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레어 오닐 내무장관은 새 이민 전략을 발표하며 '영구적 임시 체류자'를 단속하겠다고 밝혔다(사진:ABC)
클레어 오닐 내무장관은 새 이민 전략을 발표하며 '영구적 임시 체류자'를 단속하겠다고 밝혔다(사진:ABC)

연방정부의 새 이민 전략에 늦깎이 유학생들이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ABC는 갑작스러운 임시 취업 비자 요건 강화에 일부 유학생이 혼란과 분노에 휩싸였다고 보도했다.

이번 주 클레어 오닐 내무장관은 새 이민 전략을 내놓으면서 "고장 난 이민 시스템"을 개편하겠다고 밝혔다.

이민자 유입 수준을 절반으로 줄이겠다는 '정상화'는 호주에서의 미래를 설계하며 이국땅에서 학업을 시작하거나 끝마칠 유학생을 겨냥했다.

특히, 졸업생 비자를 받을 수 있는 최대 연령이 50세에서 35세로 크게 낮춰질 예정이다. 36세를 넘겨서 졸업하면 호주에서 전공을 살려 일할 기회를 잃을 수 있다는 뜻이다. 

"기술을 갖춘 인력"을 양성하기 위해 마련된 이 전략은 호주에서 수요가 많은 기술을 공부하고 있는 유학생들을 당혹스럽게 했다.

커뮤니티 서비스를 전공하고 있는 케네스 첸(Kenneth Chen)은 이번 발표에 "참담한 심정"이라고 토로했다. 원래는 호주에서 취업할 계획이었지만 졸업할 때 36세가 넘기 때문이다.

ABC 인터뷰에서 첸은 "유학생으로서 우리는 (젊은 학생들과) 같은 학비를 내고 호주가 필요로 하는 것을 공부했지만 (젊은 학생과 달리) 비자는 받을 수 없다"고 꼬집었다. 

그는 "이것이 왜 연령차별이 아닌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졸업생 비자는 특정 학위를 공부한 학생들이 학업을 마치고 경력을 쌓을 기회와 그에 이어 영주권을 취득할 수 있는 경로를 제공한다. 

하지만 연방정부는 일부 유학생이 "영주권자가 될 가능성이 거의 없는데 체류를 연장할 목적으로" 이러한 비자 제도를 악용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내무부 대변인은 졸업생 비자 조건을 35세로 낮추면 "장기적으로 호주 경제에 기여할 수 있는 초기 경력 전문가"를 장려할 수 있다고 ABC에 밝혔다.

이는 호주가 일을 더 많이 하고 더 오래 할 수 있는, 또 세금을 더 오랫동안 낼 수 있는 어린 사람을 원한다는 뜻으로 읽힌다. 

멜버른의 이민 대행업자인 캐시 유(Cathy Yu)는 졸업생 비자 신청 고객 중 액 20%가 35세 이상이며, 정부 발표 후에 많은 유학생의 문의를 받았다고 ABC에 말했다.

유는 정부가 이민 제도를 개혁하고 고도로 숙련되고 젊은 해외 인력을 유치하는 데 초점을 맞추는 것은 합리적이라고 했다.

하지만 유는 문제는 호주의 이민 정책을 믿고 학생 비자를 신청했거나 이미 공부하고 있는 유학생들이라고 지적했다.

애들레이드에서 컴퓨터 공학을 공부하는 유학생 게리 수(Gary Xu)는 내년에 석사 학위를 취득하고 나면 박사 과정에 등록할 심산이었다.

수의 고민은 박사 과정을 수료하고 비자를 신청할 때 36세가 넘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호주 정부는 올해 7월 일부 전공 분야에서 석사 학위를 받은 유학생에게 최대 5년의 체류가 가능한 졸업생 비자를 신청할 수 있도록 했다.

수는 ABC 인터뷰에서 "이제는 이를  다시 3년으로 변경하고 연령 요건을 추가하려고 한다"고 볼멘소리를 냈다. 

"호주는 기술을 갖춘 이민자가 필요하다고 해놓고 이제는 필요 없다고 말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그들의 논리를 이해할 수가 없다"고 수는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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