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shutterstock
사진:shutterstock

제이비 하이파이(JB Hi-Fi)가 10년 동안 무가치한 '연장 워런티'를 팔아 폭리를 취했다는 비판과 함께 집단 소송에 직면했다.

이번 집단소송을 제기한 법무법인 모리스 블랙번 로이어스(Maurice Blackburn Lawyers, 이하 모리스 블랙번)는 JB Hi-Fi가 2011년부터 "가치가 없거나 전혀 없는" 워런티 연장 상품을 판매해 왔다고 주장했다.

JB Hi-Fi에서 판매한 연장 워런티가 호주 소비자법에서 이미 무료로 보장된 보증과 동일하다는 것이다. 

모리스 블랙번은 2011년 1월 1일부터 2023년 12월 8일 사이에 '익스텐디드 케어(extended care)', '커스터머 케어(customer care)', '엑스트라 케어(extra care)'에 가입한 고객을 위한 보상을 요구하고 있다. 

이 소송의 핵심은 제품 구매 시 보장되는 '소비자 보증(consumer guarantee)'이라는 기본적인 법적 권리다. 여기에는 제조업체의 보증이 만료된 후에도 구매 후 합리적인 기간 내에 문제가 발생하면 수리, 교체 또는 환불을 받을 수 있는 권리가 포함된다. 

모리스 블랙번은 JB Hi-Fi가 연장 워런티를 판매할 때 오해의 소지가 있거나 기만적인 행위 또는 비양심적인 행위를 사용하여 법을 위반했다고 주장한다.

예를 들어, 2,000달러 냉장고를 구입할 때 소비자는 냉장고 수명이 6년보다 훨씬 길 것으로 기대한다. 그런데 JB Hi-Fi의 워런티는 구매일로부터 3년에서 6년 이상 지속되지 않았다고 한다.

모리스 블랙번의 미란다 나기(Miranda Nagi)는 "호주 소비자법의 구제책은 대부분의 경우 더 오래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ABC에 따르면, JB Hi-Fi에서 판매한 연장 워런티 문구에는 소비자에게 이미 제공되지 않는 혜택이 있다고 명시돼 있다. '보장 기간에 대한 확실함' 또는 '고장에 대한 추가 보호' 등이 예다.

이와 관련해 모리스 블랙번은 일부 브로셔가 소비자법에 따른 보호와 연장 워런티가 특별히 제공하는 보호가 어떻게 다른지에 관한 정보가 들어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소비자단체 초이스(CHOICE)의 마거릿 래퍼티(Margaret Rafferty)는 연장 워런티가 시쳇말로 '가성비'가 좋은 경우는 "매우 드물다"고 말했다.

지난해 초이스가 JB Hi-Fi, 하비 노먼, 더 굿 가이즈 등 80개 매장을 대상으로 미스터리 쇼핑을 한 결과, 대부분의 판매 직원이 소비자 권리를 제대로 설명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래퍼티는 "71%의 사례에서 판매 직원들은 미스터리 쇼핑객에게 제품이 고장 났을 때 어떤 일이 일어날지에 대한 권리를 잘못 설명했고, 이를 기회로 연장 워런티를 판매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호주경쟁소비자위원회(ACCC)는 사업체나 판매원은 연장 워런티를 판매하고 수수료를 받을 수 있으며, 소비자 보증은 다른 워런티와 관계없이 적용된다고 설명한다. 

JB Hi-Fi는 법적 절차가 시작된 상황이라 상세한 언급은 피했지만 상대 주장을 "적극적으로 방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JB Hi-Fi 대변인은 "우리는 법적 의무 준수를 매우 중요하게 여기고 있으며, 항상 관련 법률을 준수해 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호주소매업협회(Australian Retailers Association)의 폴 자흐라(Paul Zahra) 최고경영자(CEO)는 연장 워런티의 가치는 분명히 있다고 밝혔다. 

자흐라 CEO는 "많은 쇼핑객이 마음의 평화를 위해 워런티 연장을 선호한다"며 "이는 종종 제품에 더 긴 수명을 부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소매업체들이 구체적으로 어떤 권리를 추가로 보장하는지는 명확히 해야 한다고 짚었다.

자흐라 CEO는 "연장 워런티가 (소비자법에 따른 권리를) 재진술하는 것에 불과하다면 이는 의심할 여지 없이 연장 워런티의 취지와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한호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