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shuttersto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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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생 비자'가 영주권을 얻지 못하는 졸업생에게 잘못된 희망을 주고, 고등교육에 대한 호주의 평판을 위협하고 있다고 한 싱크탱크는 경고했다.

그라탄연구소(Grattan Institute)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많은 유학생이 졸업 후에 임시 비자로 호주에 체류하기를 원하지만 원하는 직업을 찾는 데는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보고서는 외국인 졸업생의 절반만이 정규직으로 취업하고, 대부분은 저숙련 직종에 종사하며, 연간 소득은 5만 3,300달러 미만이라고 밝혔다.

그라탄연구소의 브랜던 코츠(Brendan Coates) 경제 정책 프로그램 책임자는 "졸업생 비자 소비자의 절반 이상이 학사 이상의 자격이 필요 없는 직종에서 일하고 있다"며 "실제로 졸업생 비자 소지자의 소득은 워킹홀리데이 비자 소지자의 소득과 비슷하다"고 지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졸업생 비자 소지자의 비자가 만료될 때 영주권으로 전환하는 비율이 3분의 1도 되지 않는다. 2014년의 3분의 2에서 상당히 감소한 수치다.

외국인 졸업생 3명 중 1명은 호주 체류 기간을 연장하기 위해 호주로 다시 돌아와 더 저렴한 직업 교육 과정을 밟고 있다. 

그라탄연구소는 고용주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통해 고용주들이 임시 비자가 끝난 이후의 불확실성 탓에 외국인 졸업생 고용을 꺼리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코츠는 "이는 호주 유학 부문의 평판을 훼손하고, 이민 프로그램에 대한 대중의 신뢰를 약화시킨다"고 분석했다. 

그라탄연구소는 외국인 졸업생의 임시 체류 기간을 늘린 연방정부의 결정이 인구 압박과 주택 가격 상승을 가중시킨다고 주장했다. 

이 연구소의 모델링에 따르면, 2030년까지 호주 졸업생 비자 소지자는 현재의 거의 두 배인 37만 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코츠는 "더 많은 졸업생이 비자 림보에 갇혀 영주권 확보 가능성이 더 낮아질 것"이라며 "이는 호주에 수년을 투자한 졸업생에게도 불공평하다"고 말했다.

보고서는 졸업생 비자를 전면적으로 재검토하여 신속하게 방향을 전환할 것을 촉구하며 일련의 비자 정책을 권고했다.

먼저, 그라탄연구소는 졸업생 비자 기간을 줄이고, 인력 부족 지역에서 학위를 취득한 졸업생과 해당 지역에 거주하는 졸업생에게 제공되는 비자 연장은 폐지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대신에 연간 소득이 최소 7만 달러 이상인 졸업생에게만 비자 연장을 허용하기를 권장했다.

또한 그라탄연구소는 외국인 졸업생의 취업 경로를 개선하고, 고용주가 고임금 이민자를 더 쉽게 후원할 수 있도록 "직업군으로 스폰서십을 제한하는 구식 시스템'을 정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싱크탱크는 유망한 외국인 졸업생에게 영주권을 바로 취득할 수 있는 경로를 마련하는 비자를 신설하자는 방안도 정부에 제시했다.

코츠는 "우리는 많은 외국인 졸업생에게 호주에 영구적으로 체류할 수 있다는 잘못된 희망을 계속 주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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