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토리아주 송전탑(사진:shutterstock)
빅토리아주 송전탑(사진:shutterstock)

빅토리아주 질롱(Geelong) 북쪽 교외인 아나키(Anakie)에서 6개의 송전탑이 무너져 대규모 정전 사태가 벌어진 후에 지중 송전선로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번 일로 50만 가구 또는 사업체 이상이 전력을 공급받지 못게 되자  빅토리아주의 전력 인프라가 기상이변에 얼마나 취약한지가 드러났다. 

이 사태는 고압 송전선 네트워크 지하 매립의 타당성과 비용에 대한 논의를 다시 촉발시켰다. 

송전선로 지중화는 날씨로 인한 정전 및 산불 위험을 줄일 수 있다는 강점이 있지만, 이를 현실화하려면 막대한 대가를 치러야 한다. 

2020년 오스그리드(Ausgrid)의년 분석에 따르면, 시드니에 송전선로를 매설하는 데 필요한 예상 금액은 720억 달러에서 1,300억 달러다. 공사를 끝내는 데만 최대 50년이 걸린다.

오스그리드는 "송전선로 매설에는 1km당 약 250만 달러가 소요되며, 이는 지상 송전선로 설치보다 15배 더 비싸다"고 설명했다. 

이어 "고객들은 40년 동안 전기 요금으로 매년 1,200~2,200달러를 추가로 지불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빅토리아주의 경우, 이 분석을 기준으로 약 65,000km의 전력망에 대입하면 1,625억 달러 이상의 지출이 예상된다. 또한 40년 동안 평균 전기 요금에 2,000달러가 더 붙을 수도 있다.

또 하나의 어려움은, 송전선로를 지중화하더라도 유지보수 및 수리와 관련된 기술적 문제가 발생한다.

드론과 헬리콥터로 문제를 신속하게 파악할 수 있는 지상 선로와 달리 지하 선로의 고장은 진단과 수리에 더 복잡하고 시간이 많이 소요된다.

지하 케이블 고장으로 인해 오클랜드 도심에 5주 동안 정전이 발생했던 1998년 오클랜드 정전은, 지하 네트워크 관리의 어려움을 보여주는 한 사례다. 

빅토리아주 전역에서 송전선로가 매립된 신규 단지가 늘어나는 추세다. 주정부는 산불 위험 지역의 송전선로 지중화에 자금을 지원하기도 했다.

하지만 주의 전 지역에 전기를 보낼 전선을 땅 아래에 까는 것은 차원이 다른 문제일 수 있다. 

재신타 앨런 주총리는 송전선로 매설을 한 방안으로 인정하긴 했지만, 지상 네트워크의 복원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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