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중앙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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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중앙은행(RBA)이 10월에도 금리를 동결하면서 긴장감 있게 금리 결정을 주목하던 주택담보대출 보유자들이 안도의 한숨을 쉴 수 있게 됐다.

RBA는 미셸 불럭(Michele Bullock) 총재 부임 후 첫 통화 정책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4개월 연속 멈춰 세우기로 했다.

높은 인플레이션에 대응하기 위해 필립 로우 전 총재 시절 RBA는 지난해 5월부터 금리를 인상하기 시작해 사상 최저치였던 0.1% 기준금리를 올해 6월에 4.1%까지 끌어올렸다.

중앙은행의 공격적인 통화 긴축 정책으로 평균 60만 달러 모기지의 월 상환액이 1,350달러 이상 상승한 것으로 추산된다.

RBA 신임 총재는 성명에서 인플레이션에 대처하기 위해 향후 금리 인상이 필요할 수 있다는 전 총재의 발언을 반복했다.

불럭 총재는 "높은 금리는 경제의 수요와 공급 사이의 보다 지속 가능한 균형"을 위한 것이라며, 경제 전망의 불확실성을 고려한 이번 금리 동결은 "금리 인상의 영향과 경제 전망을 평가할 시간"을 만들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불럭 총재는 "인플레이션이 합리적인 기간 내에 목표치로 돌아갈 수 있도록 통화 정책을 추가로 긴축해야 할 수도 있지만, 이는 데이터와 앞으로의 위험 평가에 따라 계속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RBA는 2025년 후반에는 2~3%의 인플레이션 목표치로 돌아갈 것으로 예상했지만, 연료 가격과 임대료의 인플레이션이 너무 높은 수준이라고 우려했다.

다만, RBA는 8월 근원 물가 연간 성장률이 둔화세를 이어감에 따라 적어도 한 달 동안 금리를 동결을 유지해도 충분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크레디터워치(CreditorWatch)의 수석 경제분석가인애네케 톰슨(Anneke Thompson)은 RBA의 금리 동결 결정은 무역 및 소비자 신뢰의 지속적인 약세와 핵심 인플레이션의 지속적인 하락 추세의 결과라고 논평했다.

경제분석가들 사이에서는 대체로 RBA의 이번 결정을 예상했다는 분위기다. 현재로서는 RBA가 여지를 남겼듯이 앞으로 추가 금리 인상이 있을지, 언제쯤이면 다시 금리가 내려갈지 등이 중요한 관심사다.

ANZ의 애들레이드 팀브렐(Adelaide Timbrell) 선임 경제분석가는 "금리 인하 사이클이 시작되고 안도감을 느끼기 시작하는" 내년 11월까지는 현재 금리가 유지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팀브렐 경제분석가는 "지금부터 내년 말까지 12개월 동안 금리 인하보다는 금리 인상 가능성이 훨씬 더 높다"고 덧붙였다.

짐 차머스 재무장관은 "RBA의 금리 동결 결정은 이미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많은 이들에게 안도감을 준다"며 "정부는 인플레이션을 악화하지 않으면서 생계비 압박을 완화하기 위한 수십억 달러의 구제책을 내놓고 있다"고 말했다.

빌게한 캐러배이(Bilgehan Karabay) 로열멜버른공대(RMIT) 경제학 부교수는 오늘의 일시 중단이 생계비 문제에 직면한 호주인이 안심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고 경고했다.

캐러배이 부교수는 임대료 상승과 호주 달러의 약세에 따른 수입품 가격 상승이 인플레이션에 압력을 가할 수 있다면서 금리 인상이 한 번 더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달리 프롭트랙(PropTrack)의 엘리너 크리그(Eleanor Creagh) 수석 경제분석가는 경기 둔화와 주택담보대출 상환금 증가가 인플레이션을 계속 냉각시킬 것으로 전망했다.

크리그 경제분석가는 "생계비 압박과 함께 주택담보대출 서비스 비용이 많이 증가한 것이 소비자 지출이 둔화하고 경제 활동에 부담을 주고 있다"며 "금리는 정점을 찍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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