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정부가 지난해 총선에서 전국에 적어도 50곳의 '급성기 클리닉(urgent care clinic)'을 설치하겠다는 공약을 제대로 이행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정책에 따라 현재까지 개원한 급성기 클리닉은 약속한 수의 절반이 채 되지 않는다.

급성기 클리닉은 경증 응급환자에게 긴급 진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일종의 응급 센터로, 병원과 응급실의 부담을 덜어 병원과 응급실이 더 위급한 환자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연방정부는 벌크빌링(bulk-billing)이 되는 '메디케어 급성기 클리닉'은 예약이나 일반의(GP) 소견서 없이 무료로 응급 진료 서비스를 제공하며, 오전 8시부터 오후 10시부터 운영된다고 소개하고 있다. 

이 클리닉은 호주 전역의 기존 GP 클리닉, 지역 보건 센터, 원주민 일차 의료 서비스인 ACCHO(Aboriginal Community Controlled Health Services)에 설치될 예정이다. 

지난 4월, 마크 버틀러(Mark Butler) 보건장관은 "2023-24 회계연도 초까지 급성기 클리닉을 운영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집권 1년이 지난 현재 개원한 급성기 클리닉은 23개뿐이며, 앞으로 설치될10개 클리닉의 위치와 제공자가 공개되었을 뿐이다. 

게다가 진료 운영을 하고 있는 클리닉 중 약속대로 오후 10시까지 진료를 하는 곳은 절반도 안 되며, 대부분 오후 8시에 진료를 종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관련 예산도 1억 3,500만 달러에서 3억 5,850만 달러로 증가했다. 

총선 이후 정부는 추가로 8개의 클리닉을 더 설치하기로 해 총 58개의 급성기 클리닉을 약속했다.

ABC에 따르면, 현재 가동 중인 23개의 응급 케어 클리닉 가운데 9개는 지난해 빅토리아 주정부가 설립한 급성기 클리닉을 연방정부가 인수하여 운영되고 있는 곳이다.

운영 중이거나 운영 계획이 발표된 33개의 급성기 클리닉 중 26개는 노동당이 차지한 선거구에 있으며, 개원한 클리닉 대부분은 대도시에 자리하고 있다. 

오스트랄라시아 응급의학컬리지(ACEM)의 클레어 스키너(Clare Skinner) 학장은 메디케어 급성기 클리닉이 도시 지역에 위치한 것을 보고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스키너 학장은 “우리는 호주 시골 및 지방에 사는 사람들이 더 나쁜 건강 결과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시골 및 원거리 지역의 응급 진료 수요를 고려하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버틀러 장관은 급성기 클리닉 위치는 경증 응급 사례의 응급실 대기 시간을 기반으로 선택됐다고 언급하며 58개 클리닉 중 10개는 지방에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응급실 의사들은 응급 케어 클리닉이 응급실에 가해지는 압력을 완화하는 데는 별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응급실 압력은 가벼운 증상을 가진 환자들 때문이 아니라 복잡한 진료를 해야하는 환자들 때문에 증가 된다는 것이다.

또한 의사들은 이러한 환자들을 수용할 수 있는 ‘충분한 침상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버틀러 장관은 급성기 클리닉을 도입하는 동시에 병원 장기 입원 환자와 NDIS 가입자들을 돕기 위해 주정부와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급성기 클리닉 개원 일정에 대한 노동당의 공식 입장은 계속 번복되었다. 12개월 이내, 2023년 7월까지, 2023년 말까지 등이다.

버틀러 장관은 급성기 클리닉 설치 완료 일정을 2023년 말까지 약속하고 현재 일정을 따르고 있다고 주장했으나, 보건부는 늦으면 이 시기가2024년 말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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