롭 휘트필드 웨스트팩은행 사장이 과열된 통화팽창으로 인한 금융자산 버블로 지난 1994년과 같은 채권 도산(bond crash) 사태가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휘트필드 사장은 국제 투자자들이 고수익을 노리고 리스크가 큰 상품에 투자함에 따라 상당한 금융권에 거품이 끼어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 같은 위험 요소는 있지만 위험 인자들이 금융권에 이미 잘 알려져 있는데다 금융계와 재계가 비상사태에 대처할 만한 능력을 갖추고 있어 세계금융위기가 다시 오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11일 중국 천진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orld Economic Forum)에 참석한 휘트필드 사장은 중앙은행의 경기부양책으로 유동성이 커져 지난 1994년 채권 도산 사태 직전과 유사한 세계적인 금융투자 붐이 일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채권 사이의 금리차액인 신용스프레드(credit spread)의 폭이 좁아 많은 이들이 위험 자산 투자로 옮겨가고 있지만 정크본드(위험 채권)의 수익률은 최저를 기록하고 있어 자산 버블이 발생하고 있다. 미연방준비은행의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로 인한 복합적인 경제여파에도 불구하고 최근 미 주식시장은 연일 상종가를 치고 있다”며 버블 붕괴를 우려했다.
 
이어 “현재 상황은 지난 1994년 겪었던 금융 사태와 비슷한 상황으로 무르익어 가고 있다”고 경고했다.
 
지난 1994년 채권 붕괴 시, 미국 재무부 채권 수익률은 경기침체와 인플레이션 둔화로 주춤했다가 급격히 상승했다. 채권 수익과 물가는 반비례하게 움직였다.
 
미연방준비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리자 세계 채권 수익률은 상승했고 대출 이자가 상승했다. 이러한 현상이 지금 발생하면 전 세계 경제에 큰 손실을 야기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휘트필드 사장은 각 국의 중앙은행들은 금융권 정상화를 위한 도전에 직면해 있다며 현재 중앙은행들의 저금리 기조 유지가 위험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를 급격하게 상승시키는 것도 위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휘트필드 사장은 세계의 금융시장을 얼어붙게 만들었던 국제금융위기도 당시 금융규제와 은행들의 상황을 감안하면 충분히 피할 수 있었다고 강변했다. 
 
이어 “현재의 위기를 초래했던 실패는 더 이상 없을 것이며 금융권은 이제 심각한 충격에도 버틸 수 있을 만큼 견고해 졌다”고 덧붙였다.
 
한편, 호주중앙은행(RBA)의 글렌 스티븐스 총재는 과열되는 부동산 시장에 대해 계속해서 경고했다. 지난 주 스티븐스 총재는 이미 오를 대로 올라 있는 부동산 가격을 추가로 상승시켜 경기를 부양하는 것은 ‘지혜롭지 못한(unwise)’ 처사라고 밝혔다.
 
데이비드 곤스키 ANZ그룹 회장은 부동산 가격 정상화 시기가 다가올 것이라며 부동산 가격이 언제나 오를 것이라고 믿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라고 말했다.
 
서기운 기자 edit@hoju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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