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Shutterstock
사진: Shutterstock

한달 앞으로 다가온 보이스 국민투표 결과가 부모 세대에 정보를 전달할 이민 2세들의 브릿지 역할에 달려 있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호주 정부가 보이스 국민 투표와 관련 이민자들의 특수성을 반영하지 못하면서 정보 격차가 발생하고 있다는 취지이다.

호주 국영 ABC는 실제 인도 이민자 가정의 상황을 전했다.

심란지트 코어(Simranjeet Kaur)는 15년 전 가족과 함께 인도에서 호주로 이주했다. 그녀의 부모는 호주에 오기 전에 호주에 대해 전혀 몰랐으며 호주에 오고 나서야 호주에 대해 배우기 시작했다.

‘보이스’ 국민투표 실시가 발표되었을 때, 그녀의 부모는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자신들이 속한 지역 사회 및 다른 지역 사회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 지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다. 

시드니의 맥쿼리대학교 법대생이자 래디컬 센터 개혁 연구소에서 공동체 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코어는 자신의 부모가 읽을 수 있는 펀자브어로 된 자료가 많지 않다는 것을 알고 나서 ‘보이스’ 국민투표에 대하여 대화와 토론을 하기 시작했고 그들이 원주민을 위한 국민투표에 찬성하는 견해를 갖는데 도움을 주었다.

"이민자로서 우리는 이 땅의 원주인인 사람들에게 우선권을 주어야 합니다. 우리는 그들을 존중해야 합니다"라고 그녀의 아버지 자그타 싱(Jagtar Singh)은 말했다.

코어는 자신이 부모와 이러한 대화를 나눈 것에 대해 기쁘게 생각하지만, 지역 사회 교육의 부담이 자신과 같은 젊은이들에게 전가되는 것은 공정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특히, 영어가 제2외국어인 사람들이 대부분인 지역 공동체의 경우 이용 가능한 자료와 정보가 충분하지 않은 상황에서 교육을 책임지는 것은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인구 조사에 따르면 호주인의 절반 이상이 해외에서 태어났거나 부모 중 적어도 한 명이 해외 출생자이다. 

시드니 공과 대학(UTS)의 사회학 명예교수인 앤드류 자쿠보비츠 (Andrew Jakubowicz)에 따르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호주의 공공 정책은 이러한 다양성을 반영하지 않았다. 그는 정부의 정책이 주로 가정된 주류(assumed mainstream)에 초점을 맞춰 고안되는 경향이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면서 팬데믹의 경우가 이민자 및 다문화 공동체의 사람들이 정책 형성과 의사 소통에 거의 참여하지 못한 전형적인 예라고 지적한다. 그리고 이로 인해 발생한 정보 격차의 해소에 대한 책임이 지역 사회의 다른 구성원, 특히 호주에서 나고 자란 젊은 사람들에게 전가된다고 말한다.

이러한 정보 격차는 또한 잘못된 정보로 인한 혼란을 야기하기도 한다. 호주 중국인 공동체 위원회(Chinese Community Council of Australia)의 빅토리아 지부장인 지미 리(Jimmy Li)는 국민 투표에서 찬성 입장인 위원회가 지난 몇 주 동안 반발에 직면했으며, 그것은 국민 투표가 찬성으로 통과될 경우 원주민들에 대한 특별한 대우를 위해 세금이 올라갈 것이라는 잘못된 정보로 인한 것이었다고 말했다.

익명의 소셜 미디어에 의한 잘못된 정보에 의존하기 쉬운 지역 사람들에게 지미는 지역 사회의 문을 두드리며 그들과 직접 얼굴을 맞대고 대화하려 노력하고 있으며, 실제로 긍정적인 효과를 얻고 있다고 말했다.

'찬성' 캠페인을 지지하는 자쿠보비츠 교수는 '찬성' 진영과 '반대' 진영 모두 젊은이들이 가족 구성원들의 표를 좌우하는 데 얼마나 중요한지를 주목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들 중 많은 사람들이 이미 자신들의 부모나 조부모를 위해 통역을 한 경험이 있으며 이로 인해 그들은 신뢰할 수 있는 커뮤니케이터가 되었다고 말한다.

스티브 노우(Steve Khouw)의 경우 페어 오스트레일리아(Fair Australia) 공식적인 ‘반대’ 캠페인의 일환으로 시드니 주변에서의 포럼 진행을 돕고 있다.

그는 많은 이민자들에게 ‘보이스’ 문제 보다는 생활비, 모기지, 사업 운영과 같은 현실적인 문제들이 더 중요한 우선 순위라고 주장한다.

그의 이러한 ‘반대’ 캠페인은 그가 몇 년 동안 속해 있던 그룹인 중국인 호주 포럼(Chinese Australian Forum)과 갈등을 빚게 했으며, 이러한 갈등은 중국인 공동체들, 원로들, 심지어 자신의 가족 내에서도 분열을 일으켰다고 그는 말했다. 

그는 아무도 ‘보이스’ 국민 투표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말하지 않기 때문에 부끄럽다고 하면서, 그동안 호주의 다문화 공동체들이 ‘보이스’ 국민 투표에 대한 대화에서 무시되어 왔으며 따라서 공동체 포럼이 이러한 대화와 토론에 참여할 좋은 기회가 된다고 말했다.

‘김현산 기자 fineairsupply@gmail.com’

저작권자 © 한호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