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shuttersto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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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터 볼커(Peter Voelker)는 중증 장애를 가진 딸을 키우고 있는 싱글대디다. 그의 딸 엘리(Ellie)는 24시간 내내 돌봄이 필요하다. 화이트-서튼 증후군이라는 신경 발달 장애를 갖고 있는데, 이 증후군은 인지 기능 장애, 발달 지연(특히 음성 및 언어 습득), 자폐 스펙트럼 장애(ASD) 및 기타 행동 문제를 특징으로 한다. 엘리는 의사소통 능력이 제한돼 특수 교사와 간병인의 전문적인 도움이 필요하다. 수영, 체조, 자전거 타기와 같은 활동 또한 일대일로 진행돼야 한다.

그러나 이 모든 비용은 적지 않다. 어느날 갑자기 엘리에게 책정된 국가장애보험제도(NDIS) 지원 자금이 2만 6,000달러에서 8,200달러로 줄어들었다. 엘리가 받던 몇몇 중요한 치료가 중단될 수밖에 없었다. ABC 인터뷰에서 볼커는 딸이 정신과 진료조차 받을 수 없다면서 분노와 황당함을 토로했다. 그는 "내 딸은 50년 후가 아니라, 지금 당장 도움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볼커는 NDIS 지원금 감축에 대한 재심사를 요청했다. 하지만 조사가 진행되는 동안에도 딸의 치료비는 필요했고, 추정키로는 최대 5,000달러의 사비를 들여야 했다. 그는 해당 기관이 딸의 사례를 검토한 이유를 정확히 알지 못했다고 했지만, 국가장애보험기구(National Disability Insurance Agency, NDIA)에 따르면, 아동이 8세가 되면 장애에 대한 추가 증거를 요청하는 것이 표준 절차다.

NDIA는 엘리가 만족스러운 삶을 사는 데 필요한 장애 관련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그의 가족과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고 서면 성명을 통해 밝혔다. 이후 엘리의 NDIS 지원금이 수천 달러 증액되어 볼커는 감사하고 있지만, 의사들은 여전히 충분하지 않다고 말한다. 엘리를 담당하고 있는 한 심리학자는 삭감된 NDIS 지원금이 다시 증액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있다. 

캔버라에 본부를 둔 장애인 권리 옹호 단체인 'Advocacy for Inclusion(AFI)'는 이러한 사이클 즉, 사람들이 전문가를 찾아다니고, 의사를 찾아다니고, 서류를 제출할 수 있는 사람을 찾아다니고, 다시 NDIS로 돌아가 지원금을 받는 반복적인 작업이 NDIS 참가자들에게 가장 큰 장애물이자 부담 중 하나라고 말한다.

AFI의 최근 조사는 NDIS의 구조적인 문제점을 보여준다. 업무량을 키우는 보고 체계와 서류 제출 요구, 불충분하거나 불공평한 자금 지원, 상당한 대기 시간, 서류 처리 오류, 참여자와의 불충분한 의사소통 등의 문제점들이 발견됐다.

AFI의 정책 책임자인 크레이그 월리스(Craig Wallace)는 제출한 서류가 사라지거나 매우 복잡한 서류와 자료들을 찾아 제출했는데 잘못 처리되는 사례들이 있다고 ABC에 말했다. 행정 처리가 너무 길어서 제때에 지원을 못받는 경우들도 있다. AFI에 따르면, 한 NDIS 참여자는 장애인용 침대 구입 승인을 기다리는 12개월 동안 안락의자에서 잠을 자야만 했다고 한다.

AFI는 이러한 문제들이 NDIA가 수행하고 있는 좋은 일들을 가리고 있다고 말했다. 지역 코디네이터들과 NDIS 참여자와의 의사소통이 개선돼야 하는데, NDIA가 참여자의 변화하는 필요를 충분히 이해하지 못하는 실정이라고 AFI는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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