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shuttersto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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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흐라 안바리(Zahra Anvari)는 그의 어머니인 골(Gol)과 호바트 북부 지역에 위치한 커뮤니티 가든으로 향하던 중 3명의 괴한에게 습격을 받았다고 전했다. 

ABC 보도에 따르면, 뉴질랜드 글레노키(Glenorchy) 출신인 안바리는 그 괴한들이 차 문을 열고 자신과 어머니를 폭행하며, 인종차별적인 욕설을 퍼붓고, 히잡을 벗기려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안바리와 골은 폭행을 당하면서도 서로를 보호하려고 애썼지만 안바리는 멍이 들고, 골은 코피가 났다고 한다. 그는 사건 당시 “왜 우리 어머니를 때리냐, 어머니는 노인이다”라고 소리를 질렀다고 했다.

현재까지 1명이 폭행 혐의로 기소되었지만, 조사는 아직 진행 중이다. 타즈매니아 경찰은 지난 주 발표한 성명에서 차량 탑승자와 보행자 사이의 다툼 끝에 폭행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안바리와 그의 어머니는 병원에서 조치를 취한 후 회복 중이지만, 이 사건으로 인해 외출조차도 두려워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그는 외출을 했을 때 누군가 나를 폭행하면 어떻게 방어해야할지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한, 오후에 혼자 산책을 나가던 어머니와 반드시 함께 산책을 간다고 덧붙였다. 

안바리는 아프가니스탄 출신의 무슬림인 하자라족이다. 7년 전 이란에서 난민으로 호주에 입국했다. 시아파 무슬림인 하자라족은 아프간 땅에 정착한 몽골인들의 후손으로 수니파가 주류인 아프간 정부로부터 오랫동안 박해를 받아왔다. 

타즈매니아 경찰 애드리안 보드나르(Adrian Bodnar) 국장은 신고된 내용에서 ‘인종차별로 인한 범죄 동기’를 발견하지 못했지만, 접수된 모든 신고에 대해 적극적으로 조사에 착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타즈매니아에 거주하며, 'Hazara Parliamentary Friendship Group(호주 의회 내 하자라 출신 사람들의 모임)' 창립 멤버인 하지 알리자다(Haji Alizada)는 하자라족 출신을 향한 인종차별적 폭력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지만 이정도 수준의 폭력은 들어본 적이 없다고 밝혔다. 

알리자다는 “그들은 이란에서 수년 동안 망명 신청자로 힘든 삶을 살다가 호주에 올 기회를 얻었다. 타즈매니아 같은 곳에서 이런 일이 일어날거라고 상상할 수 없었기 때문에 더 큰 충격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하자라족 공동체가 때로는 경찰에 사건, 사고를 신고하는 데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고 말했다. 경찰과 당국으로부터 매우 나쁜 대우를 받고 떠나온 사람들일수록 공권력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알리자다는 “이민자들이 호주 경찰의 서비스 및 제도에 대해 충분한 이해를 가지지 못할 수 있기 때문에 경찰은 이들을 지원하기 위해 경찰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바리는 다른 하자라족 주민들은 신고를 꺼리기도 하지만, 이번에는 경찰이 자신을 잘 도와주었다고 말했다. 

보드나르 국장은 경찰이 다문화배경의 사람들과 원활하게 소통할 수 있도록 교육을 받고 있으니 사건이 발생하면 경찰에 바로 신고하라고 독려했다.

TAS 경찰은 “차별, 취약계층, 성정체성, 인종차별, 정신 및 신체 장애 등 다양한 주제의 교육"을 받고 있다. 이에 더해 "모든 배경, 인종, 연령 및 성별의 사람들"을 적극적으로 채용하고 있다고 한다.

보드나르 국장은 '타즈매니아 다문화 위원회'와의 협력을 포함해 특별히 지역사회 참여를 담당하는 새로운 전담 고위직의 역할을 강조했다.

알리자다는 주 전체의 이민자들과의 연결을 강화하는 프로그램들이 사건, 사고를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히잡을 두르고 생김새는 다를지라도, 똑같은 인간이라는 것을 교육해야 한다. 이민자들은 해를 끼치려고 온 것이 아니라, 전쟁 지역에서 탈출하여 평화로운 삶을 살기를 원하는 사람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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