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에 첫 번째 일요일 하루만 비웠던 블루마운틴 처소를 한 달 동안 비우게 되는 일이 발생했다. 정법사를 지키고 있는 설우 주지가 9월 한 달간 한국을 방문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이제 겨우 여린 싹이 올라온 무, 배추, 옥수수 등등이 바람결에 흔들리는 모습이 마치 물가에 두고 가는 아기처럼 느껴졌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상당한 양의 감자 싹은 전혀 보이지 않아 ‘시간이 지나면 싹이 올라오겠지’ 하면서 정법사로 내려갔다. 사찰에서의 일상생활은 늘 행해왔던 일이긴 하나, 이른 아침(새벽 4시 30분)에 일어나서 한 시간 정도 기도드리는 것이 마음속 부담으로 느껴졌다.

원래 성정이 게으르고 약골 체질인 데다가 흰머리가 많이 보이는 세월의 무게 때문이었다.

비가 오지 않고 갑자기 날씨가 더워지면서 산중의 채소들이 걱정이 되었다. 지인과 일주일에 한 번 정도 마운틴에 올라가서 갖가지 채소들에 물을 듬뿍 주기로 언약은 했으나 궁금증은 해소되지 않았다.

그럭저럭 한 달이 지나고, 10월 2일에 산에 올라와서 보니 옥수수 및 채소들은 그나마 뿌리를 내리고 있었으나, 감자 싹은 전혀 보이지 않고 엉뚱한 잡초만 밭을 뒤덮고 있었다. 가뭄이 계속될 때 감자를 너무 얕게 묻은 것이 마음에 걸리곤 했는데 올라와서 보니 생각 그대로였다.

몇 개를 파 보았더니 싹이 트려다 그대로 말라 있었다. 감자를 심은 날 오후에 식품점에 가서 크고 잘생긴 감자 25kg을 저울에 달아 갖고 와서 해지기 전에 모두 심는다고 너무 서두른 것이 문제였다. 무슨 씨앗이든지 지름의 1.5배 정도 깊이로 묻어야 한다는 어릴 적 기억을 되살리면서도 허겁지겁 너무 얕게 묻은 것이 마음에 걸렸는데 짐작한 그대로였다. 잡초를 뽑아내고 감자를 새로 심는데 꼬박 이틀이 걸렸다.

모든 농작물은 수분이 있어야 생장이 가능하고, 우리는 그것들을 먹으면서 생명을 유지한다. 빛과 토양, 공기와 수분 등은 바로 생명 그 자체와 동일하다.

일찍부터 생명의 본질과 그것에 가장 크게 영향을 주는 것에 대해서 깊은 사색을 한 이가 있었다. 에모토 마사루라는 일본인이 바로 그다. 그는 10여 년간 생명의 파동론에 대해서 깊이 있게 연구하다가 물의 신비성과 마주하게 된다.

인간이 형성되는 최초의 시기인 수정란 때는 99%가 물이고, 막 태어났을 땐 90%, 완전히 성장하면 70%, 생명이 끝나는 때는 약 50%가 된다는 사실을 확인하고는 ‘인간은 바로 물’이라는 등식에 접근하게 된다.

모든 사람들은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기를 희망한다. 그것을 이루기 위해서는 우리 몸의 70%를 이루고 있는 물을 깨끗하게 하며 안정감있게 흐르도록 하게 하면 가능하다는 전제에 이른다. 건강을 해친 대부분의 사람들은 몸속의 물, 즉 혈액이 고여 그것이 썩기 때문에 문제가 발생하고 그 원인은 감정, 색깔의 흐름이 크게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그는 ‘눈 결정은 하나하나가 모두 다르다’는 귀중한 정보를 얻은 후 ‘물의 결정도 각각 다른 얼굴로 나타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이른다. 그는 고성능 현미경을 구해서 일반 냉장고에서 물을 얼려 두 달 동안 연구한 끝에 한 장의 사진을 얻을 수 있었다.

그것은 깨끗한 육각형 다이아몬드형의 안정된 결정으로 그 모습을 드러냈다. 수돗물이 아닌 순수한 자연수에 한해서였다. 그때부터 여러 곳의 물이 각각 다른 결정체를 나타내 보이는 것에 착안해 물도 파동이라는 사실을 확인하게 된다. 그 이후 인간의 감정이 물에 어떤 영향을 전달하게 되는지에 대한 연구까지로 발전한다. 뿐만 아니라 소리와 문자 등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물을 담은 병에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라는 글자를 비췄을 땐 조화로운 육각형 모습을 보여준 반면, ‘망할 놈’ ‘넌 안돼’라는 부정적인 글귀엔 찌그러진 형태를 보여준 것이다.

말은 마음의 표현이며 즉각적으로 전달되는 파동으로써 상대와 자신에게 동시에 영향을 준다. 어떤 말을 하면서 살아가는지가 몸의 70%를 이루고 있는 물의 성질을 바꾸고 그 변화는 바로 우리 몸에 나타난다. 건강한 몸을 가진 사람은 마음도 건강하다.

지금은 세상이 뒤틀렸다. 그것은 마음이 뒤틀렸기 때문이다. 전쟁의 불꽃이 곳곳에서 번쩍이고 불신과 증오가 괴성으로 들썩이는 인간 삶의 현장, 모든 인류가 함께 희구하는 건강하고 행복하게 사는 길은 정녕 이상 세계로만 남아있을 것인가? 그에 대한 답변은 물에 있으며 그 물을 변화시키는 것은 우리의 마음에 있다. 언제나 긍정적인 마음과 지혜와 사랑으로 충만한 마음씨를 가꾸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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