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한국전쟁 발발 70주년이고  6.15 공동선언 20주년이다. 호주에서는 시드니올림픽 남북공동입장 20주년이 된다.
한호일보는 ‘한반도 평화 이슈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듣는 취지에서 전문가 연쇄 인터뷰를 기획했다. 송지영 교수(멜번 대학 한국학 교수), 동포 인권운동가 강병조 KCC(한국교육문화센터) 대표, 남북관계 전문가인 개성공단 김진향 이사장과  서면 인터뷰를 갖고 3회에 걸쳐 연재하고 있다.  – 편집자 주(註)

“종전선언, 평화협정 체결은 
한반도 평화구축의 상징적 첫 발걸음“

2018년 4.27 판문점선언과 9.19평양공동선언으로 형성된 남북 화해 모드가 작년 2월 북미정상 간의 ‘하노이 노딜’ 이후 경색 국면에 접어들었다. 북한은 지난 6월 남북연락사무소 폭파라는 화풀이까지 했다. 
한반도의 종전선언과 평화협정 체결은 한국이 나아가야 할 방향이 집약된 키워드라 할 수 있지만 급변하는 국제정세 속에서 한반도평화 실현은 다양한 이해관계가 맞물려 어려운 해결 과제로 남아있고, 현재 코로나 사태와 11월 미국 대선으로 남북관계는 예측조차 어렵다.
한반도 문제의 본질과 해외동포로서 할 수 있는 민간부문 역할에 대해 강병조 대표(KCC 호주 한인 교육문화센터)의 의견을 청취했다. 강 대표는 1989년 평양축전(제 13차 세계청년학생축전)에 호주 동포 대표단의 일원으로 참석했다. 이를 계기로 한반도 평화 구축 운동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2017년 줄리 비숍 외교장관의 시드니 강연 후 강병조 대표는 “한반도 평화를 위해 궁극적이고 공식적인 평화협정 체결이 필요하다”면서 이를 위한 호주 정부의 기여 방안에 대해 질문했다.

남북 관계 회복 걸림돌은 
세계 유일 ‘70년 군사적 긴장’의 일상화, 
강대국 이해도 맞물려

▶남북관계 회복과 한반도 평화증진으로 가는 길에 걸림돌이 되는 요인은 무엇인가요? 
“1953년 7월 27일 휴전협정 이후 67년동안 한반도에 지속된 군사적 긴장의 일상화입니다. 서울에서 불과 차로 1시간거리에 DMZ(군사분계선)이 있습니다. 시드니에서 고스포드 정도 거리입니다. 한국의 유명 연예인인 중 테프콘이라는 이름도 있습니다. 데프콘(DEFCON)은 미군 군사용어로 Defence Readiness Condition 의 약자로 남한은 6.25전쟁이후 휴전상태로 평상시에도 ‘데프콘 4단계’입니다. 세계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매우 비정상적인 상황입니다. 
한반도 분단과 군사적 긴장 유지가 자국의 이익에 부합된다는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등 주변국들의 정책, 냉혹한 국제 정세와 정치가 또 하나의 요인이 될 것입니다. 남북한만의 노력으로 남북관계 회복과 한반도 평화증진을 모색하기 어려운 점이 여기에 있습니다.”

▶일부에서는 남북문제와 한반도 평화에 대한 논의가 미국의 ‘비핵화 프레임’으로 인해 문제의 본질에 다가가지 못한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한반도 문제의 본질은 무엇인가요?
“한반도 문제의 본질은 국제정치 양상과 직접적인 군사적 대결 상태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극도의 군사적 긴장상태라는 것은 작은 불씨로 양측, ‘북한 vs 미국'이 서로를 군사적으로 공격할 수 있고 또 다시 한반도에서 한민족 전체가 몰살될 수 있는 국제전쟁이 발생할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1953년 정전협정문은 조선인민군 최고사령관, 국제연합군 총사령관, 중국인민지원군 사령관의 서명으로 체결되었습니다. 이런 이유로 한반도평화를 위한 종전선언을 위해 다자외교를 통한 해법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한국전쟁 종식, 한반도 평화구축을 위한 한국의 주체적 역할에 대한 의견 부탁드립니다.
“1953년 정전협정문에 한국 정부 대표의 서명은 없습니다. 6.25 전쟁이 발발하자 이승만 대통령이 국군작전권을 미국에 넘겨주었고 2020년 현재까지 한미연합사령관(주한미군 사령관)이 갖고 있습니다. 
한국전쟁이후 계속되어온 정전/휴전 상태를 종식한다는 대내외적인 의미에서 한반도 평화 구축을 위한 종전선언과 평화협정 체결은 매우 상식적 단계이며 상징적인 첫발걸음의 의미가 매우 큽니다. 
북한은 지난 수십년간 종전선언과 평화협정을 요구해오고 있으니 미국이 동의해주면 간단하게 처리될 문제입니다. 그러나 미국은 동의할 의도가 없고 현재 한국 정부는 미국을 이해시키기 위해  노력 중 인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최근에 개봉된 영화 “강철비2”에서 이러한 상황이 그려진다고 하니 시드니 상영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1989년 평양에서 열린 제 13차 세계청년학생축전에 해외 동포 대표들도 참석했다. 평양에서 호주 동포 강병조 대표와 권기범 변호사가 재미 교포 서혁교씨(왼쪽부터)와 기념 사진을 찍었다.

“호주 동포 자유롭게 북한 방문 가능” 
직접 현장 체험하도록 권유
“평화협정 체결 촉구 서명운동 참여와 권유도 작은 통일 운동”

▶ 국제사회 속에 퍼져있는 북한에 대한 왜곡된 정보와 부족한 이해에 대해 해외동포로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역할은 무엇입니까?
“초 강대국인 미국과 대결구조를 지난 70년간 유지해온 사회주의체제 북한을 이해하기란 이곳 호주에서 쉬운 일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또한 이곳 호주에서 북한을, 궁극적으로는 한인들을 무시하는 사고방식에 분개하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그러나 나부터 북한을 잘 모르니 대꾸해줄 말이 없는 것입니다. 
미국 정부는 몇 년 전부터 미국인 북한방문을 규제하고 있어서 재미 한인들도 방문을 못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러나 호주시민권을 가지고 있는 재호 한인들은 자유롭게 방문할 수 있으니 코로나 상황이 개선되면 주변을 너무 의식하지 말고 북한 방문을 통해 금강산, 묘향산도 관광하고 평양 대동강변 옥류관 냉면도 시식하며 직접  북한을 경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지난달부터 남한 170여개 종교시민단체들이 시작한 ‘한반도 종전선언과 평화협정체결을 위한 세계1억인 서명운동’을 주변 호주 친구들에게 설명, 소개하고 서명 받는 일도 당장 할 수 있는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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