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민(왼쪽) 윤세순 부부(사진 한성주) 
강정민(왼쪽) 윤세순 부부(사진 한성주) 

7일(목) 시드니 북서부 에핑클럽에서 열린 시드니 목요포럼(Sydney Thursday Forum: 이하 STF)은 호주 타즈마니아에서 대규모 합판공장을 경영하는 강정민 타안 타즈마니아(Ta Ann Tasmnia) 회장(79)을 스피커로 초청해 대담을 나누었다.

지난 1월 18일(목) 첫 STF 행사에는 동포 원로 이경재 선생이 스피커로 초청돼 약 100명이 참석하는 성황 속에 이 행사가 시작됐다.

3월 7일 두번째 이벤트에도 거의 100명이 참석하면서 성료됐다. 시드니 목요포럼 기획진행자인 고직순씨(전 한호일보 편집인)가 직접 편집한 파워포인트를 통해 관련 사진을 대형 스크린을 통해 소개하면서 질문과 답변, 보충 설명을 하는 방식으로 약 90분동안 진행됐다.    

강정민 회장이 해외 산림개발 사업에 개입한 배경은 장남으로서 선친(고 강장렬씨)의 가업에 참여했기 때문이다. 그는 1970년 한국에서 군복무 후 선친이 싱가포르에 본사를 두고 운영하는 해외 산림개발 사업의 현장인 인도네시아(이하 인니)로 출국해 약 10년동안 인니 동부 칼리만탄 사마린다에서 현장 경영에 참여했다. 64년 입학한 동국대 경제학과는 해외 출국으로 결과적으로 중퇴했다. 

행사장
행사장

인니에서 80년대 초반부터 산림자원 부족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하자 강 회장은 대체자원 확보를 물색하다가 1984년 호주 이민을 결정해 타즈마니아에 정착했다. 타즈마니아에서 산림개발 사업은 처음부터 원자재(원목) 확보에 난항을 거듭했다. 여러 번의 도전 끝에 호주에 정착한 지 22년이 지난 2006년 타즈마니아 산림청과 20년 20년 옵션의 원목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2005년부터 말레이시아 상장 기업인 사라와크주 소재 타안 홀딩스(Ta Ann: 大安 Holdings) 그룹으로부터 2014년까지 총 약 1억7백만 달러의 자본을 유치해 호바트(2007년), 스미스톤(2008년) 베니어 공장을 완공했다. 2017년 스미스톤에 유칼립투스 고급 합판(TPLY) 생산 공장을 증설했다.    

타안 타즈마니아는 연평균 매출 4-5천만 달러, 임시직 및 하청 계약직 포함 최대 500명 고용 등 지역사회에 상당한 기여를 하면서 타즈마니아 중견 목재 기업으로 우뚝 섰다.   

타안 타즈마니아가 공급받는 원목은 조림지에 식목한 5-12년생 유칼립투스 수종으로 땔깜용 외에는 다른 용도가 없는 낮은 등급의 블루 검트리 일종나무다. 모든 조림과 벌목은 산림청의 철저한 관리와 감독을 받는데 타안 타즈마니아는 조림과 벌목에는 관여하지 않고 공급 받은 나무를 가공해 고급합판을 생산한다. 

철저하게 조림지에서 벌목한 원목을 사용하는 친환경 정책을 준수하면서 세계적인 PEFC(Programme for the Endorsement of Forest Ceritifcation: 산림인증승인프로그램) 인증을 받았다. PEFC는 지속 가능한 산림 관리를 촉진하는 국제 비영리 비정부 조직이다.  

이같은 지속 가능한 산림개발 정책에도 불구하고 해외 합판수출을 위한 1차 선적 당시, 녹색당의 친환경주의자들은 극렬하게 반대했다. 이들은 자연림(원시림)이 아닌 조림지의 5-12년생 땔깜용 원목이란 사실을 도외시한채 무조건적인 나무 수출 반대를 외치며 막무가내로 반대 시위를 전개한 것. 

항구 크레인 고공 농성, 트럭의 운송을 방해하는 도로 점유, 합판 기계 파손, 사무실 방화 등 방법도 다양했다. 한편, 이들과는 반대로 근로자들과 노조는 회사가 수백명을 고용하면서 지역 경제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주정부에 고용과 작업장 안전을 요구하면서 녹색당을 규탄하는 맞불 시위를 전개했다. 결국 주총리의 적극적인 개입으로 환경주의자들의 무분별한 반대 시위는 제지됐다. 그후 반대 시위는 거의 없다.

행사장 2
행사장 2

기업 경영에서 가장 어려운 점 중 하나인 인사 관리와 관련, 강 회장은 “좋은 직원을 선택 채용하는 일은 쉽지 않다. 그래서 우리는 인력공급회사를 통해 임시직으로 일을 시켜본 후 선별해서 정규직으로 고용한다. 

사업 초기부터 일하고 있는 직원들을 포함하여 본인이 사직을 원하거나 큰 과오가 없는한 지속적으로 고용하며 능력 향상 등 필요한 기회를 마련해 주고 있다. 문제가 생기면 지체없이 노조와 협의하여 처리한다”라고 설명했다.  

주정부 교체로 인한 정책 변경으로 원목공급 물량이 축소되는 불이익을 받았지만 강 회장은 고품질 합판생산이라는 과감한 투자 결정으로 위기를 기회로 바꾸었다. 

이와 관련, 강 회장은 “사업의 성공은 지속 가능성에 있으며 그 핵심은 사업에 연관된 이해 관계자들의 혜택, 이득, 자발적 동기에 있다. 자연과 사회와 공생하는 목재기업 타안 타즈마니아를 만들도록 노력하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포럼에서 강 회장은 사업경영 어드바이스로 ‘WISE(와이즈) 정신”을 설명했다. 와이즈는 Warm hearted(따뜻하게 배려하는 마음), Intellectual(이성적인 판단), Sincerity(성실성), Endurance(인내력)의 줄임말이다. 

단체 기념 촬영(사진 한성주)
단체 기념 촬영(사진 한성주)

타안 타즈마니아는 매년 삼림축제행사와 호바트쇼데이 등 지역사회 행사를 지원하고 있다. 또 휴온빌과 스미스톤 중고교에 유니폼 제공 등 스포츠팀 을 육성했고 두 지역 초등학교에 컴퓨터 교실 설치 및 교육보조재를 지원했다. 

또 2023년 타즈마이나 주총독 주재로 시작된 호바트 우먼즈쉘터 프로젝트(Hobart Women’s Shelter Project)에서 지으려는 30채의 가정폭력 피해 여성을 위한 집(쉼터) 신축을 위한 건자재를 무상으로 지원하고 있다. 최근 2채가 완공돼 3월 18일 오픈할 예정이다. 

공사가 지연된 이유는 우먼즈쉘터가 지어질 경우, 집값 하락을 우려하는 주민들의 ‘님비(NIMBY: Not In My Backyard; 내 뒷마당에는 안된다는 의미의 님비는 공공의 이익에는 부합하지만 자신이 속한 지역에는 반대하는 행동을 의미한다)’ 현상 때문에 주정부가 토지 매입에 어려움을 겪기 때문이다.  

이대동창생들(사진 한성주) 
이대동창생들(사진 한성주) 

한편, 이날 포럼 2부는 강 회장의 부인인 윤세순 수필가 대담으로 이어졌다. 이날 주제어인 나무(숲) 관련 시 2편(숲속에서 - 오세영 작, 나무 - 도종환 작)을 윤희경 시인이 낭송했다. 이어 윤 작가의 첫 수필집 ‘빛과 모습 그리고 태즈메이니아’가 소개됐다.

윤 작가는 “글쓰기를 통해 어떤 점이 가장 좋았나?”라는 사회자의 질문에 “타즈마니아에서 40년동안 늘 분주히 산 것 같다. 글쓰기를 하면서 내가 무엇을 하며 그 시간을 보내고 있는지를 들여다 볼 수 있게 된(관찰 및 사색)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기사: 고직순 시드니 목요포럼(STF) 기획진행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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