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레스트 검프는 미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영화 중 하나이다. 이 영화가 성공한 이유를 꼽자면 톰 행크스의 뛰어난 연기와 감동적인 스토리를 들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미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영화가 된 이유는 이 영화가 한 평범한 남자의 성장 과정을 미국인이 잘 아는 역사적 사실과 잘 오버랩 시켰다는 것이다. 너무나 평범해 보이는 미국인 남성 포레스트 검프가 사실 국가의 가장 중요한 사건마다 주인공으로 또는 주변인으로 존재했다는 사실이 미국인들의 향수를 자극했을 것이다.

오혜영 한인회장의 행보를 보며 포레스트 검프를 떠 올렸다면 너무 불경한 것일까? 사실 오회장은 시드니 지역의 최근 주요 행사에서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인물이다. 

식순에 공식적으로 참여할 때뿐 아니라 그렇지 않은 경우에도 참여하는 것을 종종 본다. 봉사직인 한인 회장직을 수행하기 위해 바쁘게 여러 행사를 다니는 것 만으로도 인정받을 부분이 있지만 필자가 주목하는 부분은 오혜영 회장이 보여주고 있는 확장성이다.

오회장과 34대 한인회는 한인 공동체뿐 아니라 지역 공동체와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있다. 오회장의 한인회장 취임식에 연방 하원의원과 주 하원의원이 참석하고 지역 시장이 참석한 것은 유례가 없다.

지난 22일 제롬 락살 베넬롱 MP와 만나 한인회관 재계약 도움을 요청했고 긍정적인 답변을 받아 냈다.

현 34대 한인회는 연말에 컴벌랜드 카운슬과 뱅크스타운 카운슬에서 주최하는 자선 행사에 참여한다. 이를 통해 지역 사회와 더 긴밀히 협력하고자 한다.

오회장이 선거 기간 내내 약속했듯 ‘우리끼리’ ‘이너써클’ 한인회가 아니라 ‘자랑스러운 Korean Australian’을 대표하는 한인회로 탈바꿈할 수 있을 것 같다는 기대를 조심스럽게 하게 된다.

시드니 한인회는 친목 단체로 시작했지만 지금은 명실 상부 10만 시드니 거주 한인을 대표하는 이익 단체이다. 호주 사회와 한국 정부 앞에서 한인들을 대표해야 하는 자리이다.   

33대 한인회 사태는 이런 변혁기에 나타난 혼란일 수도 있다. 높아진 위상만큼 한인회에 대한 기대는 큰데 한인회의 역량이 그만큼 성장하지 못했던 것이다.

오회장은 짧은 기간동안 한인회장이 무엇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한 새로운 기준을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역대 가장 혼란스러운 시기에 회장에 당선된 만큼 여러 어려움도 있겠지만 주어진 역할을 끝까지 감당할 수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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