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터 더튼 야당 대표(사진:ABC)  
피터 더튼 야당 대표(사진:ABC)  

앤소니 알바니지 총리는 원주민 사회의 아동 성학대에 관한 로열커미션(royal commission・호주식 특검)을 요구하는 야당의 요구를 '정치적 이목끌기'(political stunt)으로 일축했다. 원주민 옹호 단체들도 자유-국민연립(이하 연립)이 원주민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이용하여 이 사안을 정치화하려고 한다고 반발했다.

원주민에 대한 인정과 헌법적 자문기구 '보이스'의 설치를 목표로 한 개헌안이 지난주 국민투표에서 부결된 이후로 캔버라 정치권에서 여진이 이어지고 있다.

이 기세를 몰아 피터 더튼 야당 대표는 앤소니 알바니지 총리가 굳이 할 필요 없는 국민투표를 실시하여 나를 분열시켰다고 압박했다.

이어 더튼 대표는 '집권하면 보이스를 뺀 원주민 인정을 위한 별도의 국민투표를 실시하겠다'는 약속을 철회했다.

아울러 그는 원주민에 대한 정부 지출 감사와 아동 성학대 로열커미션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 두 가지는 당론으로 보이스를 거부한 연립의 핵심 원주민 정책이었다.

지난 주 의회에서 보이스 반대 노선의 대표 주자였던 더튼 대표와 재신타 남피진파 프라이스 야당 원주민 담당 의원은 아동 성학대 로열커미션을 의회에서 거듭 촉구했다. 

더튼 대표는 지난 목요일(19일) 의회에서 원주민 커뮤티니의 아동 성학대 문제가 정부의 최우선 관심사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더튼 대표는 "총리는 원주민 커뮤니티 내에서 아동 성학대가 매우 만연한 상황을 이해하기 위한 로열커미션을 의회의 우선순위로 여기지 않는다"고 .

그는 "물론 모든 원주민 커뮤니티에서 일어나는 일은 아니다"라고 언급했지만 "음란물 사용, 기기사용, 권력 불균형 등은 조사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에 대해 100개 이상의 원주민 옹호 단체 및 기관은 아동의 안전을 "정치화하거나 정치적 입지를 강화하기 위한 플랫폼으로 사용해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단체들은 야당이 실제 증거는 하나도 제시하지 않으면서 로열커미션을 요구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야당 대표와 프라이스 상원의원이 올해 초에 했던 동일한 주장과 요구를 증거 없고 신뢰할 만한 해결책도 없이 반복하는 것에 답답하고 실망스럽다"고 밝혔다.

또한 정부 자료를 인용한 공동성명은 호주 전역에 아동 학대는 만연해 있고,  원주민 아동은 비원주민 아동보다 성 학대 대상이 될 가능성이 낮다고 주장했다. 

이 단체들은 야당의 이러한 행동이 원주민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자극할 뿐이라고 지적했다.

알바니지 총리는 아동 성학대는 "매우 광범위하게 발생하는" 중대한 사안이지만 한 집단이나 장소에 한정된 문제는 아니라고 밝혔다.

알바니지 총리는 "이 문제의 심각성에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겠지만, 이 문제를 마치 당파적인 것처럼 만들어 분노를 일으키려고 하는 이목끌기에는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노던준주 원주민의료서비스연합(AMSANT)은 로열커미션에 들어가는 자원은 빈곤, 교육, 청소년 수감 문제 등에 쓰이는 것이 더 나을 것이라고 말했다.

AMSANT는 "더 많은 조사로 더 많은 권고안을 만들기보다는, 아동 구금 및 보호에 대한 로열커미션 등 이전 조사의 기존 권고안을 이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이 단체는 "보이스를 반대한 캠페인에서 적극적으로 활동한 자들의 정치 행위(political grandstanding)는 분열과 파괴를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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