 수 있는 식량이 있다"고 말했다.

또한 프라이스 상원의원은 원주민 단체들이 "식민지 정착 전체를 악마화하고, 근대 호주가 이룩한 성취의 근간에 대한 국가적인 자기혐오를 키우려 한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발언에 버니 장관은 "식민 지배를 겪은 나라에 식민지화가 길고 광범위한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는 생각은 정말로 잘못된 것"이라고 반박했다.

버니 장관은 "빼앗긴 세대(stolen generations)와 같은 일을 경험한 많은 가족들에게 이것은 그야말로 배신"이라고 지적했다.

그녀는 "어젯밤과 오늘 아침에 많은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눴는데, 그들은 매우 괴로워했고, 솔직히 진짜로 역겨워했다"고 말했다. 

기대 수명, 교육 성과, 비원주민 대비 수감률 등 오랜 원주민 현안을 언급한 버니 장관은 초점을 잃지 않고 집중해야 할 것은 "성공적인 국민투표"라고 강조했다. 

피터 더튼 야당 대표는 프라이스 상원의원을 "용감한 원주민 여성"으로 칭찬하면서도 식민지화가 낳은 영향에 관한 주장에 대해서는 한 발 뺐다.

금요일 채널 나인 인터뷰에서 더튼 대표는 "우리는 다양한 견해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받아들이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이 있다는 것을 받아들인다"며 프라이스 상원의원의 견해를 무시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번 주 내내 연방정부는 보이스를 반대하는 야당을 공세적으로 압박했다. 

반대 캠페인 측이 자원활동가들에게 소속을 명확히 드러내지 않고 유권자에게 전화를 걸어 보이스에 대한 의심과 공포를 자극하라는 지침을 내렸다는 언론 보도가 구실이 됐다.

보도에 따르면, 반대 캠페인은 이번 국민투표로 개헌이 이뤄지면 '원주민들에게 재정적 보상이 있다', '보이스 설계자 중에는 호주의 날 폐지론자가 있다' 등의 내용을 전화로 알리라는 지시를 자원활동가들에게 내렸다고 한다.

이를 두고 앤소니 알바니지 총리는 반대 캠페인 전술을 "사실이 아니라 공포를 조장하는 의도적인 전략"이라고 비난하면서 "통합보다 분열을 조장한다"고 지탄했다.

이번 주 초, 의회 질의에서 마크 드레퓌스(Mark Dreyfus) 법무장관은 더튼 대표가 "잘못된 정보와 허위 정보"로 보이스 반대 캠페인을 주도하고 있다고 맹공했다.

드레퓌스 장관은 금요일 ABC 라디오 인터뷰에서도 반대 캠페인이 "나라에 공포와 분열을 심고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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