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소니 알바니지 총리(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오른쪽)(사진:총리 엑스)
앤소니 알바니지 총리(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오른쪽)(사진:총리 엑스)

호주 정부가 미・중 간 갈등에 휘말리지 않으려면 '중견국' 외교를 펼쳐야 한다고 전직 외교장관 등 50명의 저명인사들은 조언한다.

밥 카(Bob Carr) 전 외교장관, 가레스 에번스(Gareth Evans) 전 외교장관을 비롯한 50명은 "강대국 갈등의 공포를 피하고" 미국과 중국 간의 전쟁에 휘말릴 위험을 줄이기 위해 중견국 행동주의를 채택할 것을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수요일(31) 발표된 공동성명에서 이들은 "미국과 중국이 서로를 동등하게 존중하고 인정하는 인도・태평양 지역 세력 균형을 지지한다"며 잠재적 군사 충돌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노벨상 수상자 피터 도허티(Peter Doherty)와 전 자유당 장관 프레드 채니(Fred Chaney)와 이안 맥피(Ian Macphee)도 참여한 이 성명은 어느 쪽도 절대적 우위를 요구하지 않는 협력적 안보를 강조하는 "새로운 데탕트"를 제안했다.

이들은 적대감이나 긴장된 관계의 완화인 이 데탕트는 "1970년대 리처드 닉슨과 레오니드 브레즈네프가 미국과 소련 간에 협상한 합의에 비견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명자에는 마이크 랜(Mike Rann) 전 남호주 주총리, 카르멘 로렌스(Carmen Lawrence) 전 서호주 주총리, 밥 브라운(Bob Brown) 전 녹색당 대표 등이 있다. 법학자, 배우, 출판인, 전 축구선수 등 각계 인사들도 이 서명에 참여했다. 

이들은 새로운 데탕트 제안이 "평화주의나 유화책이 아니라" 다른 국가들과 협력하여 "우리 지역의 평화와 번영을 보장하기 위한 합리적인 노력"이라고 주장했다.

공동성명은 정치 및 군사적 긴장 완화, 군비 통제 협정을 통한 군사비 지출 감소, 상호 호혜적인 자유무역 활성화 등  데탕트의 잠재적 이점을 강조했다.

또한 양안 현상 유지에 대한 개방적인 약속을 통해 대만을 둘러싼 긴장을 완화할 것을 촉구했다. 중국은 대만을 자국 영토의 일부로 간주하고 있어 대만 문제는 여전히 민감한 사안이다.

호주 정부는 중국과의 관계 안정을 위해 노력하는 동시에 안보적 도전에 직면해 있다.

호주는 중국의 군사력 증강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 영국과 맺은 오커스(AUKUS) 협정에 따라 핵추진 잠수함 획득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카 전 장관은 "미국과는 전쟁 게임을, 중국과는 무역 게임을 계속하면서 행복한 번영을 누릴 수는 없다"며 외교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에번스 전 장관은 "물론 최악의 시나리오에 대비해야 하지만, 외교를 다시 중심 무대로 끌어올리고, 중국에 대한 봉쇄와 대결 정책에 저항하며, 남중국해와 대만, 한반도의 긴장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 미국과 중국 간의 정치적 합의를 촉진하는 것이 호주의 이익에 부합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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