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에서는 전환치료 금지에 대한 법안이 화두가 되고 있다. NSW 노동당은 전환치료 금지법을 공약으로 내세웠으며, 논의가 진행 중이다. 빅토리아 주는 성적 성향을 억제하는 모든 행위를 금지하는 법률을 시행하고 있으며, 그에 반해 다른 주들은 덜 엄격한 접근을 취하고 있다. 호주는 모든 신념과 가치관을 존중하는 중립적인 국가로, 이와 관련하여 종교 단체와 LGBT(레즈비언, 게이, 양성애자, 트랜스젠더를 합하여 부르는 단어) 커뮤니티 간의 이해관계 향상, 갈등 완화가 중요한 과제이다. 한호일보는 시드니 성공회 교주이자 Freedom for Faith 의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마이클 스테드 주교를 만나 해당 법안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Freedom for Faith는 호주에서 종교의 자유가 보호되고 증진되는 것을 보기 위해 존재하는 기독교 법률 싱크탱크이다.)

마이클 스태드(Michael Stead) 주교가 한호일보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마이클 스태드(Michael Stead) 주교가 한호일보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전환 치료(Conversion Therapy)가 무엇인지 설명해 달라

전환 치료라는 용어는 역사적으로 동성애자의 성적 지향을 이성애로 바꾸려는 치료나 상담을 말했다. 이것은 심리학자들의 상담치료를 통해 이루어졌으며 경우에 따라 다른 치료 방법도 사용되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전환치료를 훨씬 더 넓은 범위로 확장하여 정의한다. 성적 성향의 억제하려는 모든 활동을 포함하고 있다. '억제'란 누군가의 성적 성향을 변화시켜려고 하거나, 숨기려고 하거나 드러나는 것을 방해하는 활동을 의미한다. 이런 정의의 확장으로 인해 호주 성공회에서는 관련한 법안을 반대하고 있다.

전환 치료 금지 법안(Conversion Therapy Ban legislation)이 발의되었다는 것은 과거 전환 치료로 인해 발생한 피해가 있었기 때문이 아닌가? 전환 치료 금지 법안에 대해 전적으로 반대하는가 아니면 어느 정도는 이해할 수 있다는 입장인가?

과거에 있었던 일부 전환 요법들로 인해 사람들이 피해를 입었다는 것을 알고 인정한다. 의학적 증거는 많은 사람들에게 성적 성향이 고정되어 있고 심리학적인 방법이나 기도, 상담 등의 방법을 통해 변경될 수 없다고 말한다. 하나님을 믿고 열심히 기도하면 성적 성향을 바꾸어 주신다는 말을 들었지만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고, 어떤 이유로 하나님이 기도에 응답하지 않거나 심지어 하나님이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다고 느낀 사람들도 있다. 이러한 맥락의 관행은 해로우며, 나는 이 관행이 금지된 것을 이해한다. 

그러나 현재 제안된 것은 그것과는 많이 다르다. 지금은 누군가의 성적 성향을 어떻게든 감추려고 하거나 그것을 감추도록 유발하는 것을 금지하는 것으로 확장되었다. 이것은 문제가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목사가 회중에게 우리의 성에 대한 예수님의 계획은 결혼의 맥락에서만 표현되어야 하며, 따라서 결혼하지 않았다면 성관계를 가져서는 안 된다고 설교를 했다고 가정하자. 그런데 회중 가운데에 동성에게 끌리는 사람이 있다면 이 메세지 듣고 ‘억압 행위’로 간주될 것이다. 누군가가 성욕대로 살지 않기를 기도하는 것을 막을것이다. 이것이 현재 발의된 전환치료 금지 법안에 반대하는 이유이다.

많은 기독교인들이 동성애,성소수자 문제와 관련된 교회주도의 캠페인에 회의적인 이유는 결혼법 개정 등의 경우 기독교 캠페인이 성과를 거두는 경우가 거의 없고 오히려 사회적 비판의 대상이 되었기 때문이다. 과거 2017년 동성결혼법 관련된 캠페인에서 배운 점이 있나? 

나는 동성 결혼 캠페인에 참여했다. 이것은 기독교가 이 문제에 대해서 어떤 입장을 취하고 있는지 명확하게 밝혀 다른 사회를 오도하지 않기 위해서였다. 동성 결혼 반대표를 사람들에게 권장한 것은 기독교에 속하지 않은 사람들의 권리를 부정하려는 것이 아니라 예수님께서는 결혼이 남자와 여자 사이에 이루어지는 것이라고 정의하셨고, 명확하게 말하고 싶었다. 그 시절에 입법을 막기 위한 캠페인의 성패 여부와 관계없이, 교회들의 입장을 다른 사람들에게 이해시키고, 유지하는 것이 중요했다. 우리는 그것이 우리 교회에 어떠한 영향도 미치지 않을 것이라 약속 받았고, 여전히 종교적 교리를 실천하고 가르칠 자유가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이번 전환치료 금지법안은 우리가 5~6년 전에 우려했던 바로 그 일의 한 예이며, 당시에는 불법이 아니었던 상담, 기도, 설교가 불법이 되고 있다. 그래서 지금도 우리의 입장을 계속해서 고수하는 것이 중요하다. 

호주에서 전환치료를 받는 사람들의 대부분은 어떤 연령대에 속하나?

현재 호주에서는 과거와 달리 전환치료를 받는 사람들에 대한 사례가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전에는 상담이나 기독교 상담을 통해 전환치료 시도가 있었지만 주로 성인들을 대상으로 했다. 그러나 이러한 전환 치료에 효과가 없었으며, 때로는 해를 끼치기도 한다는 사실이 인식되었다.  1980년대 후반부터 주요 심리학 단체는 전환치료를 반대하고, 관행을 금지하도록 했다. 따라서 지난 20년 동안 전환치료를 받은 사례는 거의 보고되지 않았다. 

이 법안이 부모와 자녀 간의 상호작용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나?

이 법안은 특히 성 정체성과 관련하여 부모들에게 특별한 문제를 야기할 것이다. 부모가 자신의 아이가 태어난 성별과 다른 성별로 전환하기를 원할 때 이를 지지하지 않는다면, 그 아이가 선택한 성 정체성을 억제하는 것으로 법을 위반하는 것이다. 심지어 의료인조차도 마찬가지이다. 예를 들어, 부모가 아이에게 "우리 집에서는 여자친구와 자는 것을 허락하지 않을 거야"라고 말한다면, 이것은 성적 성향을 억제하는 것으로 간주되며, 따라서 이 법안을 위반하는 것이다. 이로써 부모들이 가정에서 종교적 가치, 문화적 가치, 개인적 가치를 이야기할 수 없게 된다. 이 법안은 부모와 자녀사이에서 상호작용을 ‘범죄화’시킬 수 있고, 그 결과 부모와 아이 간의 관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한다.

종교 단체와 LGBT 사람들 간의 이해관계를 개선하고 공동체 간 갈등을 완화하기 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한가

호주는 종교나 무신론 여부와 상관없이 모든 사람이 공공생활에 참여할 권리를 가진 민주주의 국가이다. 이것은 종교를 배제하는 것이 아니라 국가가 종교에 중립적임을 의미한다. 우리 목표는 다른 사람들의 실천을 변경하는 것이 아니라 기독교 신앙을 계속 지키고 가르치는 것이다. 교회와 다른 기독교 공동체가 모든 사람들이 있는 그대로의 모습 그대로 사랑받고 소중히 여겨지고 환영받는 곳이어야 한다고 믿는다. LGBT사람들을 변화하도록 강요하거나 압박하지 않으려고 한다. 다만, 우려하는 것은 LGBT 사람들이 우리를 존중하지 않고, 관행을 바꾸도록 강요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들이 예수님을 따르고 싶다면 그렇게 할 수 있으며 우리는 그들에게 변화를 강요하지 않을 것이지만, 그들이 우리에게 동일한 존중을 보여줄 것을 요청할 것이다. 

그렇다면 전환치료 금지법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어떤 방법을 취할 수 있나

국가의 간섭 없이 부모가 자녀를 양육할 권리를 보호하려는 사람들이 정치인들에게 목소리를 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부모의 권리를 보호하고, 국가의 간섭 없이 자녀를 양육하기 위해 정치인과 대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입법과 관련하여 중요한 두 가지 포인트를 말하고싶다. 첫째, 현재 의회에 발의된 알렉스 그리니치 무소속 의원의 법안을 지지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이 법안은 부모와 자녀 간의 의사소통과 종교단체에서의 설교와 기도를 금지하는 내용이다. 둘째, 역사적 정의에 초점을 맞춘 전환치료를 금지해 줄 것을 정부에 요청해야 한다. 여기에는 억제 관행(상담,설교,기도 등)은 포함되지 않는다. 한국어, 영어, 중국어로 정보를 제공하는 "www.contactyourmp.org.au"라는 웹사이트가 있어 사람들이 지역 의원에게 편지를 보내고 미팅을 요청해서 법안에 대한 우려 사항을 설명하고 정부에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을 요청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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