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 “한국 집으로 연락” 대교민 불만요인 ‘쉐어’와 ‘시급’
워킹홀리데이비자소지자(이하 워홀러)들은 호주에서 워홀러 생활을 하면서 위험한 상황에 직면하거나 힘든 일이 생기면 시드니에서 딱히 연락할 곳이 없어 ‘한국 집으로 연락하겠다’(22명)라고 답변했다.
시드니에 거주하는 워홀러 98명(남성 47명, 여성 51명)을 대상으로 호주동아일보가 설문조사와 인터뷰를 실시한 것에 따르면 워홀러들은 현지에서 어려움이 닥쳤을 때 대사관이나 영사관, 경찰 등 기관이나 단체에 도움을 청하기(5명)보다는 개인에게 의지하겠다고 답한 사람들이 훨씬 많았다.
한국 집 다음으로는 호주에서 만난 같은 처지의 워홀러들이나 유학생, 교민 친구에게 연락하겠다(21명)고 답했고, 교회나 교인들(9명), 워킹홀리데이서포팅센터(9명), 현지에 계시는 부모님 지인(9명)순으로 나타났다.
같이 사는 집 주인이나 현재 일하는 직장의 동료, 사장님께 연락하겠다는 응답도 있었고 ‘어려움이 있다면 스스로 해결하겠다’고 답한 워홀러들도 있었다.
▶ 입국 시 지참금 100-200만원= 대부분의 워홀 프로그램 참가자들은 호주로 들어올 때 101만원-200만원(31명)을 현금으로 갖고 들어오는 경우가 가장 많았고 100만원 미만이 25명, 201만원-300만원이 23명으로 그 뒤를 이었다.
301만원 이상 가지고 들어왔다는 응답자도 19명이었다.
전체 응답자 중 가장 적은 액수는 20만원, 가장 많은 액수는 2천만원이었다.
현금을 적게 가져온 경우는 만약을 대비해 신용카드를 들고 온 워홀러들도 있었다.
액수면에서 남성과 여성은 별로 큰 차이를 보이고 있진 않으나 여성의 경우 301만원 이상을 가져온 수가 약간 더 많았다.
▶ ‘영어 장벽’ 예상보다 심각= 한국에서 상상했던 호주 워홀 생활과 차이를 느끼는 가장 큰 이유는 ‘언어의 장벽(44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자유롭지 못한 영어 소통으로 좀 더 나은 일자리를 얻기 힘들고 생활이 단조롭다고 지적했다.
호주 사업체에서 일해보고 싶은 생각도 있지만 한국에서 생각했던 것보다 취업 시 영어에 대한 벽이 높다는 것이다.
다음으로는 ‘크게 다르지 않다.
비교적 만족한다’ 24명, ‘경제적으로 힘들다’ 19명, ‘호주에 대한 정보가 부족해 사회적 적응이 쉽지 않다’ 5명, 기타 의견이 8명이었다.
기타 의견으로 대부분의 남성들이 ‘심심하고 할 것이 별로 없는 나라’라고 말했고 여성들은 ‘동양인들이 너무 많다’ ‘사람들의 불친절’ ’낙서 등 도시가 지저분함’ ’선진국인 줄 알았더니 실망스럽다’ 등이었다.
호주에 대한 정보 수집의 경우 이미 워홀러 경험이 있는 친구나 선배들을 통해 혹은 카페, 웹사이트, 페이스북 등을 통해 사전 정보 채집 경로가 다각화됐다.
한국에서 이미 취업이나 숙식 정보를 어느 정도 얻고 온다는 것이다.
▶ 식사는 요리+외식= 워홀러의 식사 패턴을 살펴보면 집에서 요리해 먹는 것과 외식이 반반(37명), 집에서 대충 해먹는다(31명), 밖에서 대충 사먹는다(16명), 집에서 매번 반찬을 만들고 요리해 먹는다(12명), 밖에서 매번 사먹는다(1명) 순이었다.
남성의 경우 ‘집에서 대충 해먹는다’는 응답이 가장 많이 나온 반면, 여성은 ‘집에서 요리해 먹는 것과 외식이 반반’이라는 대답이 우세했다.
대부분 쉐어를 하고 있는 워홀러들의 경우 집에서 쌀이 무료 제공되기 때문에 계란후라이, 김, 감자볶음, 김치 등과 간단히 먹는다는 것이다.
교회에 다니는 경우 교인들이나 교회에서 반찬 등을 무료로 제공받고, 음식점에서 일하는 경우는 대부분의 식사를 그 곳에서 해결하고 있었다.
???▶ 워홀 목적은 ‘영어공부’= 워홀러들이 한국을 떠날 때 영어공부(45명), 외국 문화와 관습의 체험(16명), 호주 여행(21명)을 여전히 가장 큰 목표로 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비싼 생활비와 고환율로 호주생활이 팍팍해져 애초의 목표와 점점 멀어지는 것을 알 수 있다.
인터뷰 결과 영어에 대해서는 단계적인 학습 계획보다는 막연히 돈을 벌어 어학원을 다니거나 호주에 가면 외국인들과의 접촉에서 자연히 영어실력이 늘겠지 하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았다.
전체적으로 영어공부를 가장 주된 이유로 생각한다는 워홀러들은 총 응답자의 절반 가량됐다.
그러나 워홀러들은 밤늦도록 아르바이트를 하고 아침에 학원을 간다는 것이 육체적 피로와 더불어 시간으로나 마음으로 여유가 없다고 대답했다.
또한 ‘영어공부’ 다음으로는 남성은 ‘외국문화체험’이, 여성은 ‘호주 여행’이라고 응답한 사람이 두 번째로 많았다.
▶ 한국 지인에게 호주 워홀 “추천”= 이번 조사에서 워홀 프로그램을 ‘매우 만족’하는 워홀러들과 ‘불만족’스러워 하는 워홀러들을 모두 만나볼 수 있었다.
호주에 온 시기에 따라 만족도의 정도가 다를 수 있겠지만 한국에서 워홀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추천하겠다’고 답한 사람이 47명으로 가장 많았고 그 다음으로 ‘그저 그렇다’가 34명이었다.
‘적극 추천’(9명)과 ‘추천’의 경우, 워홀러들은 시급이 꽤 높은 곳에서 일하고 있었다.
또한 친구와 함께 살면서 언어나 식사문제 등에 서로 도움을 주며 비교적 안정적인 생활을 하고 있었다.
반대로 ‘불만족’의 경우는 영어 구사의 부족, 외로움, 경제적인 난관 등으로 호주 자체에 적응이 안된다고 답했다.
???▶ 월 생활비 500-600달러= 호주에서 렌트비를 제외한 워홀러들의 한 달 생활비는 보통 500-600달러로 남성의 경우는 교제비, 담배값 등으로 여성보다 더욱 높았다.
조사 대상자 중 가장 한 달 생활비를 적게 쓴 워홀러는 100달러, 많이 쓰는 경우는 2000달러로 워홀러 각자에 따라 생활비의 범주가 넓은 편이었다.
▶ 외국 친구 사귀기 힘들어= 워홀러들에게 외국인 친구를 사귀거나 상호 네트워크 할 수 있는 경로 중 가장 많은 것은 ‘근무지 동료나 거래처 직원으로 외국인을 만난다’(26명)으로 성별로 보면, 남성의 경우 근무지 동료, 거래처 직원(15명)으로 제일 많은 반면 여성은 쉐어메이트(14명)가 가장 많았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어학원 이외에는 외국인 친구를 만날 기회가 별로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 ‘쉐어’와 ‘낮은 시급’의 부당함= 워홀러들이 시드니 한인사회와 한인 사업체에서 겪었던 부당한 처우에 대해 가장 불만인 것은 쉐어에 대한 부분과 낮은 시급이었다.
쉐어의 경우 집주인(쉐어마스터)이 일방적으로 통보를 주고 나가라고 하거나 2주 예치금(deposit)을 이런 저런 핑계로 주지 않는 경우 집주인의 제대로 된 설명이 없어 다툼으로 번지는 사례가 종종 있었다.
워홀러들은 “집주인이 당신은 워홀러라서 이 곳의 임대법이나 쉐어 규칙을 잘 모른다며 이해시키려 하지 않고 무시하는 것 같아 속상했다”고 말했다.
시급에 대한 것은 낮은 책정도 문제였지만 체불, 돈을 못 받은 경우, 일방적으로 해고를 당했을 경우 경제적인 손해와 더불어 한인들에 대한 강한 불신감이 생긴다고 말했다.
어떤 워홀러는 한국에서 호주 워홀을 다녀온 선배에게 “한국 사람을 절대 믿지 말라”는 조언(?)을 들었다고 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워홀러들이 교민들에 대한 불쾌한 경험이 ‘없다’라고 응답해 이런 마찰들이 빈번히 일어나는 것은 아닌 것으로 보였다.
??이은형 기자 edit@hanho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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